DIY 인문학

일상에서 발견한 인문학의 세계 Ⅱ

일상에서 발견한 인문학의 세계일상에서 발견한 인문학의 세계
좋아하는 콘텐츠와 그 이유를 소개해주세요.

송은: 영화 <클로저>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어요. 이 작품에는 4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는데요. 각기 다른 이들의 모습에서 제 일부를 엿볼 수 있었어요. 연애 리얼리티인 <환승연애>도 딱 그런 느낌이라 더 몰입이 돼요. 생면부지의 8명을 뜯어보면 공감되는 요소가 하나쯤은 있어서 제 과거와 연애사를 돌아보게 되거든요. <유퀴즈 온 더 블록>도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나 한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요. 창작물을 통해 간접적인 체험과 깨달음을 얻는다는 점에서 책을 읽는 행위와 비슷하죠.

인문학이 현재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영욱: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업무 태도와 말할 때의 깊이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쳐요.

송은: 콘텐츠 에디터라는 직업 자체가 일과 삶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편이라 계속해서 외부에서 영감을 얻어요. 노출된 상황에서 콘텐츠 소재를 불현듯 포착할 수 있거든요. 덕분에 인문학 콘텐츠도 자주 만들죠.

인상깊었던 대목이나 문구가 있을까요?

송은: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게 영감의 원천이라 제 일상이 콘텐츠나 다름 없어요. 예를 들면 친구와 주고받는 대화나 유튜브와 웹툰의 베스트 댓글, 직장 동료와 나누는 수다 등 재밌게 느끼면 그때그때 캡처를 엄청 많이 해요. 말 그대로 '디지털 기록'을 남기는 거죠.

영욱: 사물이 어떻게 움직이고,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자주 관찰해요. 정밀하게 들여다보면 미세한 변화를 찾을 수 있고, 행동 패턴을 짐작할 수 있거든요. 피사체를 다룰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 만드는 MZ타겟 콘텐츠에 인문학적인 요소를 녹일 수 있을까요?

송은: 물론이죠. 좋은 문장은 두고두고 쓰여요. 팀원 중 한 명은 연애 심리를 다루는 글을 쓸 때면, 책에서 문장을 인용해요. 감정이나 상황을 적확하게 드러낼 수 있고,핵심 단어를 바꾸면 좋은 카피가 되거든요.

영욱: 저도 동의해요. 사람의 인식과 관점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에 인문학이 지금까지 통용되는 거죠. 무라카미 하루키가 다루는 고독과 상실감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잖아요. 인문학도 매스 타깃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소비되는 콘텐츠를 낱낱이 분석해 제가 만드는 콘텐츠에 반영하려 해요. 이유 없는 흥행은 없으니까요.

앞으로 인문학은 어떻게 대중에게 소비될 수 있을까요?

송은: 클래식이 확장성을 갖추려면 옛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현대적인 요소를 뒤섞어야 해요. 유튜브 플랫폼과의 결합이 좋은 예죠. 인문학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은 여전히 많아요. 어디에서 어떤 방식을 쓰느냐가 고민될 뿐이죠.

영욱: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MZ세대의 문해력이 떨어지는 건 사회의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생각해요. 접하는 게 달라 어쩔 수 없죠. 그런 점에서 시간이 갈수록 인문학을 소화할 수 없어, 점점 양극화로 치달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듭니다. 하지만 유튜브가 널리 퍼지며 대중에게는 오히려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유현준 교수, 조승연 작가, 안될과학 등에서 양질의 정보를 누구나 평등하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더는 지식과 정보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인문학의 저변이 확대되기에 지금이 최적의 시기인 듯해요. 새로운 플랫폼에 어떻게 잘 풀어서 녹일 것인지. 방법론적인 것들을 고민할 때가 아닐까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해주신다면?

영욱: 회사에서 열심히 배운 것을 바탕으로 개인 사업을 꾸리는 게 목표입니다. 주체적으로 늘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송은: 콘텐츠를 다루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아요. 독자들과 콘텐츠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죠. 감동을 주거나, 혹은 웃음을 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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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10-26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