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인문학

패션과 인문학의 경계를 허물다 Ⅰ

천영주는 패션 역시 고전에 속한다고 말한다

천영주 29세
헤리티지 플로스 매니저 겸 작가
TASTE
빈티지한 멋이 묻어나는 고전 복식과 허를 찌르는 문장

“영화 속 패션을 항상 눈 여겨봐요.
스크린에 담기는 색을 구성할 때 의상이 상당한 역할을 하거든요.
등장인물을 표현하는데 있어 그들이 입은 옷만큼
명확하고 확실한 요소가 없죠. 그 시대를 대변하기도 하고요.”

티지한 무드로 대중의 사랑을 받는 패션 브랜드에서 근무 중인 천영주. 동시에 얼핏 전혀 다르게 느낄 법한 창작의 영역에서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작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전혀 다른 두 개의 분야를 오가며 자신을 계속해서 표현하고, 더 많은 사람의 감정을 다독이고 싶다는 천영주. 꾸준히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전에서 발견한 패션


녕하세요,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헤리티지 플로스라는 한국 브랜드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천영주입니다. 그리고 영 앤드(0and)라는 독립출판사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직접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로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고객 응대, 매장 관리, 직원 관리 등이 주요 업무로 브랜드 전반에 관여하죠. 책을 출간한 기념으로 매장에서 2주 동안 전시를 진행했습니다. 그때 방문한 분들의 좋은 반응과 응원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어요.일터에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던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션과 연계할 수 있는 고전 작품이 있을까요?
프랑스 감독 에리크 로메르 감독의 작품들에서 패션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그 중에서도 <여름 이야기>와 <녹색 광선>을 좋아합니다. 파리의 90년대 패션을 감상할 수 있어요. 다양한 색감의 변주, 그리고 아이템들이 적절하게 맞아떨어지죠. 지금 봐도 프랑스 고유의 트렌디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날 영화나 작품을 보면 지금보다 더 세련된 느낌을 받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리크 로메르는 인터뷰에서 본인이 의상이나 소품을 직접 준비한다고 밝혔어요. 영화에서 등장인물의 의상이 왜 중요한지 계속 강조하죠. ‘영화는 현실적 토대를 가진다고 생각해 인공성이 느껴져서는 안 되며, 색들이 지나치게 조화롭거나 장식적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어요.

크린에 담기는 색의 구성을 결정하는데 의상이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죠. 심지어 <영국 여인과 공작>이라는 작품은 모든 것이 의상에서 출발한다고 말합니다. 의상을 바탕으로 무대장치의 색상을 결정했고, 이때 그 시대를 대변하는 색들을 골랐다고 해요.

패션은 향수를 불러온다

션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고전이라 부를 패션의 영역이 있을까요?
에리크 로메르의 작품은 90년대 파리에 담긴 그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죠. 요즘 우리나라의 패션 트렌드는 90년대와 20년대 초반의 패션인데요. 이처럼 인간은 과거를 끝없이 그리워하며 지나간 시절의 흔적을 영화, 음악, 음식 등으로 찾으려 한다고 믿어요. 그런 관점에서 패션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영역 중 하나죠. 지금 유행하는 패션이 언젠가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 확신하는 이유이죠.

“패션이 시대를 상징하듯, 미술 작품 역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요한 통로죠”

아하는 다른 장르도 소개해 주세요.
올해 인상깊었던 전시는 박수근의 <봄을 기다리는 나목>이예요. 50-60년대의 한국 사회, 여인들의 모습, 농촌 풍경, 겨울의 나무 그림들을 볼 수 있는데요. 한국전쟁 후에 궁핍하고 힘들었던 사람들의 풍경을 따뜻하게 담아낸 전시였어요. 미술 작품 역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요한 통로라고 다시금 느꼈습니다.

션이 시대를 상징하듯, 미술 작품 역시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주요한 통로라고 다시금 느꼈습니다.

[다음편에 계속]

  • 본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입니다.
  • 본 콘텐츠는 사전 동의 없이 상업적 무단복제와 수정, 캡처 후 배포 도용을 절대 금합니다.
작성일
2022-09-27

소셜 댓글

SNS 로그인후 댓글을 작성하시면 해당 SNS와 동시에 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