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클리셰가 된 클래식 음악
넷플릭스가 진출한 83개국 모두 1위를 차지한 최초의 작품, 바로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죠. K콘텐츠 전성시대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초록색 트레이닝 복, 추억의 놀이, 달고나 등 흥미로운 소재도 큰 강점이지만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살린 음악 구성에 대해서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중 게임 참가자들의 잠을 깨우는 모닝콜 음악을 기억하시나요? 살육이 난무하는 아침, 그러나 지나치게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옵니다. 대체 왜 이 음악을 활용한 걸까요, 등장인물의 내면세계와 감정, 전반적인 분위기에 몰입하게 돕는 영화 음악에 대해 자세히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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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친절한 금자씨>, <올드보이> 속 비발디 음악
오징어게임 뿐만 아니죠, 2004년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이 영화에서도 비발디의 존재감은 상당히 큰데요, 박찬욱 감독은 작품 속에 바로크 시대 클래식 음악을 즐겨 사용하기로 유명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잔인한 장면 ‘장도리 액션 씬’에서 사용된 음악이 바로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1악장’ 입니다. 주인공 오대수가 복수를 결심하고 자신을 감금한 철웅을 찾아가는 장면이죠. 가장 잔인한 장면에서 잔잔하게 흐르는 비발디의 선율이 이 장면에 더 몰입하게 합니다.
<올드보이> 뿐만 아니라 실제로 <친절한 금자씨> 속에서도 무려 5곡의 바로크 시대 비발디 음악으로 채워졌습니다. 왜 하필 비발디의 곡이었을까요? 감독이 표현하고자 한 메시지를 음악과 함께 확인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