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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미술관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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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행복을 그린 화가, 르누아르

오직 아름다운 것만 캔버스에 담는 화가

르누아르는 1841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집은 굉장히 가난했기 때문에 10대 초반부터 도자기 공방에 들어가 일을 해야 했다. 이후 공방을 나와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게 되는데, 이 무렵 훗날 인상파로 함께 활동하게 될 모네와 피사로, 바지유 등을 만난다. 이들은 함께 밖으로 나가 빛을 받으며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겨 ‘외광파’라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르누아르와 친구들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다른 인상파 화가들이 풍경을 많이 그린 반면 르누아르는 인물, 특히 여성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한편, 르누아르는 1870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 참전했다가 친구인 화가 바지유를 잃는 아픔을 겪는다. 전쟁이 끝난 후 전쟁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공포 속에서도 계속 그림을 그린 르누아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캔버스에는 밝은 빛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말했다. “그림이란 즐겁고 유쾌하며 예쁜 것이어야 한다. 가뜩이나 불쾌한 것이 많은 세상에 굳이 그림마저 아름답지 않은 것을 일부러 만들어낼 필요가 있을까.” 그는 자신이 겪은 아픔, 주변에 일어나는 고통을 캔버스에까지 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르누아르의 대표작 속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들

그림에 크게 관심 없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접했을 르누아르의 대표작 <물랑 드 라 갈레트>. 이 작품은 ‘물랑 드 라 갈레트’라는 카페의 야외 무도장에서 춤을 추거나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고 있다. 햇빛이 나무 사이로 파고들면서 사람들을 빛나게 해주는, 당시 사람들의 즐거운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이다. 이 작품은 1990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 일본 제지회사의 명예회장이 약 1,100억 원에 사들여 큰 화제가 됐다. 같은 해 그린 또 다른 작품 <그네> 속 주인공은 같은 동네에 살던 ‘잔’이라는 여성이었다. 화창한 여름날 그네를 타던 중 그녀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말을 걸고, 그네를 타던 그녀의 얼굴은 수줍게 붉어진다. 왼편에 서 있던 남자와 어린 아이가 이들을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는 모습도 관람 포인트다. 나무그늘 사이의 따스한 햇살과 부드러운 붓 터치로 표현한 젊은 남녀의 대화, 그것을 바라보는 인물들을 통해 편안하고 기분 좋은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이렇게 르누아르의 많은 작품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붓과 손을 끈으로 동여매고 그린 거장의 집념과 열정

1881년, 르누아르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르네상스의 거장 라파엘로의 그림과 폼페이 벽화에서 깊은 인상을 받는다. 이로 인해 그림 스타일에도 변화가 찾아오는데 인물, 특히 여성의 모습에 더욱 집중하게 되고 좀 더 고전적인 스타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그림에 행복을 담겠다는 마음은 변화가 없었으며, 50대에는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랐음에도 안주하지 않고 매일같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모든 것이 평탄할 것만 같았던 그에게 큰 시련이 찾아온다. 그를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류마티스 관절염. 뼈가 뒤틀리는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게 된 것이다. 50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 병은 계속 악화되어 60대에 접어들 무렵엔 수족마저 쓸 수 없었고, 결국 휠체어를 탈 수밖에 없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르누아르의 그림은 장밋빛이 더해갔지만 현실 속 고통은 점점 더 심해져만 갔던 것이다. 그럼에도 르누아르는 그림에 대한 집념만큼은 끝까지 버리지 않았고, 결국 붓과 손을 끈으로 동여매고 그림을 그렸다. 이러한 그의 열정은 많은 이들이 존경을 표할 정도였다고 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의 그림 어디에도 이러한 그의 아픔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림을 보는 순간 모두가 행복해지는 르누아르의 마법

르누아르의 대표 후기작인 <피아노를 연주하는 소녀들>. 그림 속 소녀들의 모습에는 여전히 일상의 행복이 담겨있다. 그에게 그림은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삶의 모든 것이나 다름 없었다. 르누아르가 왜 그렇게 행복과 아름다움을 그렸는지 짐작할 수 있는 일화가 있는데, 어느 날 르누아르를 찾아온 한 친구가 그를 바라보며 왜 이렇게까지 힘들게 그림을 그리는지 물었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고통은 지나가지만 아름다움은 영원하다네.”였다. 이는 르누아르가 평생 그림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말이기도 하다. 르누아르의 작품은 언제나 보는 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기분까지 즐겁게 만든다. “그림이란 사랑스럽고, 즐겁고, 예쁘고도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는 그의 진심이 담긴 그림들은 지금도 우리의 마음을 깊이 위로해준다. 이것이 그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사랑받는 진짜 이유가 아닐까.

정우철

정우철

EBS 클래스 e 도슨트 정우철의 미술극장
<알폰스 무하>, <툴루즈 로트렉>, <앙리 마티스> 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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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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