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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페라의 역사를 바꾼 동갑내기 베르디(Verdi), 바그너(Wagner)
프랑스의 황제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하고, 지금 독일 지역에 있던 제후국들을 ‘라인 연방’으로 묶어 다스렸는데요. 나폴레옹이 몰락하면서 다시 여러 국가로 쪼개지게 됩니다. 이후 이탈리아와 독일 사람들이 통일 운동을 전개하면서 ‘민족’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죠.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의 민족으로 묶기 위해선 음식, 문자, 문화 등 공통점이 필요했는데요. 이때 베르디와 바그너의 음악이 이탈리아와 독일 사람들을 한 민족으로 묶어주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 두 사람은 아주 절묘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1813년생으로 동갑내기에다가 결혼도 같은 해에 했고, 같은 해에 처음으로 성공을 거뒀죠. 물론 이들은 공통점보단 차이점이 더 많습니다. 베르디는 남 앞에 자신을 드러내길 꺼렸던 내성적이고 소탈한 성격이었던 것에 반해 바그너는 지나칠 정도로 우월감에 사로잡힌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늘 사람들을 압도하고 싶어 했고,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언제나 맞설 준비가 돼있었죠.
이러한 성격은 두 사람의 작품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베르디는 작품에 사람들이 원하는 열정과 위로를 담았기 때문에 이탈리아 전체의 국민적인 사랑을 받습니다. 반면 바그너는 자신의 작품에 사상과 철학, 정치적 이상을 담았죠. 당시 독일인들은 진지하고 지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즐겼기 때문에 ‘사회적인 의식’이나 ‘종합예술’과 같은 개념을 음악에 끌어들인 바그너의 음악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2. 오페라의 왕 바그너, <탄호이저 Tannhäuser>
1845년 바그너가 발표한 <탄호이저>는 그의 초기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탄호이저는 실존했던 중세 독일의 음유 시인인데요. 따로 원작 없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극작부터 작곡까지 이 모든 걸 혼자 해내며 바그너의 오리지널 스토리를 만들어냈죠. 대략 줄거리를 요약하면 탄호이저는 베누스의 성에서 육체적 쾌락을 탐닉하다 정신을 차리고 교황을 찾아가 속죄해달라고 용서를 구합니다. 하지만 그를 구원한 건 교황이 아닌, 순수한 여인 엘리자베스의 희생이었죠. 특히 앞서 감상한 <탄호이저>의 서곡은 순례자들의 합창으로 아주 차분하게 시작했다가 쾌락으로 가득한 베누스 성의 세계를 점점 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이 서곡만으로도 전체 줄거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합니다.
<탄호이저>의 음악 구성은 기존의 오페라 형식과는 달랐는데요. 노래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던 번호 형식을 버리고 오페라 전체에 음악이 끊어지지 않도록 이어지게 작곡하는 ‘무한선율(unendiche Melodie)’을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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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