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클래식

오페라는 오페라다

안녕하세요~ 클래식 읽어주는 지휘자, 여자경입니다.

여러분은 오페라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오페라 글라스를 든 귀족들과
휘황찬란한 오페라 극장- 또는 지루하고 고고한 부유층들만의
취미 생활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죠.

그런데 애초에 오페라는 위세 높은 한 유럽 왕가의 결혼식을 위해 최초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치와 호화로움이 오페라의 본질이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19세기, 오페라는 단순히 음악의 한 장르가 아니라
일종의 사회현상이 될 정도로 황금시대를 맞이하는데요.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은 알고 싶은,
주말 드라마보다 더 매혹적인 오페라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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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름다운 노래, 벨칸토 Bel canto-조아키노 로시니 Gioacchino Rossini
<세비야의 이발사 Il Barbiere di Siviglia/ 방금 들린 그 목소리 Una voce poco fa >

19세기 오페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관객을 최대한 많이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극장들이 생겨났는데요. 공간의 규모에 맞춰 소리를 키우기 위해 오케스트라의 규모도 커졌죠. 그런데 이 상황에서 터진 뜻밖의 문제가 바로 ‘성악가의 목소리 Bel canto’였습니다. 마이크 없이 극장을 채우기 위해선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에 묻히지 않는 새로운 발성법이 필요했던 거죠.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발전한 특유의 창법이 ‘벨칸토’인데요. 이탈리아어로 벨칸토는 ‘벨(아름다운)', ’칸토(노래)’라는 뜻으로 17세기에는 ‘선율을 중시하는 단순하고 서정적인 창법’을 뜻했지만, 19세기에 오면서 ‘성악가의 역량을 과시하는 기교적인 가창’을 뜻하는 말로 의미가 달라집니다.

칸토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로는 로시니(Rossini), 도니체티(Donizetti), 벨리니(Bellini)가 있는데요. 그 중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Rossini)는 겨우 스물네 살에 온 유럽 극장에 ‘로시니 광풍’이 일어나게 만든 스타 작곡가였습니다. 특히 그의 작품 <세비야의 이발사>는 큰 인기를 누렸는데요.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희극 오페라로 당당히 1순위에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페라입니다.

년 전에 TV 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콜로라투라 (coloratura)의 기량을 뽐내며 이 노래를 불러서 더 많이 알려진 아리아지요. 가난한 학생 린도르로 가장한 알마비바 백작과 사랑에 빠진 로지나가 오페라의 1막2장에서 부르는 이 아리아는 첫사랑의 설렘과 더불어 서정성, 기교, 풍부한 성량까지 모두 담아내야 하는 노래인데요. 소프라노 중에서도 최고 음역대인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의 대표적인 곡이자 벨칸토 창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가에타노 도니체티 Gaetano Donizetti/ 사랑의 묘약 L'elisir d'amore
<남몰래 흐르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

시니와 거의 같은 시기에 활동했던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체티 (Gaetano Donizetti)는 로시니보다 작곡 활동을 오래해 작품 수는 많지만 막상 좋은 작품은 몇 안 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그는 곡을 엄청 빨리 쓴 걸로 유명합니다. 제일 유명한 작품인 <사랑의 묘약 L'elisir d'amore>도 단 보름 만에 썼다고 하죠. 아무래도 벨칸토 오페라가 큰 돈을 벌던 시대라 빨리 쓰면 빨리 쓸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프의 조용한 분산화음이 시작되고, 낮은 바순의 처량한 멜로디가 ‘아, 어디선가 들어본 선율인가’ 싶더니 이윽고 오페라의 주인공 <네모리노 Nemorino>가 짝사랑에 절절대는 아픈 마음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멜로디는 슬프게 들리기에 네모리노가 실연을 당한 건가 싶지만, 가사를 해석해보면 사랑하는 상대 아디나(Adina)의 한숨을 듣고 사랑임을 알아서 더없이 기쁘다는 내용입니다. 쓸쓸한 바순 노래로 곡이 끝나지만 희망적인 내용을 품은 아리아로 해석되어야겠죠.

영상으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여자경
글 / 여자경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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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1-30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