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를 타겟팅 하는 마케팅 에이전시 '대학내일'의 백송은과 조영욱.
트렌드 최전선에서 본인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로 소통하는 두 사람은, 더욱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고전 작품을
들춰보며, 언젠가 클래식의 영역에 들어갈 새로운 콘텐츠 장르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어려운 주제도 쉽고 말랑말랑하게
풀어내는 이들은, 앞으로 인문학이 어떤 방식으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할까?
영욱: 대학내일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제작하는 영상 PD 조영욱입니다.
송은: 같은 회사 미디어센터에서 자사 미디어와 SNS를 운영하는 백송은 에디터입니다.
영욱: 영화를 좋아해 감독이 꿈이었습니다. 그러다 짧은 콘텐츠 제작을 선호하는 제 취향을 따라 다양한 일과 클라이언트를 접하는 에이전시에서 영상 PD의 길을 걷게 됐죠.
송은: 재밌고 웃긴 콘텐츠를 달고 살았어요. 재밌는 건 주변에 공유해 한참이고 대화를 나눴죠. 그렇다 보니 에디터로 일한다면, 좋아하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며 즐길 수 있겠더라고요.
영욱: 시장을 폭넓게 이해하면서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지금은 제작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생각과 고민을 고려하죠.
송은: 맞아요. 저도 처음엔 에디터의 관점에 갇혀 있었어요. 그런데 마케터와 꾸준히 일하면서 점점 그들의 관점에서 콘텐츠의 이면, 그러니까 제작물의 반응과 그에 따른 마케팅 수치까지 살피게 됐습니다.
송은: 대학생을 위한 공감형&유머형 콘텐츠와 장문 콘텐츠를 만들어요. 작년부터 MBTI를 주제로 콘텐츠를 많이 만들다가 MBTI연구소에 박사님을 직접 뵈러 간 적도 있죠. 그런데 박사님 이메일 계정이 'MBTI@MBTI'여서 '뼛속까지 MBTI 인이구나…'라며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욱: 저는 뮤지션의 라이브 콘텐츠를 만들어요. 뮤지션을 선정해 미공개 곡을 처음 무대로 올리죠. 섭외부터 아트웍 결정, 영상 송출까지, 어떻게 하면 뮤지션이 만족할지 고민이 커요.
영욱: 옛날부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영화를 많이 봤어요. 보면 볼수록 영화는 종합예술이더라고요. 문학, 조명, 미술, 장비, 기술 등 모든 요소가 사각의 스크린에 조화롭게 담기니까요. 이런 점에서 영화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생각해요.
송은: 평소에도 요즘 뭐가, 왜 유행하는지 자주 들여다봐요.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 거죠. 주변의 삶을 이해하면서 트렌드나 시의성 있는 문학,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접해요. 최근 본 <작은 아씨들>도 고전이 원작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어요.
영욱: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과 그의 대표작 <펄프 픽션>을 손꼽아요. 선형적 흐름으로 일관했던 기존의 영화 문법을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성과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대중과 평단에 충분히 어필한 작품이죠. 그만큼 설득력이 대단하고 파괴력도 큽니다. 실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필모그래피를 보며 큰 용기를 얻었어요. 엘리트 영화인 코스를 밟은 건 아니지만 콘텐츠를 많이 접하고 연구해, 결국 본인 고유의 방법으로 풀어낸 서사에 감동했죠.
송은: 이동건 웹툰 작가를 좋아해요. 정리되지 못한 감정이나 기분을 그림과 대사로 잘 표현해 깊은 공감을 끌어내죠.
보편적인 감정을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웹툰도 언젠가 인문학 장르가 되리라 믿어요.
박해영 각본가가 빚은 주인공들의 찌질한 감성도 제 취향인데요. 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면 주인공이 예쁘고 완벽해야 한다는 클리셰를 탈피해 하나의 장르를 개척했어요. 고전 작품이 혜성처럼 등장했던 것처럼, 기존의 질서를 전복시키면서 발전하는 양상이 눈에 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