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인문학’의 첫 아티스트로 초대되었는데요, 옥상달빛에게 인문학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인문학에 대해서 따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사람에 대한 학문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도 인문학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특히 가사를 쓸 때를 생각해보면, 평소 생활하면서 주변 친구들이나 제가 겪은 일에서 영감을 많이 얻는 편이에요. 일기를 자주 쓰는데, 그 일기의 대부분이 어떤 삶 한 명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쓴 글일 때도 있어요. 그러다 보면, 그 사람 입장이 되어 보기도 하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고 느끼는 것들을 이야기해주는, 그런 음악 하는 사람으로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언제 어떻게 느끼나요?
사실 음악 시장이 제일 빠른 것 같아요. 좋게 해석하자면, 그만큼 음악에 관심이 많아서 새로운 무언가를 원하는 거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활동을 안 하고 있다면 잊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지금도 고민이 많이 돼요. ‘변화하는 빠르게 맞춰서 가야 되나?’ 아니면 ‘우리 페이스대로 가야 되나?’
저희야 관심이 별로 없지만 떠들썩한 비트코인 이야기를 듣거나, 4차 산업혁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볼 때, 나만 정체되어 있고 사람들은 다 준비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실제로 작년에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 ‘나는 어떻게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음악이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었죠. 쓸데없는 얘기인 것 같았어요.
그냥 자기 할 거 잘하면 되더라고요.
직접적으로 위로의 말없이 잔잔하게 스며드는 옥상달빛의 노래들. 특히, 많은 분들에게 따뜻한 힐링을 선사한 ‘히어로’ 곡 작업할 때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히어로는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영화 <어벤저스>에 나오는 히어로가 아닌, 사실은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히어로구나.’ 하는 생각. 모든 사람이 자기가 맡은 바 본분을 잘 하면, 그게 세상이 돌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런 가사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세진이의 곡이라서 저는 노래만 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어떤 마음으로 노래를 불렀어?
따뜻하게…… (웃음)
히어로(hero)
너는 모르지 얼마나 멋진 사람이란 걸
나만 아는지 세상이 널 아직 모른대도
말없이 그냥 웃고만 있는지
그렇게 넌 따뜻한 넌 영원히 넌 나만의 히어로
- 옥상달빛 2집 -
행복한 에너지를 느끼고 싶을 때 하는 것이 있나요?
행복해지려고 애를 써본 적은 사실 없어요, 사실 그 순간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냥 저녁에 집에 가서, 새벽에 둘이 밥 먹으면서 얘기하는 것도 행복한 순간이에요. 그리고 요즘에는 아침에 조카랑 영상통화하는 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죠.
저 같은 경우는 ‘행복해지려고 한다’는 말 자체가 약간 어폐가 있는 것 같아요. 지나고 보면 행복했던 때도 있고, 그때는 괴로웠을 수도 있는데 지나고 보면 아닐 때도 있어요. 또, 당시에는 괜찮은 것 같다고 느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사실은 도태되고 있었던 걸 수도 있고.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 정확히 아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그때그때 감사하고 즐겁게 살자!’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