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어때

동네 시모키타자와의 여백 보너스트랙

시모키타자와에서 발견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

“도시의 미래는 소수의 화려함이 아닌, 다수의 일상에 있다.”

본 도쿄에는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젊은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모이는 ‘힙스터의 성지’로 유명하지만, 이 동네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의 골목길과 생활동선이 그대로 보존되어 도시적 차원에서도 보존가치가 높은 동네입니다. 이런 시모키타자와는 최근 몇 년간 새로운 변화를 겪었습니다.

시모키타자와를 지나는 철도 ‘오다큐선’을 지화화한 1.7km 구간에 개발한
시모키타 선로 거리, 그리고 ‘보너스 트랙’. ⓒ정보근

로 오다큐 그룹이 주도한 시모키타 선로 거리 프로젝트와 그에 속한 단지, ‘보너스 트랙’의 개발입니다! 시모키타자와를 관통하던 철도 ‘오다큐선’은 정비사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여태껏 지상철로 유지되어 오다 대대적인 지하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로 인해 길이 약 1.7km, 면적 약 2만 7,000㎡에 달하는 구간 부지에 산책로와 공원, 카페, 레스토랑, 상점 등이 다양한 단지로 구획되어 들어섰죠.

중에서도 ‘보너스 트랙 (Bonus Track)’이라 이름 붙은 특별한 단지가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소상공인을 응원하고자 연립주택과 소규모 상점이 결합한 곳이죠. 매장 주인이 1층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며 위층에 거주하는 2층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층과 맞닿은 거리에는 약 12곳의 음식점, 잡화점, 갤러리 등 이 길의 풍경을 생기 있게 만들죠.

고층/고밀도 개발이 아닌 저층형 마을을 만들어 동네의 일상을 지켰습니다. ⓒ정보근

제껏 도시 개발은 흔히 대규모 고층 건물과 대형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고밀도 개발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다양하게 불러일으키지만, 한편으로 소수의 화려함을 창출하는 대신 다수의 일상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죠. 이에 비춰볼 때, ‘보너스 트랙’은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의 삶을 중심에 두어 동네의 일상을 보존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보너스 트랙’의 거리에서 마주치는 풍경. ⓒ정보근

주민과 동네를 위한 든든한 지원자

“부동산개발의 고정관념을 깨는 순간, 창조된 동네의 미래”

보너스 트랙’ 개발을 두고서 ‘지원형 개발’이라는 새로운 명칭이 붙었습니다. 마을의 주인이 주민들과 그곳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사람들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이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을 만드는 개발 방식을 뜻하죠.

발이 이루어지면 임대료나 지가가 상승하고, 그곳에서 살던 주민들은 비싼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떠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오다큐 그룹은 ‘보너스 트랙’을 설계하기 전, 입주 희망자들에게 지불가능한 임대료를 물었고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를 역산해 투자금액을 설정했습니다. 독특하지만 다소 낭만적인 발상을 실현한 것이죠!

렇게 소규모 상점들은 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었고, 시모키타자와는 ‘골목길 사이 우연한 마주침’이라는 경험적 특징과 독특한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죠.

제로 ‘보너스 트랙’ 내 점포 임대료는 도쿄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입니다. 가게 위 2층을 활용해 주택 임대료로 추가 이익을 얻을 수도 있죠.

ⓒ정보근

동산개발 프로젝트 진행의 흔한 목적이 되는 ‘수익 극대화’에서 벗어나, 오다큐 그룹은 상생을 목표로 하는 든든한 지원자로서 동네의 새로운 미래를 창조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인가를 바꾸고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동네와 도시의 독특한 가치를 보존하도록 지원하는 것이죠.

제로 저층형 마을 만들기 부동산 개발인 시모키타 선로 개발 이후, 시모키타자와 역의 승하차 인원은 16만 명이나 증가하며 오다큐선 철도를 운영하는 오다큐 그룹의 수익도 증가했습니다.

밀도 개발이라는 종래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부동산개발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음을 모두가 알게 된 순간이었죠.

부동산 개발의 틀을 깨며 탄생한 ‘보너스 트랙’.
이제 선로 거리를 방문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모인다. ⓒ정보근

도시의 여백에 일상이 채워지다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에 어울리는 독특하고도 상냥한 개발”

층 빌딩이 아닌 저층 마을을 설계하여 만든 가게들과 주택들. 그 덕분에 건물 사이사이엔 여백이 많습니다. 이러한 여백들은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이 아닌, 사람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작동하죠.

ⓒ정보근
ⓒ정보근
단순히 비어 있는 것이 아닌 소통과 교류가 이루어지는 공간
- 비워진 도시의 여백들. ⓒ정보근

시의 여백은 독특한 매력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요?

심 속 여백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마주침, 다양성과 창의성을 경험할 수 있는 휴식과 여유를 선사하죠. 그리고 ‘보너스 트랙’의 건축물과 길 사이사이 존재하는 여백은 만남과 소통을 격려합니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과 저층 건물이 어우러져 마을의 정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죠.

시의 일상성을 보존하고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해 지속가능성을 발견한 독특하고도 상냥한 개발 – 시모키타 선로 거리와 ‘보너스 트랙’이었습니다

ⓒ정보근
정보근
글 / 정보근

정림건축에서 건축설계와 공간기획·컨설팅을 맡고 있습니다.
다양해지고 있는 공간, 그리고 입체적인 경험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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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11-30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