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연대기

한 도시를 낚은 사기꾼, 빌헬름 포크트

안녕하세요, 변호사 손수호입니다.
보이스피싱, 즉 전기통신금융 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약 1조 7천억에 이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인이나 기업 및 기관을 사칭하는 방법을 통해 범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칭하는 사기 범죄는 역사 속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한 도시를 모두 낚은 사기꾼 빌런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빌헬름 포크트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빌런, 빌헬름 포크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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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시작 크트는 프로이센의 틸지트 지역(현재는 러시아 지역) 출신입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구두 수선 기술을 배웠지만, 어린 시절부터 절도와 문서 위조 등의 범죄를 저지르면서 감옥을 들락거리게 됩니다. 41살 때는 대담하게 법원의 금고를 털다가 붙잡혀 무려 15년 형을 선고받는데요. 1906년에 출옥한 후로는 마음을 다잡고 아버지에게 배운 구두 수선 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포크트의 전과가 밝혀지면서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베를린에서도 추방을 당하게 됩니다. 먹고 살 방법이 막막했던 포크트는 감옥에 있을 때 구상했던 범죄를 저지르기로 결심합니다. 우선 시내의 헌 옷 가게들을 돌면서 군모와 바지, 군화 등 군인 의상을 하나씩 수집했는데요. 이를 통해 포크트는 완벽한 대위 복장을 갖추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그날, 포크트는 대위 복장을 한 채 근무가 끝나고 복귀 중인 군인 10여 명에게 접근합니다. 다짜고짜 자신을 따라오라고 명령한 후, 베를린 인근의 쾨페니크 시청으로 이동합니다. 시청 입구를 지키고 있던 경비원과 직원들은 군인들과 함께 돌진하는 포크트에 완전히 압도되었는데요. 결국 포크트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시장 집무실 안까지 들어가 시청을 장악합니다.

포크트의 사기극 후 포크트는 집무실에 있던 쾨페니크 시장을 몰아세우며 공금 횡령 혐의로 체포하겠다고 호통을 치는데요. 당황한 시장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포크트는 곧바로 회계 담당자를 부릅니다. 그리고 공금 횡령 사건으로 인해 시 금고에 있는 현금을 압수해야 하니 모든 현금을 가져오라고 명령합니다. 시장이 체포되는 상황을 보게 된 회계 담당자는 일말의 의심도 없이 금고에 있던 4천 마르크를 모두 가져오는데요. 포크트는 태연하게 금액을 확인하고 영수증에 서명한 뒤 모두 압수합니다.

로소 목적을 이룬 포크트는 군인들에게 시장 부부와 회계 담당자를 시청 밖으로 이송해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그리고 시장 집무실에 혼자 남겨진 포크트는 현금을 챙긴 뒤에 옷을 갈아입고 사라져 버리죠. 시장 부부와 회계 담당자를 감시하던 군인들은 몇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뭔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이 모든 것이 포크트의 사기극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군인이라는 직업을 사칭해서 범죄를 저지른 포크트. 그의 사건을 오늘날 국내법으로 살펴보면 어떨까요?

영상으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손수호
글 / 손수호

변호사

이력
- 법무법인 지혁 대표 변호사
- 지산 기업법 연구소 소장
- 도서 <사람이 싫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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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8-28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