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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현실 같은 영화 우민호 감독의 작품 내부자들은 현실보다도 현실을 더 잘 반영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무서운, 그런 영화입니다. 조폭 안상구는 이강희라고 하는 인물의 수하였어요. 그래서 그가 시키는 대로 일을 잘 처리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팽을 당하게 됩니다. 그에 대한 보복의 의미로 비자금 자료를 빼돌리게 되는데요. 그리고 빼돌린 비자금 자료를 바탕으로 이강희와 이강희를 중심으로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 방을 먹이려고 하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내부자들 3인방에 대해서 설명해 드려야 합니다.
내부자 3인방 중 첫 번째 인물. 바로 유력한 대선주자, 여당의 대권 후보라고 할 수 있는 장필우입니다. 그리고 그의 뒤를 받쳐주는 인물이 나오는데요. 그게 아까 말씀드린 유력 신문의 논설주간인 이강희라는 인물입니다. 이 이강희라는 인물은 왜 신문사가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신문사와 같은 언론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갖고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마치 지배하는 것 같은 미래그룹의 오 회장이 있습니다. 대권 후보는 전면에 나선 사람이고, 그 뒤에서 그를 지원해 주는 것은 언론사의 논설주간, 그리고 그 모두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재벌이라는 구도가 완성됩니다. 3명의 내부자가 너무나도 강력한 느낌을 주는 거죠.
니콜로 마키아벨리 소름 끼치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강희의 대사입니다. ”대선을 앞둔 지금의 상황에서 조폭 안상구가 폭로를 하는 것은 알 수 없는 조직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얘기합니다. 여기서 이 이강희는 알 수 없는 조직이라고 하는 단체를 갑작스럽게 등장시켜서 기자들과 언론의 관심을 분산시키죠. 정말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는데요. 그리고 여기서 이강희가 ‘볼 수 있다‘ 가 아닌 ‘매우 보여진다‘로 세 마디를 변경하자고 말합니다.
여기서, ‘매우 보여진다’는 이중 피동으로 비문인데요. 피동문을 만들 때 ‘보다’가 ‘보이다’가 되면 피동이 되는데, 여기서 또 -어지다를 붙인 겁니다. 신문사의 논설위원인 이강희가 이런 실수를 한다? 이건 일부러 그런 거죠. 즉, 자신의 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면 설령 이게 문법을 어긴 비문이라고 할지라도 사용할 수 있다. 이강희는 그런 인물입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 제가 떠올리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니콜로 마키아벨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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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평론가
- 영화 칼럼니스트
- <철학 시사회>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