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철학관

쇼펜하우어와 『 그래비티』

두 명의 우주 비행사가 우주에서 유영을 하고 있습니다.

라이언 스톤 박사와 맷 코왈스키죠. 두 사람은 우주에서 작업을
하면서 대화를 나눕니다. 라이언에게 맷은 “이 우주에 나와서 가장 좋은 게 뭐지?”라고 묻죠.
그러자 라이언은 이렇게 답해요. 조용한 게 가장 좋다고.

라이언 스톤 박사는 그 많은 것들 중에서 왜 하필 우주의 장점을 조용한 거라고 얘기를 했을까요?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작품은 바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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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의 공간 우주 래비티는 우주 영화로서 아카데미 7관왕을 한 영화예요. 그래비티에서 제가 앞부분에 라이언 박사와 맷 코왈스키 두 사람의 대화를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라이언 스톤 박사가 우주에 나오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유가 뭐냐면 사실 라이언 스톤 박사는 지구에서 딸을 잃어버렸어요. 딸의 죽음 이후로 라이언 스톤 박사가 선택했던 것은 세상과 단절되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운전을 했대요. 차 안에 있으면 외부랑 단절된 공간이 되죠. 그리고 거기서 음악을 들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사람 말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 음악만 나오는 라디오 채널을 틀고 달리는 겁니다. 그만큼 세상의 소리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거죠. 그 적막 중에 적막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우주였어요. 그래서 라이언 스톤 박사에게 우주는 꽤 낭만적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용한 그러면서 모든 것을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장소였습니다.

지구로 돌아오기 위한 여정 렇게 우주로 떠난 라이언 스톤 박사와 맷 코왈스키.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고, 이제 지구로 돌아오는 여정만 남았는데요. 그런데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진 않습니다. 바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파괴된 인공위성이라든지 우주에 버려놓은 여러 가지 파편이 궤도를 돌다가 라이언 스톤 박사와 맷 코왈스키가 타고 있는 우주선에 직격하는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그때부터 이제 이 영화는 재난 영화로 바뀌게 되는데요. 거기서 라이언 스톤 박사는 살기 위해 맷 코왈스키와 연결된 줄을 끊어내기도 하고 온갖 위험을 거쳐서 이 지구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자 이게 그래비티라는 영화의 전반부 내용인데요. 이 영화를 소개할 때 제가 항상 함께 예를 드는 철학자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입니다.

펜하우어가 이야기 한 ‘체념’의 철학과 맷 코왈스키가 말한 “놓아주는 법을 배워야 할 거야”라는 부분이 묘하게 겹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체념은 ‘다음’이 없습니다. 즉, 체념 그 자체가 그 상태의 완전한 종결을 의미하죠. 하지만 맷이 말하는 놓아줌은 집착을 놓으라는 얘기이기도 하고 그 놓아주는 행위 자체에 의지가 반영된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이것을 놓음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맷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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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글 / 라이너

- 영화 평론가
- 영화 칼럼니스트
- <철학 시사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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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8-01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