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동물사

194명의 목숨을 구한 통신병, 셰르 아미

국 워싱턴에 있는 스미소니언 박물관은 미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데요. 무려 19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룡화석부터 우주 왕복선까지 다양한 전시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한마리 비둘기가 박제 되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오른쪽 다리 없이 한쪽 다리로만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당당하게 한 자리를 자치하고 있는, 이 외다리 비둘기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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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틀시 소령 부대의 위기 1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2달 전, 미국의 찰스 위틀시(Charles Whittlesey) 소령은 77 보병사단을 이끌고 프랑스 북동부 아르곤 숲에서 독일군과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위틀시 소령과 554명의 군인은 용감하게 적군을 향해 돌진을 했는데요. 독일군 진영에 너무 깊이 들어가는 바람에 적에게 둘러싸이고 맙니다. 독일군이 통신망을 망가트린 탓에, 위틀시 소령 부대가 독일군 한가운데에 있는 것을 몰랐던 연합군은 독일군 진영에 대대적인 폭격을 가했는데요. 아군의 폭격으로 인해 하루 만에 부대원의 4분의 1이 사망했고, 그나마 살아남은 군인들도 식량이 떨어져 전멸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위틀시 소령 부대는 자신들의 상황을 아군에 알리기 위해, 용맹한 군인들을 뽑아 몰래 밖으로 내보냈는데요. 이들 모두 독일군에게 발각되어 총에 맞아 죽거나 포로가 되고 말았죠.

작고 소중한 통신병 지만 위틀시 소령 부대에게는 아직 희망이 남아 있었는데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작고 소중한 통신병, 바로 비둘기였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만해도, 군사기밀을 전달하는 통신병으로 비둘기를 활용하고 있었는데요. 미군 역시 수십마리의 통신용 비둘기를 데리고 왔으나, 굶주린 부대원들이 몰래 잡아 먹는 바람에 불과 7마리 밖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부대원들은 자신들의 위치와 상황을 설명하는 편지를 써서 비둘기 다리에 매달았고, 독일군의 총격이 멈춘 틈을 타서 하늘 위로 비둘기를 날려보냈습니다.

지만 미군의 움직임을 계속 지켜보고 있던 독일군은 비둘기가 날아오르자 마자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고, 집중 사격으로 인해 결국 6마리가 모두 총을 맞고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위틀시 소령 부대에게 남아 있는 비둘기는 단 1마리였는데요. "셰르 아미"라는 이름의 비둘기로, 7번이나 작전을 수행한 베테랑이었습니다. 하지만 베테랑 통신병도 독일군의 총격에는 단단히 겁을 먹었던 것 같은데요. "셰르 아미"는 하늘로 날아오르지 않고, 근처 나무 위에 올라가 앉아 눈치만 보고 있었습니다.

날아 오른 셰르 아미 를 보다 못한 한 군인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비둘기가 앉아 있는 가지를 마구 흔들었고, "셰르 아미"는 그제서야 마지못해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그러자 어김없이 독일군이 비둘기를 향해 총을 쏘아 댔고, 결국 마지막 희망인 셰르 아미마져 땅으로 추락하고 말았죠. 마지막 시도마져 실패하자 미군은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데요. 분명히 총에 맞아 추락했던 셰르 아미가 비틀거리며 다시 일어났고, 독일군이 방심한 사이에 다시 하늘로 날아 오른 것이었습니다.

영상으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오석헌
글 / 오석헌

수의사

이력
- 오석헌 동물병원 원장
- 코엑스 아쿠아리움 촉탁 수의사
- 전 에버랜드 동물원 선임 수의사
- <우리 곁의 동물은 행복할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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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5-25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