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동물사

1966 월드컵의 영웅, 피클스

1966년, 잉글랜드 축구팀의 주장이자 슈퍼 스타인 바비 무어(Bobby Moore)가 수많은 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그는 한 마리의 개를 마치 트로피처럼 안아 올렸습니다. 그 개는 흰색 바탕의 검은색 점박이가 섞인 콜리 계열의 평범한 중형견이었는데요.
이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은 크게 열광하기 시작했죠.

잉글랜드 축구팀 주장의 품에 안겨 사람들을 열광시킨 이 개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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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쥘리메 컵 날로부터 4개월 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궁전에 한 황금색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승리의 여신 니케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화려한 모습이었습니다. 이 조각품의 정체는 1930년 제1회 월드컵 당시 제작한 우승 트로피였습니다. 월드컵 창시자인 '쥘 리메(Jules Rimet)'의 이름을 따서 쥘리메컵으로 불렸는데요. 전 대회 우승국인 브라질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기 위해 1966년 월드컵 개최지인 잉글랜드에 그 모습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1개뿐인 소중한 보물인 만큼, 2명의 경비원이 24시간 쥘리메컵을 지키고 있었는데요. 경비원들이 커피를 마시기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트로피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낯선 남자의 전화 글랜드 축구협회 회장 조 미어스(Joe Mears)는 '쥘리메컵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빠져 있다가 한 낯선 남자의 전화를 받는데요. 남자는 곧 소포를 받을 것이라는 수상한 말만 전하고 전화를 바로 끊어 버렸습니다. 다음날 실제로 축구협회에 소포가 도착했고, 조 미어스는 떨리는 손으로 소포를 열어보았는데요. 그 안에는 쥘리메컵의 부속품과 함께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편지에는 약속장소에 1만5천 파운드를 들고 오라는 요구와 함께 경찰에 신고하면 트로피를 녹여 버리겠다는 협박이 적혀 있었습니다. 월드컵 트로피를 도난당한 큰 사건을 홀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 조 미어스는, 곧 바로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회장 대신에 돈가방을 들고 약속장소에 나간 경찰은 추격전 끝에 범인을 체포하는데 성공합니다.

지만 쥘리메컵을 되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체포된 범인의 정체는 좀도둑인 에드워즈 베츨리(Edwards Betchley)였는데요. 자신은 트로피를 훔친 적이 없고,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대신 가방을 받으러 왔을 뿐이라고 진술했던 것이죠. 결국, 쥘리메컵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한 경찰은 이후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고, 계속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반려견 피클스의 등장 로피가 사라진 지 일주일 되던 날이었습니다. 런던 남부에 살고 있는 데이비드 코벳(David Corbett)은 반려견 피클스(Pickles)와 함께 집밖을 나섰는데요. 피클스는 흰 색과 검은색이 섞인 콜리 계열의 호기심 많고 활발한 반려견이었습니다. 여느 날과 다름없이 주인과 함께 산책을 하던 피클스는 갑자기 울타리 옆에 주차된 자동차 옆으로 다가가 쉴 새 없이 코를 킁킁 거리기 시작했는데요. 이를 이상하게 생긴 주인은 자동차 옆을 유심히 살펴보았지요. 이윽고 신문지로 돌돌 싼 뒤에 끈으로 묶어 놓은 수상한 꾸러미를 발견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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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석헌
글 / 오석헌

수의사

이력
- 오석헌 동물병원 원장
- 코엑스 아쿠아리움 촉탁 수의사
- 전 에버랜드 동물원 선임 수의사
- <우리 곁의 동물은 행복할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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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4-27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