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철학관

소크라테스와 『 12인의 성난 사람들 』

12명의 배심원이 회의실에 모여 한 소년의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투표를 진행합니다. 11명 모두가 '유죄'라고
판정을 내리지만, 오직 8번 배심원 1명만 '무죄' 주장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영화는 <12인의 성난 사람들(12 angry man)>입니다. 1957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감독 시드니 루멧의 첫 영화 연출작입니다. 제7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가장 위대한 법정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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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들의 논쟁 민가 출신의 10대 소년이 칼로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 발생합니다. 소년은 자신이 아버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창문으로 소년이 아버지를 칼로 찌르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이웃집 여성과, 소년이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위협한 후 쿵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다는 아랫집 노인, 소년이 구매한 것과 같은 모양의 칼을 현장에서 발견한 것이 범죄이 증거로 제시됩니다. 증거를 바탕으로 총 12명의 배심원 중 11명이 유죄로 판결하였고, 오직 1명, 8번 배심원만 무죄를 주장합니다. 8번 배심원은 증거의 빈틈을 하나씩 파헤치고, 배심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시작하죠.

2명의 배심원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 8번 : 이 두 사람이 틀렸다고 가정해보세요.
- 12번 : 틀렸다고 가정해보라니. 그럼 뭐 하러 증인을 부릅니까?
- 8번 : 인간은 누구나 실수합니다. 틀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 12번 :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8번 :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 12번 : 과학적 사실도 아니고 100퍼센트 단정할 수야 없지요.
- 8번 : 제 말씀이 그 말씀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심원제는 직접 시민들이 판결에 참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하고,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변호사의 화려한 언변에 설득되어 진실과는 다른 판단을 내릴 위험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와 관련해서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떠오릅니다. 소크라테스 역시 <12인의 성난 사람들>의 8번 배심원처럼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던 철학자입니다. 계속 질문을 던져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실토하게 만드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 “산파술”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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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글 / 라이너

- 영화 평론가
- 영화 칼럼니스트
- <철학 시사회>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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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5-24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