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분 클래식

어떠한 정의(正義)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변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반복되는 현실의 굴레 여전히 반복되는 현실의 굴레

오늘 소개할 작품은 조지 오웰, 『동물농장』입니다.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은 본인 자신도 “정치적 글쓰기가 예술이 되게 하는 일”에
매진했다고 밝힐 정도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을 쓰는 것에 몰두했던 작가입니다.

격변의 시기인 1903년에 태어나 1950년 세상을 떠나기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정세의 급변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면서 여러 작품을 써냈는데요.
또한 극심한 가난과 부랑 생활을 경험하며 사회적 계급이 가진 모순,
권력과 지배 등의 문제에 대해 깊은 고민을 갖기도 했습니다.

그 고민의 결과가 『동물농장』, 『1984』와 같은 작품들이라 할 수 있는데요.
당시 자유주의와 대립하고 있던 소비에트 체제나 전체주의의
모순과 폐해를 일찌감치 간파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합니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아래 영상에서 핵심만 간추린 6분으로 만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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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타락, 변화의 반복
혁명과 타락, 변화의 반복

2차 대전이 끝날 무렵인 1945년에 출간된 이 책은 길지 않은 분량의 풍자적 우화 형식입니다. ‘존슨’이라는 주인이 경영하던 농장의 동물들이 어느 날 자신들이 노예로 대우받고 있는 처지를 깨닫고 혁명을 통해 자유를 쟁취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그 혁명이 어떻게 다시 망가져 가는지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혁명을 주도했던 ‘돼지’들의 지배욕과 타락이 이어지면서 동물농장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어떠한 정의(正義)도 시간의 흐름 앞에서 변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는 결국, 또다시 변화를 요구하게 되는데 그 변화를 거부하거나 억압할 때 다시 혼란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지배하고, 누군가는 지배를 당하고, 누군가는 방관하고, 누군가는 저항하는 와중에 이 변화는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됩니다.

혁명과 타락, 변화의 반복

소설의 마지막은 ‘나폴레옹’으로 대표되는 돼지들이 다시 인간과 결탁해 동물 농장이 아니라 원래의 이름인 ‘메너 농장’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으로 그려집니다. 이윽고 이 돼지들은 인간들과 화를 내며 다투게 되는데 다른 동물들의 눈에 이제 돼지와 인간은 구분되지 않습니다.

평등과 자유가 향하는 곳

작가는 결국 이상향을 꿈꾸는 혁명이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오히려 그는 한 사회가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쪽에 가까웠고 사회적 진보에 대한 믿음도 끝내 잃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다시 ‘메너 농장’이 아니라 또 다른 ‘동물 농장’으로 돌아가기 직전이라고 읽을 수도 있겠지요.

서로 다른 개인들이 모여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가 그것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잘 알려져 있듯 『동물농장』은 구 소련의 스탈린 시대를 보여주는 듯하여 당대의 독자들에게는 매우 직접적인 실감을 주는 작품이었다고 하죠. 지금 우리는 이 작품을 보다 ‘확장’해서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세계는 더 나은 쪽으로 향하고 있는가, 여전히 세상이 더 좋아질 거라고 낙관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을 하면서요.

『동물농장』은 읽지 않았지만 읽은 것 같은 고전 중의 하나일 텐데요. 이번 기회에 새롭게 한 번 접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노태훈
글 / 노태훈

문학평론가, 1984년생

이력
중앙신인문학상 평론부문, 계간『자음과 모음』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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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3-02-02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