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인문학

작업의 영감을 찾는 첫 번째 통로, 인문학Ⅰ



Ep.02 작업의 영감을 찾는 첫 번째 통로, 인문학Ep.02 작업의 영감을 찾는 첫 번째 통로, 인문학

일러스트레이터 조예람은 한발 앞서 미대에 진학한 오빠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같은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인상주의 미술 작품부터 동화책까지, 다양한 고전 작품의 영향을 받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며 여러 협업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는 중이다. 캔버스 위에서 생각만큼 손이 뻗어 나가지 않을 때, 잠시 멈춰 서 인문학을 통해 영감을 찾는다고 하는데, 일찌감치 독보적인 작업물을 만든 MZ 일러스트레이터가 나만의 작업 공간에서 어떻게 인문학을 향유하며 작품 속에 녹여내는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작업의 영감을 찾는 통로가 인문학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특히 오래된 동화책을 좋아해요. 구도나 색감이 특이하고,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기 때문이죠. 미술 작품이란 게 그렇잖아요. 텍스트가 아니다 보니 각자의 취향에 따라 해석할 수 있죠. 그래서 볼 때마다 새로워요. 저도 그런 작품을 만들기 원하고요.

미술 작품에서도 영감을 얻는 편인가요?

미술 작품도 틈날 때마다 챙겨봐요.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미리 닦아 놓은 길을 한번 쭉 따라 걸어보는 거죠. 그 사람의 삶, 작업 방식, 인생에서 중요한 변화를 맞은 시기들을 들여다보면 동기부여도 되고 용기도 샘솟죠. 결국, 리소스가 워낙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평상시에도 사진을 찍거나 메모를 해서 흔적을 많이 남겨요. 그리고 혼자 있을 때, 이것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확장시킬 방법을 고민하죠.

최근에 즐겨본 인문학 도서나 작품이 있을까요?

최근에 다시 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추천해요.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을까요?

마음가짐이나 태도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게 됐어요. 제 작업 대부분이 혼자 하는 일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조급해지는 순간이 많아요.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 이 길이 맞는 걸까? 하는 고민이죠.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장기적인 레이스가 중요하다고 느꼈죠. 인생은 결국 마라톤과 같은 게 아닐까요? 개인의 조건이 전부 다르지만 그걸 인지하고 묵묵히 뛰는 게 달리기의 본질이잖아요. 그러니 단기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장기적인 호흡으로 천천히 커리어를 다져야 꿈꾸던 결승점에 언젠가 꼭 다다를 수 있다고 믿어요. 직업인으로서 많은 위안이 되었죠.

추천할 도서가 또 있나요?

마쓰다 유키마사의 ‘눈의 황홀’도 최근에 재밌게 봤어요. 쌍이라는 개념부터 속도, 원근법, 도형, 마방진 등 우리 눈앞에 너무나 당연히 보이는 것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기원을 탐구하는 책이죠. 철도의 발명이 추상이라는 새로운 지각적 발견을 낳고, 선과 연속이라는 개념이 영화에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고 나면, 미술과 세계는 참 유기적인 관계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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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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