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나 부담 없이 가족나들이 가기 좋은 곳으로는 동물원 만한 곳이 없죠.
여기, 듣는 것만으로도 마치 동물원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곡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의 낭만파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라는 곡입니다.
이외에도 가정의 달인 5월, 온 가족이 함께 들을 수 있는
봄날의 클래식 명곡에는 어떤 곡들이 있는지 지금부터 만나볼까요? ”
동영상 재생이 안 될 경우FAQ > 멀티미디어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2021년 올해는 생상스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가 남긴 수많은 명곡 중에서 <동물의 사육제>는 요즘 같은 시기에 온 가족이 함께 듣기에 더 없이 좋지 않나 싶은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의 ‘사육제(謝肉祭)’, 즉 영어로 ‘카니발(Carnival)’은 유럽과 남미 등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를 말합니다. 실제로 1886년 작곡된 이 작품은 생상스가 오스트리아에서 휴가를 보낼 때 친구들 앞에서 연주하기 위해 만들었죠.
오늘날 전 세계에서 연주되는 생상스의 대표작이지만, 정식 출판과 공개 초연은 그가 사망한 다음 해인 1922년이 되어서야 가능했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생상스 본인이 이 작품의 출판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요. 사실 생상스는 이 작품을 진지한 고민을 가지고 쓴 것이 아니라, 일종의 장난처럼 기분전환 삼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평소 작곡가로서 깊이 있고, 진중한 음악을 추구하던 성향을 봤을 때 매우 의외의 일입니다. 생상스는 이 작품을 총 14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진 실내악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주로 대규모 오케스트라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생상스와는 달리 의도치 않게 음악에서 동물이 연상된다는 이유로 곡의 이름마저 다르게 불린 곡이 있습니다. 바로 하이든의 현악 4중주 53번 곡인데요. 하이든은 많은 음악가들의 스승이었습니다. 천방지축 모차르트와 괴팍한 베토벤까지 포용하고 가르쳤을 만큼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였죠. 또한, 평생 동안 750여 작품을 발표한 다작왕이었는데요. 현악 4중주 곡도 무려 84편이나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꼽으라면, 총 6곡으로 이루어진 작품 번호 64번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중 5번째 곡이 바로 <종달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곡으로, 1악장을 들으면 이 곡의 별명이 왜 종달새인지 바로 이해가 됩니다. 가볍고 발랄한 느낌의 바이올린 선율이 마치 새들의 지저귐처럼 아름답게 들리거든요.
이 곡은 하이든이 30여 년간의 에스테르하지 궁정음악가 생활을 정리할 무렵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늘날로 치면 철밥통, 신의 직장이라고 할 만한 모두가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이었죠. 하지만 하이든이 오랫동안 모시던 니콜라우스 후작이 세상을 떠나자 에스테르하지 가문을 나오게 되는데요. 다행히 이런 변화가 그에게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자유의 몸이 되어서도 수많은 걸작들을 쏟아냈으니 말입니다.
18세기 중반, 러시아 음악을 한 단계 끌어올린 5명의 음악가가 등장합니다. 코르사코프는 일명 ‘러시아 5인조’로 불리던 이들 가운데 한 명인데요. 그의 집안은 대대로 러시아 해군 출신이 많았던 만큼, 그 역시 수년간 해군장교로 근무했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운 적이 없음에도 누구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음악을 만들어냈죠.
<왕벌의 비행>은 러시아의 대문호 푸쉬킨의 시를 바탕으로 만든 오페라 <술탄 황제의 이야기>에 쓰인 관현악곡입니다. 16분 음표가 반음계로 진행되면서 벌떼의 빠른 날갯짓을 표현하는 모습이 압권이죠. 이 곡은 실제로 림스키코르사코프가 해군 생활을 할 때 바다로 따라 나온 왕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벌을 소재로 만든 거의 유일한 클래식 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