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재생이 안 될 경우FAQ > 멀티미디어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부서진 기둥> / 비탈리 Vitali의 <샤콘느 chaconne>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은 삶,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던 이 여인은 고통 받는 모든 이들을 붓으로 위로한 천재 화가, 프리다 칼로입니다. 멕시코에서 유복한 가정의 셋째 딸로 태어나 의사를 꿈꿨던 프리다 칼로는 18살이 되던 해 끔찍한 버스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요. 버스와 전차가 충돌하면서 강철봉이 그녀의 척추와 골반을 그대로 관통했고, 기적처럼 목숨을 건지긴 했으나 수십 번의 수술을 견뎌야만 했죠. 당시 이 사고에 대해 프리다 칼로는 자신은 ‘다친 것이 아니라 부서졌다’ 고 표현합니다.
이 그림은 칼로의 작품 <부서진 기둥>인데요. 교통사고 이후 평생을 따라다녔던 육체적 고통을 온몸에 빼곡하게 박힌 못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터져 나오고 있지만, 굳게 다문 입과 무표정함은 이러한 고통 따위에 무너지지 않겠다는 단단한 의지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황량한 사막 배경은 그런 의지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피폐해진 삶과 마음을 나타내고 있죠.
이러한 인간의 극한 고통과 슬픔을 그림이 아닌 선율로 담아낸다면 어떤 음악이 나올까요? 고통 속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그녀와 잘 어울리는 이 곡은 이탈리아 작곡가 토마소 안토니오 비탈리(Tomaso Antonio Vitali)의 샤콘느입니다. 비탈리의 샤콘느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고 불릴 정도로 비장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음악 전반을 감싸고 있습니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슬픔은 슬픔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 장 그랑빌 Jean Grandville <베를리오즈의 콘서트> / 베를리오즈 Berlioz의 <환상교향곡>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인간은 사랑과 고통에 의해서만 변화된다’고 했는데요. 사랑의 극심한 고통을 환상적으로 풀어낸 음악가가 있습니다. 바로, 루이 엑토르 베를리오즈(Louis-Hector Berlioz)입니다. 그는 관현악의 역사에 있어 ‘혁명가’로 통하죠. 관현악법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려 상상을 초월한 독특한 음향을 만들어낸 그는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 나간 바람에 안타깝게도 당대 청중의 이해를 받진 못했습니다. 백 마디의 설명보다 이 한 장의 그림을 보면 그때의 베를리오즈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어땠는지 훨씬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장 그랑빌은 19세기, 주로 사회와 정치에 대한 풍자화를 그린 프랑스 화가인데요. 베를리오즈와 동갑이었던 그는 그의 콘서트 현황을 아주 직설적으로 담아냅니다. 보시는 것처럼 콘서트장의 사람들은 귀를 막거나 아예 의자 밑으로 숨는 등 말 그대로 난장판이죠. 도대체 베를리오즈의 음악은 어떤 음악이길래 동시대 화가가 저런 그림으로 남겼을까요?
영상으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대전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