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책을 읽다

언어에 대한 우리의 역사와 인문학 지식들

다큐 책을 읽다 : 언어 속 인문학의 가치 다큐 책을 읽다 : 언어 속 인문학의 가치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 속에는 수 천년 간 이어져온 인간의 역사가 모두 담겨있다. 언어는 생각을 담는 그릇이자 인문학의 뿌리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언어가 주는 인문학적 가치는 무시한 채 외우기식 공부를 해왔다. 특히 이런 무조건 외우기식 공부가 많이 쓰이는 분야는 바로 영어이다. 전세계 70개국의 영어능력지수를 나타내는 EPI(English Proficiency Index)의 2015년 보고서는 대한민국의 영어 교육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불편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인당 영어 사교육 지출 비용이 가장 큰 나라이다. 이렇게 많은 금액을 투자하지만 대한민국 성인의 영어 능력은 향상하지 않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국제적 의사소통의 충분한 수준으로 배워야 한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문화에서 생활한 외국인들과 나의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서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즉 단어와 문법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영어 단어 속에 숨겨진 문화와 인문학적 가치를 발견하고 함께 공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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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Pay의 원래 뜻은 평화?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돈을 지급한다는 Pay는 원래 평화, 즉 Peace를 나타내는 라틴어 Pax에서 나왔다. 어원적으로 보면 지금처럼 일을 시키고 그 대가로 돈을 지불하거나 물건 값으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중세시대 동네사람들간의 명예다툼과 사소한 시비를 해결하기 위해 배상금을 주고 평화를 유지한다는 뜻이었다.

“당시 아일랜드 법정에는 명예 손상을 입은 사람의 자식의 수, 농사 짓는 땅의 크기, 그 동네에서 몇 대째 살았는지 등의 거주 경력, 자식들 중 범죄자는 없는지 등을 복잡하게 계산해서 그 사람에게 물어줄 ‘명예 값’을 계산하는 표까지 비치되어 있었다.” <이야기 인문학>p.254
경제인류학자들은 시장경제가 생기기 이전엔 억울한 사람의 분을 풀어주는 것이 거래의 주요 목적이었기 때문에 평화, 즉 Pax라는 단어가 Pay가 되었다고 믿는다.


스팸과 스팸 메일의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정부에겐 세계 방방곡곡에서 싸우고 있는 젊은 군인들이 힘을 쓸 수 있도록 고기를 먹이는 일이 큰 숙제였다. 때마침 미국의 호멜(Hormel)이라는 식품회사가 돼지고기의 어깨살을 깡통조림으로 만들어 포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스팸의 탄생으로 인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런데 1937년 스팸이 출시된 후 호멜사는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무차별적인 광고를 퍼부었다. 얼마나 심했던지 사람들은 스팸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였다. 급기야 영국 시트콤 몬테파이톤에서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빗대어 스팸이란 단어를 모든 대화의 끝에 후렴구처럼 붙여 사용했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한 컴퓨터 해커가 이 코미디 비디오를 보고 다른 해커들에게 일종의 바이러스를 유포했다. 이 바이러스 파일을 열면 컴퓨터가 작동을 멈추고 프린터에 ‘SPAM, SPAM, SPAM, SPAM’이라고 찍혔다.” <이야기 인문학>p.239

그 이후로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은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체 모를 프로그램이나 메시지, 원하지 않는 쓰레기 코드들을 Spam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대중화 되면서 이메일을 통해 들어오는 광고 메시지라는 의미로도 발전한 것이다.

샌드위치는 백작의 이름?

1700년대 말 영국귀족 존 몬테규는 미국, 캐나다, 인도 등 영국의 식민지에서 노예, 설탕, 향료, 금은보화를 실어 나르는 영국 무적함대의 총 책임자였다. 당시 몬테규의 권세는 하늘을 찔렀으며 대부분의 영국귀족들이 그랬던 것처럼 도박꾼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그는 24시간동안 연속으로 도박을 즐길 정도로 도박광이었다. 그가 하루 온종일 도박을 하느라고 밥 먹을 시간조차 낼 수 없자, 하인에게 빵 두 조각 사이에 고기를 끼워 오라고 해서 그것을 먹으며 도박을 했다고 한다.” <이야기 인문학>p.220

존 몬테규의 조상은 대대로 모래로 뒤덮인 해안가의 한 마을을 다스리던 백작 가문이었다. 몬테규의 영지가 모래 덮인 해안이라고 해서 Sand+Beach, 즉 Sandwich라고 불렸으며 백성들은 몬테규를 샌드위치 백작님이라고 불렀다. 이후 빵 두 개 사이에 고기를 끼워 먹는 것을 샌드위치 백작처럼 먹는 것이라고 해서 샌드위치라고 불렀고 샌드위치는 럭셔리 카지노에서 먹는 영국 귀족음식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별이 된 시인, 윤동주

이처럼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쓰는 영어 단어들의 유래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그 당시 사회 배경과 문화, 사람들의 심리상태, 그들의 삶까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직접 만나고 말하지 않아도 교감할 수 있고 세상을 달리 볼 줄 아는 지혜를 얻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 배우며 내 삶에 적용해 보는 것. 이것이 언어 속에 숨겨진 인문학의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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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15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