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같이의 가치 :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같이의 가치 :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족여행
함께하는 친구, 반려견

애완견: [명사]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개

내가 좋아하여 내가 가까이 두고 내가 기르는. 내가 주체가 되어서 나의 휘하에 생활하게 되는 소유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내가 선택하지 않으면 나와 인연이 되지 않는.


반려: [명사] 짝이 되는 동무

동무. 짝. 친구를 사귄다는 것. 나 혼자 좋아한다고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말로는 명확히 표현 할 수 없는 호감이 생겨야 관계가 맺어진다. 함께하는 관계. 몇 년 전부터 애완견이라는 말보다 반려견이라는 말을 각종매체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되면서, 애완견보다 반려견이란 단어가 더 익숙해졌다.

첫 만남, 인연

인연이라는 것이 때로는 우연으로 맺어진다. 우리 집 첫째 콩이(몰티즈)가 그랬다. 인천의 어느 큰 사거리 한가운데서 몸을 바짝 낮추어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첫 만남이었다. 당일 유기견 보호센터에 맡기고 나오는 길, 아내가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에 눈이 마주쳤다며. 15일 뒤 보호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입양자가 결정되지 못해 안락사 절차만 기다리고 있는데, 혹시나 해서 전화했단다. ‘혹시나’… 인연이 맺어지는 순간의 결단에는 아무런 계산이 없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
가족이기에 함께해야만 하는 여행

아내와 나는 여행을 많이 즐긴다. 짧게 혹은 길게, 멀리 또는 가까이. 새로운 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식구가 하나 더 늘었다. 여행지가 고민이 됐다. 애견호텔이 성업 중이지만, 이제 막 가족이 된 콩이를 혼자 외롭게 애견호텔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애견호텔에서 때마다 밥도 주고 편안한 잠자리도 제공하지만, 가족여행에서 모두가 함께 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조금 불편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여행이 처음이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할 지 몰라서 일단 숙소부터 찾았다. 안면도에 반려견과 함께 투숙이 가능한 펜션들이 꽤 있었다. 일단 안면도로 가고, 가서 바닷가에서 놀든 뭐를 하든 일단 출발하기로 했다. 내 짐이야 늘 싸던 대로 싸면 되지만, 콩이 짐을 어떻게 쌀까 곰곰이 생각하며 짐을 챙겼다. 수건도 챙기고, 날짜 별로 사료도 지퍼락에 챙기고, 숙소가 낯설 수 있으니 콩이가 깔고 자는 담요도 챙기고, 물, 간식, 가슴줄, 인식표, 샴푸, 똥 비닐, 배변패드 등 콩이가 쓰는 물건을 완벽히 챙겼다. 목적지에 가는 동안 멀미를 할 수 있으니 멀미약도 미리 먹이고 출발하기 전 소변을 볼 수 있도록 산책을 간단히 했다. 가는 동안 약 한 시간 마다 정차하여 짧은 산책을 통해 소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안면도에 오면 꼭 들르는 인적이 드문 해변에 도착했다. 적당히 넓은 백사장과 풍경이 어우러진 곳이다. 콩이의 가슴줄을 풀어 주었다. 몇 초 후 미친 듯이 뛰어다닌다. 뛰어다니는 콩이의 귀는 펄럭펄럭을 넘어 아예 뒤로 젖혀진 채 고정 되어있다. 광란의 질주를 마치더니 바다를 향하여 코를 벌름벌름하며 바다냄새를 느낀다. 그 모습이 참 웃기다. 그리고 흐뭇하다. 백사장에 누워있는 조개껍데기, 돌 등 이리저리 다니며 냄새를 맡는다. 바다가 꽤 마음에 드는 눈치다.

풍경을 나누는 것이 아닌 서로의 보폭을 맞추는 여행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마르셸 프루스트

첫 여행을 다녀오고 2년정도 지난 후, 콩이와 단 둘이 울진여행을 가게 되었다. 출발하는 날, 일을 처리하고 가게 되어서 예정시간보다 늦게 출발하고 늦게 도착했다. 숙소 찾기는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 되었고 때로는 모텔 주인과 신경전을 벌이 기도했다. 마치 강아지를 데려오면 큰 벌을 받는 양 대하는 주인들도 있었고, 짐승과 같이 자냐며 놀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리저리 수많은 곳을 전전하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간신히 숙소를 잡았다.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 밑에는 콩이 자리를 마련 해 주었다. “타다닥~ 툭” 콩이가 침대 위로 올라 왔다. 나를 빤히 쳐다 본다. 그리곤 내 옆구리에 자리를 잡는다.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동안 다녔던 곳에서도, 집에서도 항상 우리는 따로 잤다. ‘얘가 왜 이러지?’ 자식이건 강아지건 안 하던 짓을 하면 혼란스럽다. 서울에서 울진까지 꽤 먼 거리를 오면서 잠도 깰 겸 듣지도 않는 콩이와 주저리 주저리 많은 대화(혼자만의 스피치)를 했었다. 그것 때문이었을까. 그간 콩이에게 했던 말들은 대화라기보다는 대부분 일방적인 지시였다. “이뻐”, “먹어”, “하지마”, “나가자” 등… 육감적으로 확신했다. 이제야 콩이가 나에게 마음을 열었음을.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대화를 하며, 오늘 하루 잘 곳을 찾기 위해 이곳 저곳을 같이 돌며, 방 찾기에 실패하면 씩씩거리던 내 얼굴을 보며, 우리가 같이 고난(?)을 헤쳐 나간 동지가 되었음을. 이전까지는 외출 후 돌아오면 현관에서 꼬리를 흔들며 반기던 모습만 보고, ‘우린 서로 좋아하는 구나’라며 가볍게 관계를 정리했었고, 주인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할 것들을 성실히 행하였으므로 좋은 주인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되었다. 여행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었다.서로의 보폭을 맞추었다. 그 이후로도 많은 곳을 같이 여행했다. 강아지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이 바뀌니 콩이와 완두(둘째,포메라니안)의 행동이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아내와의 대화에서도 콩이와 완두의 이야기 빈도가 잦아졌다. 행동이 이해가 되니 이야깃거리도 많아졌다.

앞으로도 함께할 여행을 기대하며

두 아이가 태어나 우리 가족의 숫자가 늘었다. 먹을 것, 장난감 등을 놓고 동족이란 타이틀로 편을 나누어 싸우기도 하지만 어느새 소파에 같이 앉아 만화를 보고 있다. 이제 여행을 가려면 여섯 식구가 움직여야 한다. 보통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하지만 두 아이와 두 강아지가 여행을 하며 어떤 것들을 나누고 어떤 길을 같이 거닐게 될지 기대된다. 그 모습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Tip
여행 준비물

물통 : 뚜껑을 컵으로 쓸 수 있는 제품. 여행지에서 강아지들 물 먹일 때 정말 편리하다.

가슴줄 : 여행의 필수품. 반려동물 등록법 시행으로 구청 담당부서에 등록을 하면 이름표로 쓸 수 있는 전자택을 발급해준다. 가슴줄이나 목줄에 착용하여 다니면 좋다.

애견샴푸 : 사람이 쓰는 비누나 샴푸로 강아지들이 씻으면 피부가 건조해 질 수 있다.

장난감 : 집에서 강아지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챙겨가는 것도 좋다.

해충방지 스프레이 : 날이 따뜻해지면 잔디나 풀에 해충들이 많아진다. 외출하기 전 한번씩 뿌려주면 해충방지에 효과가 있다.

수건 : 숙소로 돌아와 강아지들이 씻을 수건을 따로 챙겨가면 편리하다.

사료, 간식, 배변패드,대변비닐봉투 :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기초품목. 추가로 집에서 강아지들이 쓰는 방석이나 담요가 있으면 챙기기. 잠자리가 바뀌어 당황할 때 아이들이 마음에 안정을 찾도록 도와준다.

여행 전 준비사항

1. 안전을 위한 통제훈련
“기다려!”
“안돼!”
여행지에서 강아지들에게 가장 중요한 두 단어이다. 여행지에서 가슴줄을 계속 착용 시키고 다니기가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많이 모는 곳에서는 필수로 착용을 해야 하지만 사람도 별로 없고 한적한 곳에서 가슴줄을 풀고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을 것이다. 강아지들이 신나게 뛰어 놀다 보면 점점 통제가 안되기 시작한다. 실제로 어떤 강아지가 목줄이나 가슴줄 없이 뛰어 놀다 차도로 뛰어드는 바람에 견주나 운전자, 지켜보던 사람들까지 모두 가슴 철렁하게 한 일이 있다. 돌발변수가 많은 여행지에서 강아지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선 통제훈련이 반드시 되어있어야 한다.


2. 자동차에 적응 시키기
① 생리현상
강아지와 자주 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 집들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차를 오랫동안 타고 가다 생리현상을 해결하지 못해 말도 못하고 차 안에서 혼자 낑낑대는 강아지들이 있다. 차를 많이 타 보지 못한 아이들은 먼저 30분 내외로 갈 수 있는 가까운 곳부터 여행을 시작하여 점점 거리를 늘리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② 여행에 대한 인식
‘이제 우리는 차를 타고 여행을 갈 꺼야.’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나는 차를 타기 전 차 주변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탈 차 주변을 몇 바퀴 돌게 한다. 이러한 행동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에 강아지들이 차를 탄다는 인식을 갖게 되어 알아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려 노력한다. 차 안에 아이들이 쓰던 담요나 방석을 깔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 멀미
가장 말 못할 고통일 것이다. 강아지들을 위한 멀미약도 있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에 공복으로 차에 탑승시키는 것이라는 동물병원 원장님의 귀띔이 있었다. 멀미를 잘 하는 완두는 효과를 많이 보았다. 멀미를 잘 하는 아이들이라면 반드시 1시간 단위로 휴게소에 들러 산책을 시켜야 한다.

④ 차의 창문
반려견의 체질에 따라 차에서 자주 낑낑댈 수 있다. 차 창문을 조금 열어주면 낑낑대지 않는다. 하지만 차 창문은 조금만 열어야 한다. 너무 많이 열어 주면 본능적으로 뛰어내리는 강아지들이 있다고 한다.

⑤ 하차 훈련
목적지에 도착하여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는 순간 반려견들은 흥분하기 시작한다. 차에서 내려 산책을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차문을 열어주면서 “기다려”를 외쳐야 한다. 차문이 열리고 아무런 준비 없이 뛰어 내려서 막 뛰기 시작한다면 생각하기도 싫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3. 펜션
이 부분은 견주가 세심히 살펴야 할 부분이다.펜션에 도착하여 가장먼저 방 바닥을 확인해야 한다. 주인들이 청소를 깔끔히 잘 하지만 간혹 바닥에 고체의 물건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못 보는 사이에 강아지들이 입 속에 넣지 않도록 반드시 방바닥을 확인해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펜션은 두 종류가 있다. 첫째는 애견 동반가능 펜션이다. 사람이 이용하는 펜션이지만 반려견도 함께 숙박 가능한 펜션이다. 두번째는 애견전용 펜션이다. 반려견과 반드시 동반해야 숙박이 되는 펜션이다. 반려견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과 놀이터가 잘 갖춰져 있다. 검색사이트에 애견동반 펜션이나 애견펜션을 검색하면 각 지역별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예약 전 반드시 펜션 주인과 통화하여 홈페이지의 내용들이 맞는 지 확인하고, 주의사항들을 들은 후 예약하는 것이 좋다.

※ 펜션에서의 에티켓
방 안에서 대소변 및 영역표시를 하는 아이들의 분비물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또한 기분 좋아진 반려견들이 흥분하여 침구류에 소변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수를 했다면 그 즉시 펜션주인에게 알려주거나 늦은 시간이라 알릴 수 없다면 퇴실 시 꼭 말해야 한다.


4. 반려견과 여행지에서 지켜야 할 매너들
사람들이 있는 곳에선 반드시 가슴줄을 착용 시켜야 한다. 반려견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다. 또한 반드시 반려견 대변봉투를 지참해야 한다.






여행지 추천

안면도 : 안면도는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평평한 백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고 수심도 아주 낮아서 강아지들이 마음껏 뛰어 놀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수평선 너머로 그려지는 낙조는 여행의 화룡점정이다.

양양 남대천 : 갈대 숲 사이로 난 워킹데크가 있어서 반려견과 함께 안전하게 아름다운 남대천을 둘러 볼 수 있다. (가을 추천) 

울진 남양정 : 정자에서 내려다 보는 동해풍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반려견에게는 무리 없는 최고의 운동코스. (사계절)

거제도 바람의 언덕 : 언덕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직접 보시길. (가을, 겨울)

남이섬 : 섬 전체를 한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반려견과의 훌륭한 하루 데이트가 된다.

※ 국립공원이나 유적지는 대부분 반려견 동반출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동반출입가능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동현

이동현

사진작가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재미있고 안전하게 여행 할 수 있는 여행 책 ‘애견동반 여행 – 네발로의 여행’을 집필하였다. 예술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며 어노인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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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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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