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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문학 기행

소설가 구보씨 서울을 산책하다

다큐 문학 기행 : 소설가 구보씨, 서울을 산책하다 - 박태원 다큐 문학 기행 : 소설가 구보씨, 서울을 산책하다 - 박태원

“아들이 제 방에서 나와, 마루 끝에 놓인 구두를 신고, 기둥 못에 걸린 단장을 떼어 들고, 그리고 문간으로 향해 나가는 소리를 들었다. 어머니는 다시 바느질을 하며, 대체, 그애는, 매일, 어딜 그렇게, 가는, 겐가, 하고 그런 것을 생각해 본다.”<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말도 하지 않고 나가 어머니를 속상하게 한 이는 둘째 아들 소설가 구보씨.
그는 매일, 어딜, 그렇게,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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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소설가 구보씨와 박태원의 하루

다큐 문학 기행 : 셜록 홈즈의 부활 코난도일
소설가 구보씨와 박태원
매일 어딘가로 나갔던 구보씨처럼, 박태원도 일본 유학을 다녀온 후 취직은 하지 않고 대학노트를 손에 들고 거리를 산책하며 소설을 썼다. 결국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박태원의 하루였던 것이다.그가 2년간 일본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것은 1933년. 당시 경성거리에는 모던보이, 모던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고, 박태원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소설 속에서 구보씨는 한국 최초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는 화신상회에서 젊은 부부와 아이들을 보며 행복과 가정을 생각하고, 무작정 동대문행 전차를 타기도 하고, 혼자 다방에 앉아 차를 마시기도 한다.이렇게 정해진 목적지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이동하며 보고 들은 근대 도시의 사소한 풍경들과 내면의 감정들이 잘 드러나있어 이 작품은 이른바 도시소설이라 불리기도 한다.


“전차가 왔다. 사람들은 내리고 또 탔다. 온갖 사람들이 모두 저 차에 오른다고 보았을 때 그는 저 혼자 그곳에 남아있는 것에 외로움과 애달픔을 맛본다.”<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식민지 지식인의 애환

다큐 문학 기행 : 셜록 홈즈의 부활 코난도일
식민지 시절, 초라한 모습의 대한문
한편, 일제강점기 빈약한 옛 궁전을 바라보는 구보씨의 시선에는 나라를 빼앗긴 식민지 지식인의 아픔이 드러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우울감과 아픔은 계급 혹은 민족 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구보는 한길에 서서 넓은 마당 건너 대한문을 바라본다. 그러나 그 빈약한, 너무나 빈약한 옛 궁전은 역시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해주는 것임에 틀림 없었다.”<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당시는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금광 채굴을 장려하던 시대. 친구인 서정시인도 황금광이 되고 시시각각 졸부가 나타나고 또 몰락하는 때에 구보씨는 돈과 결혼 세속적인 욕망의 실현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가를 고민했다. 우리시대의 무기력한 청춘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는 것이다.

박태원의 친구들 ‘구인회’

다큐 문학 기행 : 셜록 홈즈의 부활 코난도일
구인회의 멤버들
갈 곳이 없는 구보씨는 단골 다방에서 벗들을 기다린다.

“다방에 오후 2시. 일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그곳 등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담배를 태우고 이야기를 하고 또 레코드를 들었다.”<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구보씨가 단골 다방에서 마주치길 기대한 벗들은 바로 구인회의 멤버들인 이상, 김기림, 이태준, 김유정 등. 구인회는 당시 프로문단의 지나친 이념과 정치성에 반하여 만들어진 순문학을 추구하는 단체이자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산실이 되었는데, 박태원 역시 이 구인회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청계천변의 생생한 스케치, 천변풍경

다큐 문학 기행 : 셜록 홈즈의 부활 코난도일
천변풍경
“아아니, 요새 웬 비옷이 그리 비싸우”<천변풍경>

청어 값이 왜 이렇게 올랐느냐는 청계천 빨래터 아낙네의 푸념으로 시작되는 천변풍경.그 속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이렇게 소설가의 시선이 카메라의 눈처럼 청계천 주변 일상과 세태를 셔터 누르듯 �어가는 기법으로 쓰여진 천변풍경은 1930년대 청계천변의 스케치북이라 불리고 있다.

월북 작가가 된 모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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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중 월북한 박태원
해방 후 뚜렷한 활동을 하지 않던 박태원은 6.25전쟁 중 돌연 월북을 했고, 1988년 해금될 때 까지 40년의 세월동안 우리 문학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어렸지만 아버지의 의지로 북한으로 간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월북작가라고들 하는데 공산주의와는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분이다.”-박일영, 소설가 박태원의 큰아들-

이념과 거리가 있었던 삶을 살았던 박태원은 전형적인 서울토박이이자 모던보이였다. 그런 그가 구인회시절 절친한 동료였던 이태준을 따라 북한으로 가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문학사적으로도 또 소설 미학적 측면에서도 여전히 의문과 논란이 남아있다. 1986년 7월 20일 박태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말년 행적도 함께 밝혀졌다. 북한에서도 그의 창작열은 계속되었고 죽음이 넘나드는 병상에서도 박태원은 눈이 보이지 않고 온 몸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구술로 집필을 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의 소설가, 구보씨

다큐 문학 기행 : 셜록 홈즈의 부활 코난도일
천변풍경
“그것, 다 괜은 소리… 덮긴, 말이 그렇지, 이 넓은 개천을 그래 무슨 수루 덮는단 말이유? 온, 참…...” <천변풍경>

천변풍경 소설속 한 인물은 청계천 복개에 관한 한 소문을 듣고 턱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그 넓은 청계천은 이제 아스팔트로 뒤덮이고 자동차들이 질주한다. 빨래하는 아낙들이 깃들었던 천변의 가옥자리에는 높직높직한 건물이 솟아있다.
다큐 문학 기행 : 셜록 홈즈의 부활 코난도일
입춘이 내일 모래라서, 그렇게 생각하여 그런지는 몰라도, 대낮의 햇살이 바로 따뜻한 것 같기도 하다.” <천변풍경>

서울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입춘을 지나 봄이 왔다. 구보씨가 오늘 지금의 서울 거리를 걷고 있다면 어떤 풍경 앞에 발걸음을 멈추고 또 어떤 고민을 하고 노트에는 어떤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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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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