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같이의 가치 :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같이의 가치 :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아픈 강아지를 분양 받았습니다. 분양자에게 문의했더니 강아지는 안 데리고 갈 테니 분양비 반을 돌려준다고 합니다. 억울하면 고소하라고 하면서요.
반려견을 원하지만
마음가짐은 부족하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가 된 만큼 위와 같은 반려동물 입양 피해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애견샵에서는 강아지공장에서 태어난 강아지들을 경매장에서 저렴하게 가져오고 분양합니다.

경매장으로 넘어가는 새끼 강아지들은 30일도 채 되지 않은 강아지들이 대부분입니다.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신생아 때 엄마와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화가 되기도 하고 모유를 먹으며 질병에 관한 항체가 형성됩니다. 그런 것들이 형성되기도 전에 너무 작고 연약할 때 경매장을 지나 애견샵으로 가게 됩니다.

작고 귀엽고 저렴하고 접근의 편의성 때문에 사람들은 애견샵에서 강아지를 인형 사듯이 삽니다. 분명 애견샵에서는 이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아이가 아프기 시작하고 원인 모를 행동을 합니다.

그에 따른 정신적, 금전적 책임은 고스란히 보호자에게 돌아옵니다. 애견샵에 아이가 아프다고 이야기해도 소비자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을 고작 15일입니다. 애견샵과 강아지 공장에 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가정견을 통한 입양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강아지 업자들이 가정견이라고 속이며 분양하고 있습니다. 가정견이긴 하지만 강아지를 용돈벌이로 생각하고 무자비하게 번식하고 용돈벌이 취급을 하는 곳도 있습니다. 강아지 공장이라는 끔찍한 존재가 없어지기는커녕, 가정견이라는 이름 하에 버젓이 남아 있습니다.

반려견을 원하는 사람들은 많아지지만 반려견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과 마음가짐은 아직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단지 자신이 외로워 그것을 채우려고 하는 사람들, 인스타그램이나 SNS에서 귀여운 모습만 보고 덜컥 데려오는 사람들, 데려왔다가 임신 혹은 유학 때문에 강아지를 버리는 사람들… 이기적인 마음이 더 큰 사람들 때문에 반려동물 사업의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바로 올바른 첫 만남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는 다르게 반려견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생명입니다. 어떤 견종을 선택할지, 어디서 어떻게 태어난 강아지를 선택할지 등 예비보호자는 입양 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어디서 강아지를 입양받는가, 바로 반려견과의 첫 만남에 대한 선택입니다.

애견샵 vs 가정견 vs 브리더

반려견과의 올바른 첫 만남을 위해 브리더에게 입양받기를 추천합니다. 브리더라는 직업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 다가오지만 반려인 혹은 예비 반려인이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브리더는 해당 견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강아지의 생명을 탄생시키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로 사랑받는 푸들, 말티즈, 포메라니안 등 이 모든 견종들은 견종표준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푸들에게 곱슬거리는 털이 없다면 푸들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 견종에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고유의 곡선을 비롯한 모양새가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들을 가정 견주라든지, 애견샵에서 알 수가 있을까요? 브리더가 아닌 곳에서 자꾸 입양을 받기 때문에 인터넷상에 순종과 혼종에 대한 여부의 질문이 많은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브리더로부터 입양을 받지 않게 되면 나중에 보호자가 받게될 강아지들이 커가면서 예상치 못한 건강, 뼈의 구조를 가질 수 있습니다.웰시코기 같은 경우에는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견체학에 대한 지식없이 교배가 이루어지면 나중에 커가면서 뒷다리에 선천적인 장애를 가진 채로 성장할 수도 있는 것이죠. 어떤 비용을 들여도 고칠 수 있는 부분이 아닐 것입니다.

진정으로 강아지의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에게 입양 받기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브리더라면 강아지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즉 윤리의식을 중심에 두고 견종의 특성과 형질을 이해하고 보존하여 좋은 혈을 후대에도 계승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혈통서가 있으면 반려견은 정말 건강하고 혈통이 있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단 돈 몇 만원이면 단독견 혈통서를 만들 수 있고, 심지어 부모견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혈통서를 발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단지 “혈통서 있음"이라는 말에 그 어떠한 가치, 특별함, 그리고 신뢰와 같은 것들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혈통서를 확인할 때는 분양 받는 아이만 명시되어 있는 혈통서가 아닌 부모견 혹은 더 윗대의 조상견들의 정보가 담겨 있는 혈통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인터넷 속 수 많은 분양 글 중에 과연 몇 개의 게시물에서 부모견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혈통서 이전에 내가 입양할 아이의 부모견을 직접 확인하고 조상견에 대해 브리더에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브리딩 계보 사진들. 전문가인 브리더를 통해 반려견 계보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
반려견, 보호자와 평생 함께
살아갈 친구이며 가족입니다.

보호자가 책임져야할 한 생명이 어떤 가족력이 있는지 어떤 성질을 가지고 태어나는지 파악하는데 그 윗대들의 건강 상태와 히스토리를 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입양할 아이의 태어난 곳을 꼭 직접 방문해 보시고, 성장 환경이 어떠한지 보시길 바랍니다. 아무리 혈통이 좋은 아이라도 환경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가지고 태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자랄 수 없습니다. 선천적으로 움직임이 좋은 아이들일지라도 미끄러운 거실 바닥이나 좁은 철장에서만 키우다 보면 한창 성장기인 아이들에게 슬개골 탈구와 같은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거나, 성격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비위생적인 곳에서 생활해 온 부모견,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에게 전이된 무수한 세균, 질병들은 입양 후 생존확률을 떨어뜨려 입양자에게 슬픔과 실망을 안겨줌과 동시에 막대한 경제적 지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혹은 종일 철창에 갇혀 살다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번식장이나 펫샵으로 보내지고, 가정견으로 둔갑하여 입양된 아이들은 모견의 모방학습을 배울 기회도 없이 질병에 노출된 상태로 입양희망자들에게 보내지는 안타까운 일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브리더들, 그리고 입양 희망자들에게는 내가 입양하고자 하는 반려견이 어떤 곳에서 생활해 왔는지, 어디에서 뛰어 노는지, 또 그들의 부모견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등의 성장환경에 대한 정보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물론 브리더에게 입양을 받는 것이 애견샵, 가정견 분양보다는 비용이 조금 더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아 더 값 싼 애견샵이나 가정견을 입양하려고 하시나요? 그렇다면 한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안되신 것이 맞습니다. 가족을 맞이할 수 있도록 금전적인 부분을 포함하여 여러 방면으로 더 ‘준비'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귀엽고 애교 있는 모습의 강아지들이 자꾸 떠오르시나요? 그 강아지들은 내가 소유하는 물건이 아니라 보호자와 평생 함께 살아갈 친구이며 가족입니다. 반려견이라는 한 생명을 키우는 데에는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노력, 자금, 그리고 알맞은 환경이 필요합니다.

강아지공장, 경매장, 애견샵, 유기견까지

사람들의 무지함 속에 수 많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어갑니다. 생명을 돈으로 취급하는 업자들의 처벌 규제나 법의 강화 같은 것이 반려동물 산업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최선일까요? 그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시작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혹은 키우고자 하는 우리 모두가 스스로 고민하고 깨닫는 것입니다.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는 브리더에게 반려견을 입양 받는 것, 부모견을 확인하는 것, 성장환경을 확인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한 생명을 책임지기 위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선진 반려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제도적인 규제보다는 반려인과 예비 반려인의 의식성장이 더 중요합니다.

반려견을 입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1. 반려견을 입양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감당할 수 있나요?
  2. 개의 평균 수명인 14살,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함께 할 것이라고 약속할 수 있나요?
  3. 한 달에 강아지에게 평균 130,000원 정도가 지출이 돼야 하는데 괜찮나요? (사료, 간식, 기타 용품의 구입, 기본적인 수준에서의 진료 및 치료 관련 등)
  4. 반려견이 함께할 공간이 움직임을 갖기에 충분히 넓은가요?
  5.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면 집주인에게 동의를 받았나요?
  6. 매일 반려견과 산책하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나요?
  7. 함께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도 모두 반려견을 키우는데 동의하나요?
  8. 규칙적인 미용과 훈련을 귀찮아 하지 않을 수 있나요?
  9. 견종의 성격, 성향, 특성, 백신 접종 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공부할 의사가 있나요?
  10. 휴가를 갈 때 혹은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셨나요?
  11. 성견이 된 후 원치 않는 임신 혹은 성 호르몬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을 피하기 위해 중성화가 필요한데 고려해 보셨나요?
  12. 모든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들의 의견과 시선도 역시 존중해 줄 수 있나요?
  13. 모든 질문에 1년 어느 때나 ‘네'라고 대답할 수 있나요?
브리더 견사를 방문할 때 알아야 할 Tip

브리더라도 모두 좋은 브리더는 아닐 수 있습니다. 입양 받기 전 반드시 견사에 방문해 보시길 권유해 드립니다. 유선으로 견사 운영 시간만 문의하고, 약속시간은 정하지 않고 방문해 보세요. 평소 상태에서 강아지들이 어떻게 뛰어놀고 생활하는지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괜찮은 브리더를 판단하는 것도 예비 반려인의 몫이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셔서 브리더와 견사를 방문하시고 평생 함께 할 반려견을 입양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이원영

최현일

페오펫 대표

식용견 농장을 운영하는 사촌으로 인해 낙후된 반려견 문화를 어렸을 때부터 봐 왔다. 현재 직접 견사들을 방문하며 강아지들이 태어난 곳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반려견 입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원영

이훈이

코르누보 공동대표, 브리더

낙후된 국내의 반려견 입양 문화를 바꾸려는 생각으로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 견사를 만들었다. 반려견 스튜디오, 용품, 캠페인 등을 확장하여 “한국의 선진 반려견 문화를 만들어가는 최초 반려동물 브랜드” 코르누보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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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5-31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