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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근육 키우기

알 수 없는 인생에 대처하는 방법

마음 근육 키우기 :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대처하는 법
마음 근육 키우기 :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을 대처하는 법

Uncertainty is an uncomfortable position. But certainty is an absurd one.
불확실한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확신은 어리석은 일이다.

- 볼테르 (Voltaire) -

시인 존 키츠가
남긴 말

스물다섯 살의 나이로 요절한 낭만파 시인 존 키츠John Keats는 언젠가 두 동생들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위대한 작가가 되려면 자신처럼 주관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해 진실을 찾겠다고 버둥대기보다는, 불확실성과 신비, 회의 안에 머무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셰익스피어는 이런 자질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이지요.

이러한 능력을 두고, 키츠는 ‘비우는 능력(Negative Capability)이라고 불렀습니다. 자아, 혹은 자신을 비우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을 뜻하지요. 우리가 ‘능력’이라고 할 때에는 대개 더 배우거나 늘어서 제어가 가능한 것을 뜻하기에 그것을 양(+)의 능력, 혹은 정적(Positive) 능력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더 얻거나 채우는 것이 아닌, 음(-)의 능력, 혹은 부정(Negative)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의 반대방향을 향하고 있지요. Negative라는 단어 때문에 종종 ‘부정적 수용 능력’ 혹은 ‘소극적 수용 능력’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자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적극적인 삶의 태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불확실한 앞날에
대처하는 방법

확신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볼테르는 확신을 갖거나 확실한 것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어리석다고 단언합니다.우리는 본능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싫어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뇌’가 싫어하지요. 우리 뇌는 몸 안과 밖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면서 신체 변화를 조절하고 균형을 맞춰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해주니까요. 예측이 안 되는 것, 뜻밖의 것은 뇌에게 가장 나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살아 있는 존재가 고통을 싫어하는 것도 당연하겠지요?

문제는 삶에서 고통과 슬픔을 피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실패하기도 하고, 믿었던 친구에게서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길을 걷다가 뜻밖의 사고를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내일 일도, 심지어 한 시간 뒤에 일어날 일도 예측할 수 없지요. 근본적으로 삶은 너무나 불확실합니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볼테르는 확신을 갖거나 확실한 것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노력을 어리석다고 단언합니다.

삶은 결코 내 뜻대로 되지 않고 곧 닥칠 어려움이나 재난도 예상할 수 없다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건강하고 좋을까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지만, 그 결과는 알 수 없다고 마음을 비울 수 있는 것은 어떨까요? 지금은 내 옆에 있지만 언젠가는 이별하겠구나 하는 마음을 염두에 두고 소중한 가족, 친구, 연인을 아낌없이 사랑하고 따뜻하게 대하는 것은 어떨까요?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아이에게 웃어주고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의 가방을 들어주고 길 찾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것을 어떨까요? 삶은 내가 원해서 시작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마무리하는 시점을 내가 정할 수도 없는 불가해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렇게 알지 못하는 사이에 태어나, 알 수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인간은 앞을 예측하려 하고, 자기 뜻대로 하려 하고 마음에 맞지 않으면 돌아서거나 못 본 척하지요. 어떻게 보면 우습지 않나요? 삶이 100이라면 아마 이런 태도는 10의 범위 안에서만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우는 능력, 견디는 힘

영국의 정신분석가 윌프레드 비온(Wilfred Bion)은 키츠가 언급한 ‘비우는 능력’을 삶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로 보았습니다.비온은 이것을, 살면서 겪는 고통이나 정확히 알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혼란 등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했지요. 이러한 그의 생각은 담아두기(Containing)라는 개념으로 발전해 지금은 심리치료와 정신분석에 관한 거의 모든 문헌에 등장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삶 그 자체를 위해서도 고통이나 혼란, 모호함을 뿌리치지 않고 그 안에 머물 수 있어야 합니다. 건강한 삶을 위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밝게 웃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요. 하지만 ‘긍정’이라는 미명하에, 부정적인 감정과 충동을 무시하거나 자신에게는 그런 것이 마치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간다면 그것은 가짜 ‘긍정’입니다. ‘내게는 좋은 것만 있다’, ‘나는 늘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건강해 보이시나요? 그런 분들의 대인관계는 어떤가요? 옆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전혀 공감하지 못해 항상 어긋나지는 않나요? 항상 밝고 긍정적이며 지나치게 당당한 사람이 주위에 있다면 한번 살펴보세요.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거나, 자기합리화가 심한 나르시시스트일지도 모릅니다.

불안해 하기 보다는 지혜롭게
흘러가는 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있는 것을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고, 자신의 부족함과 약점을 가진 채로 유연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가장 건강한 마음 상태라고 할 수 있지요. ‘나는 강하다. 어느 누구도 내게 상처 줄 수 없다’고 장벽을 높이 세우는 것보다, 내가 때로는 상처를 받고 슬퍼하며 울 수도 있지만 그런 일들은 모두 흘러가는 삶의 일부라고 마음을 여는 것이 더 정직하고 적극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될까요? 파도가 치는 것이 삶이고 우리는 그 파도가 어디로 데려갈지 알지 못합니다. 파도를 막으려 한다거나, 파도가 나아갈 방향을 예측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모험하는 마음으로 파도타기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때로는 마음을 비우고 파도에 올라탄다면 파도가 나를 놀라운 곳으로 데려다 줄지도 모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삶의 신비를 만나게 될 지도 모르지요. 그것이 불확실하고 불가해한 삶을 사는 지혜 아닐까요?

변지영

변지영

소장

공생연 (공부와 생활 연구소) 소장으로 한국인의 복잡하고 특수한 ‘자아’ 개념과 이로 인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학습된 무기력’ 증상을 연구하며 심리학과 철학의 경계에서 ‘삶이 되는 공부’의 방법론에 관해 연구중

역서 「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저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당신에게」 「항상 나를 가로막는 나에게」 「아직 나를 만나지 못한 나에게 」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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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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