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문학 기행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톨스토이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 톨스토이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 톨스토이

1910년 10월 28일 새벽, 러시아 중앙에 위치한 야스나야 폴랴나.
여든 두 살의 노작가가 아내 몰래 집을 빠져 나와 기차에 몸을 실었다. 평생 이상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했던 그가 마침내 재산과 저작권을 모두 포기하고 진정한 무소유의 삶을 선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 멀리 가지 못하고 아스타포보에 내린다. 기차 여행 중에 걸린 감기가 폐렴으로 번졌던 것이다.
고열로 신음하던 노작가는 역장이 마련해 준 작은 방에 몸져 누워 끝내 일어나지 못했고,
그의 임종이 멀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아스타포보 역에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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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세계적 문호, 톨스토이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 톨스토이
“그는 오랫동안 곁에서 떠나지 않던 죽음의 공포를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 죽음이란 것은 없었기 때문에 이제 그 어떤 공포도 있을 수 없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중에서-


1911년 11월 7일 아침 집을 떠난지 열흘 만에 노작가는 숨을 거두고 그의 종착역이 된 아스타포보 역은 훗날 그의 이름으로 바뀌어 불리게 된다. 톨스토이라고 말이다.
1828년 야스나야 폴랴나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톨스토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해 거의 10개 국어를 익혔지만 학업에 흥미를 잃고 중퇴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 생활 개선 운동에 앞장서는데..이마저 실패하자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있다가 군인이었던 형의 뒤를 따라 자원입대를 한다.

명작을 탄생시킨 이상과 쾌락 사이의 이중성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 톨스토이
학생, 그리고 계몽 운동가로서의 톨스토이와는 달리 군인으로서의 톨스토이는 성공적이었다. 전쟁에서 맹활약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자전 소설 <유년시절>을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까지 받게 된 것이다. 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그는 전역 후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톨스토이는 이상주의자인 동시에 쾌락주의자였다. 성욕과 도박에 빠져 있다가도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하곤 했는데, 이러한 이중성은 평생 그를 괴롭혔지만 그의 작품과 사상의 언동력이 되기도 했다.

“욕망과 도덕, 육체와 이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이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후 톨스토이는 사상가로서 삶과 죽음, 종교 문제를 고민하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바보 이반 이야기>등 도덕적 교훈들을 담은 작품들을 남겼다.

아내의 내조로 탄생한 명작들, 그러나…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 톨스토이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 첫 구절>-


방탕한 청년기를 보낸 그는 34세에 18세의 소피아 안드레예브나와 결혼을 하고, 약 50년간 부부로 지내며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그리고 결혼 후 경제적, 정서적 안정을 얻은 덕분에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대작을 집필할 수 있었다. 특히 아내 소피아는 톨스토이가 갈겨 써 놓은 <전쟁과 평화>를 깨끗하게 다시 써 둘 정도로 고집스러운 작가 남편에 대한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지극히 이상주의자였던 남편과 현실주의자였던 아내는 서로의 차이를 극복할 수 없었는데..

82세라는 늦은 나이에 톨스토이가 가출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도 아내 때문이었다.
고뇌하던 이상주의자 : 톨스토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마법의 초록 지팡이가 있어. 그 지팡이는 이 숲 속에 묻혀 있단다.”

-요한복음 12:24-

큰 형이 들려준 초록 지팡이 이야기를 평생 가슴에 간직하고 있었던 톨스토이. 그는 숨을 거두기 전 지팡이가 묻혀 있다는 집 근처 숲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묘비도 없는 작은 흙더미 아래에 영면에 들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행복을 바랬던 이상주의자 톨스토이의 삶, 영상을 통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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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5-10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