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로맨스

22장 - 오만과 편견

 
                             22화 - 오만과 편견 (2)                                                                서희의 집 앞, 서희를 기다리고 있는 차 한 대.                                 집에서 나온 서희가 차에 오른다. 차에는 희준이 기다리고 있다.
                                                            서희 : “이렇게 갑자기 어쩐 일이야?”                                희준 : “(빙긋) 너랑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나서.”                                서희 : “(갸웃) 그게 어딘데...?”                                희준 : “나를 좀 더 알려줄 수 있는 곳.”
                                                            납골당.                                 유리장 안에는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15살 쯤의 남자 아이의 사진(어린 구준과 조금 닮았다)이 있고 그 앞에 미니 비석에는 ‘정희준’이라는 이름이 쓰여있다.                                 유리 장안에 꽃을 넣는 희준.                                서희가 묵념하는 희준을 지켜보고 있다.
                                                                서희 : “(사진을 보며) 이 아이가 희준이구나.”                                희준 : “(끄덕) 사고였대. 수영을 좋아했는데 갑자기 심정지가 왔다고 하더라... 나랑 많이 닮았지?”                                서희 : “너 어렸을 때랑 많이 닮았네. ”
                                                            희준 :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보고 많이 놀라셨대. 이 아이가 꼭 살아 돌아온 것만 같아서.”                                서희 : “그래서 너를 입양하기로 하신 거구나.”                                희준 : “응. 아버지랑 형이 병원에서 사라지시고, 망연자실한 내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아른거리셨대. 이 아이랑 같이 내가 꿈에 계속 나타났던 모양이야. 마치 그 아이가 나를 부모님에게 보낸 것처럼...”                                서희 : “(빙긋) 좋은 가족이 생겨서, 다행이야.”                                희준 : “(빙긋) 응.”
                                                            납골당 공원을 걷고 있는 서희와 희준.                                희준 : “혜성이가 태어났을 땐, 솔직히 겁났어. 나는 양 아들이니까 혜성이가 태어난 이상, 더는 양부모님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었지. 내 큰 착각이었지만.”                                서희 : “좋은 부모님이셨지?”                                희준 : “(끄덕) 오히려 내 덕분에 혜성이까지 선물 받은 거라고 하셨어. 혜성이가 태어나고 우린 더 완전한 가족이 됐지.”
                                                                가만히 희준의 손을 잡는 서희의 손                                희준 약간 놀란 듯 서희를 보면,                                 서희 : “네가 행복해져서 정말 좋아.”                                서로를 바라보며 활짝 웃는 두 사람.                                (시간 흐름)
                                                            도서관 전경                                서희 : ‘공간이라는 것은 재밌다.’                                책이 잔뜩 꽂혀있는 서가.                                서희 : ‘처음에 이곳은 나에게 꿈이었고,’                                도서관 복도. 책을 들고 이동하고 있는 서희.                                서희 : ‘사서가 되고부터는 일터였다.’                                정원에서 최선생과 차를 마시고 있는 서희.                                서희 : ‘그리고,’
                                                            문득 고개 돌려 도서관 건물 입구를 바라보는 서희.                                건물 앞에는 어린 서희와 어린 구준이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는 환영이 있다.                                서희 : ‘이제 내게는 추억과 함께 되찾은,’                                환영이 스르르 사라지며, 그 위로 손을 흔들고 다가오는 희준의 모습이 보인다.                                서희 : ‘그가 여기에 있다.’                                활짝 웃으며 희준에게 다가가는 서희.                                서희 : ‘이제 내게 이 곳은 운명이다.’                                “어? ”하며 서희의 표정이 곧 놀람으로 바뀐다.
                                                            희준의 뒤로 따라오는 가짜 구준(이하 구훈)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                                구훈 : “(빙긋) 오랜만이에요. ”                                서희 : “(마주 빙긋) 네, 오랜만이에요. ”                                식당. 화기애애한 세 사람.                                서희 : “진짜 감쪽같이 속았죠 뭐. 솔직히 어렸을 때 준이랑 더 닮았으니까요. ”                                희준 : “하긴, 내가 좀 많이 컸지? ”
                                                            서희 : “(희준의 머리 헤집으며)그래~ 평생 땅꼬마일줄 알았더니. ”                                웃으며 마주보는 서희의 희준을 가만히 보는 구훈.                                구훈 : “좋아 보여요, 두 사람. ”                                서희 : “(수줍게 미소 짓는) 헤헤... ”                                희준 : “(빙긋) 고마워. 다 형 덕분이야. ”
                                                            구훈 : “내가 다 망칠 뻔 했는데 뭘. ”                                희준 : “아니... 형이 시작하지 않았다면, 난 용기 내지 못했을 거야. 고마워. ”                                손을 맞잡는 희준과 서희.                                두 사람을 보며 빙긋 웃는 구훈의 얼굴.
                                                            (계절의 흐름)
                                                            1년 후                                도서관 정문. 머리에 손수건을 두르고 선글라스를 쓴 서희. 몹시 의심스러운 모습이 코믹하다.                                그 뒤로 슥 나타나는 희준. 역시 선글라스를 쓰고 검은 봉지를 들고 있다.                                 희준 : “들어가자. ”                                스슥- 사람들 몰래 몰래 계단을 올라가는 서희와 희준.                                어문학실앞. 스슥- 몰래 들어가는 두 사람.
                                                             서가 옆으로 붙어 서는 두 사람을 발견하는 혜성(약간 더 성숙한 모습).                                혜성 : “응? 형이랑 서희 샘...? ”                                그 때, 남사서가 “응? 뭐지?” 하고 서가 사이 두 사람이 있는 쪽을 두리번거린다.                                일부러 살짝 몸을 움직여 아지트로 향하는 두 사람을 가려주는 혜성.                                 혜성 : “아~ 내가 찾던게 여기 있나~~~~ ”                                “아닌가...” 하며 갸웃하다가 돌아가는 남사서.
                                                            아지트.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서희와 희준.                                 조심스럽게 문을 닫고,                                 서희 : “(손수건이랑 선글라스 벗으며) 잠입 성공! ”                                희준 : “(킥킥대며 선글라스 벗고 검은 봉지 흔드는) 성공! ”                                떡볶이를 바닥에 펼치고 맛있게 먹는 두 사람.                                서희 : “(냠냠) 여긴 그때랑 맛이 똑같다니까.”
                                                            희준 : “(쩝쩝) 응. 미국에 있을 때 이 집 떡볶이가 제일 생각나더라.”                                “아~ 배부르다” 하며 벌렁 뒤를 짚고 앉는 두 사람.                                서로 마주보며 헤헤 웃는다.
                                                            희준 : “아, 참. 나 다음 책 넣어 놨는데. ”                                서희 : “(벌떡 일어나며) 아, 정말? 뭔데에~? ”                                서희가 비밀 공간을 손으로 더듬는다.                                 서희의 손에 잡히는 접힌 쪽지 하나.                                서희가 조심스럽게 쪽지를 펴 본다.                                “이건...?” 하는 서희.
                                                            오만과 편견의 찢겨진 페이지다.                                형광펜으로 “당신의 감정이 여전히 지난 사월과 같다면, 당장 그렇다고 말해 주십시오. 나의 애정과 소망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라는 대사가 표시 되어있다.                                서희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 희준.                                 그리곤 서희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준다.                                 희준 : “당신의 감정이 여전히 지난 사월과 같다면, 당장 그렇다고 말해 주십시오. 나의 애정과 소망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
                                                            서희 : “(눈에서 눈물이 톡 떨어지며) 이 페이지.. 네가 가져간 거였구나... ”                                희준 : “응. 오늘을 위해서. (일어나 서희를 마주보며) 서희야. 나랑 결혼해줄래...?”
                                                            놀란 서희의 얼굴.                                그러나 이내 “응.” 하며 세차게 끄덕이는 서희.                                 서희와 희준 서로를 끌어안으며...                                                                -END-                                                                <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깊이 빠져버린 후였지요.  />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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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2-21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