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로맨스

20장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20화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2)                                                                ‘843-ㅇ393오’라는 제목의 책 표지.                                책이 펼쳐지고, 아지트 창가에 서서 책을 조심스레 넘겨보는 서희.
                            아련한 서희의 얼굴 클로즈업.                                 서희 : ‘책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서희의 눈에서 책으로 톡,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                                서희 : ‘내 인생의 최악의 날은, 내가 고아가 된 날도 아니었고 아버지가 날 버린 날도 아니었다.’                                플래시백. 어린 구준에게서 돌아서 가는 화가 난 어린 서희의 모습.                                서희 : ‘그녀가 못난 내게 이별을 선언하던 날. 그 날이 내게는 최악의 하루가 되었다.’
                            책 내용.                                도서관 정문. 어린 구준과 어린 서희가 즐겁게 도서관에서 나오고 있다.                                 손을 흔들며 밝게 헤어지는 두 사람.                                 서희가 총총총 밝은 얼굴로 걸어가면, 그 모습을 물끄럼 보고 있는 어린 구준.
                                돌아선 구준, 터덜터덜 걸어간다.                                 ‘꽃샘 고아원’ 간판이 보이는 건물. 그 앞에 선 어린 구준.                                힘없이 들어가는 어린 구준의 등 위로,                                 구준아빠 : “준아.”                                의아해 돌아보는 어린 구준.
                            40대의 초라한 남자가 공장 점퍼를 입고 서 있다.                                 어리둥절하게 남자를 바라보는 어린 구준.                                 고깃집. 고기를 보며 꿀꺽 침을 삼키는 어린 구준.                                고기를 어린 구준 앞에 놓아주는 아빠.                                구준아빠 : “많이 먹어라.”
                            어린 구준이 한 점 고기를 집어먹더니, 이내 정신없이 허겁지겁 고기를 먹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는 구준 아빠.                                나란히 거리를 걷는 구준 아빠와 어린 구준.                                어린 구준은 아빠를 올려다보고는 혼자 조용히 웃는다.                                구준 : ‘설�다.’
                            함께 걷고 있는 부자의 뒷모습.                                구준 : ‘나에게도 가족이 있다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그녀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병원. 자신과 똑 닮은 어린 구훈(병실에 누워있는)과 마주하는 구준.                                 당황한 기색이다. 그 위로,
                            구준아빠 : “인사해라, 네 쌍둥이 형이다.”                                구훈 : “안녕.”                                구준 : ‘나는 형을 만나서 생각했다.’                                멍한 어린 구준의 얼굴.                                구준 : ‘이렇게 똑같이 생긴 쌍둥이라면, 왜 아버지는 나를 버리고 형을 선택한 것일까.’
                            구준아빠 : “네 형이 많이 아파... 준이 네가 좀 도와줄 수 있겠냐...?”                                구준 : ‘이제껏 내버려놓고, 내가 왜 당신들을 도와야 하냐고 묻고 싶었다. 그러나,’                                구준의 손을 가만히 붙잡는 구준 아빠.                                구준 : ‘혹시나 하는 희망이 내 안에서 또아리를 틀었다.’
                            구준 : “(미소지으며) 네, 아빠.”                                구준 : ‘형을 살리고 나면, 나를 형처럼 사랑해줄지도 모른다는...’                                어린 구준의 척추에 커다란 주사기가 꽂힌다. 환자복을 입고 모로 누워있는 어린 구준                                구준의 모습에 눈물이 한줄기 흐르고 있다.                                구준 : ‘그것이 나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데스크 간호사를 향해 꾸벅 인사하며 병원으로 들어서는 어린 구준.                                구준 : “안녕하세요.”                                간호사 : “(당황하며) 어어... 준이 왔구나..”
                            입원실을 향해 걸어가는 구준. 그 뒤로 간호사 둘이 “어떡해...? 모르나봐.” 하며 속닥거리고 있다.                                중년의 의사(구준의 새아빠, 뒤에 나옵니다)가 뒤에서 입원실로 향하는 구준을 바라보고 있다.                                입원실 문을 열고 들어간 어린 구준.                                구준 : “아빠, 형, 저 왔어요~”
                            그러나 텅 비어있는 침대.                                멍하니 침대를 바라보는 구준의 모습.                                 구준 : ‘나는 다시 버려졌다.’
                            도서관 아지트, 혼자 웅크리고 앉아있는 어린 구준.                                구준 : ‘화가 났다. 왜 나는 내 것을 내어주고도 이렇게 쓰레기같이 버려져야 하는지...’                                문을 열고 밝은 얼굴로 작고 납작한 초콜렛 상자를 하나 들고 들어오는 어린 서희.                                서희 : “준아~! 이것 봐~”                                초콜렛 상자를 열어 보이는 서희.
                             서희 : “울 아빠가~”                                아빠라는 말에 움찔하는 어린 구준.                                서희 : “출장 갔다 오면서 이거 사다 주셨어. 엄청 맛있어. (하나 꺼내어 주며) 자, 먹어봐.”                                구준 : “됐어.”                                서희 : “먹어보라니까~ 진짜 맛있다? 안에 엄청 달콤한 캬라멜이 들어있어.”                                구준의 목울대가 꿀꺽. 침을 삼킨다.                                구준 : ‘싫었다.’                                서희 : “(더 구준의 입에 가까이 가져다 대며)거봐~ 먹고 싶으면서, 얼른~”                                구준 : ‘이 상황에서도 초콜릿이 먹고 싶은 내가. 그래서 화가 났다.’
                            서희의 손을 팍! 쳐내는 구준.                                구준 : “됐다니까!!!”                                우수수... 바닥에 쏟아지는 초콜릿들.                                구준 : ‘아무 잘못도 없는 그녀에게 화를 쏟아냈다.’                                놀란 서희가 멍하니 구준을 바라본다.                                서희 : “준아... 너 왜그래? 뭐 기분 나쁜 일 있어?”                                구준 : “.......”                                구준의 어깨에 손을 얹어지는 서희의 손.                                서희 : “준아...””
                            서희 : “(애써 미소지으며)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차차 괜찮아 질 거야. 힘 내, 준아.”                                구준 : “하...! 괜찮아 진다고...? (서희의 손 쳐내며) 괜찮아지긴 뭐가 괜찮아져?! 아무것도 모르면서 허튼 위로하지 마!”                                서희 : “준아...?”                                구준 : “(고개 숙이며) 그만 가. 혼자 있고 싶어.”
                            가만히 구준을 내려다보는 서희. 그러다 자신도 화가 난다.                                서희 : “맞아. 니 말대로 난 아무것도 몰라! 당연하잖아? 니가 아무것도 알려준 적이 없으니까!”                                구준 : “(화가 나면서도 당황스러운 얼굴로 서희를 올려다보는...)”                                서희 : “혼자 있고 싶다고 했지? 그래. 그럼 내가 사라져줄게...!”
                            휙 돌아서 가버리는 어린 서희.                                남은 구준은 당황하다가 이내 욱해서 소리 지른다.                                구준 : “그래! 다시는 여기 오지 마! 다시는...!!”                                눈물을 참으며 걸어가던 어린 서희가 멈칫 하더니. 이내 참던 눈물을 흘리며                                서희 : “안 와.”                                말한다.                                쾅! 닫히는 문.
                            아지트. 혼자 남겨진 구준의 부감.                                구준 : ‘나는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                                (시간흐름)                                고아원 앞. 터덜터덜. 걸어가고 있는 구준.                                그 앞을 누군가 막아 선다.
                            의사 : “(인자하게 미소지으며) 네가 구준, 맞지... 아저씨 기억하니?”                                구준 : “아... 그 때... 의사 선생님...”                                의사 : “(미소 지으며) 다행이네~ 기억하는구나.”
                            마주하고 있는 의아한 구준과 의사의 모습                                의사 : “준아, 아저씨랑 같이 미국에 갈래?”                                놀란 구준의 얼굴.                                구준 : ‘기회가, 왔다.’
                            (시간흐름)                                아지트 문이 열린다.                                구준 : ‘누군가와 가족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나는 놓칠 수 없었다.’                                ‘멋진 신세계’ 를 들고 아지트로 들어오는 어린 구준.                                구준 : ‘그러나 떠나기 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비밀 장소에 책을 넣는 구준.                                구준 : ‘나의 못난 짓에 대해 사과하고 싶었다. 하지만... ’                                거미줄 쳐진 아지트 비밀 공간에서 낡아가는 ‘멋진 신세계’                                구준 :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 머나먼 과거로부터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 때, 사람들이 죽고 사물들이 부서지고 흩어진 후에도, 맛과 냄새만이, 연약하지만 끈질기게, 실체가 없으면서도 오랫동안 남아 떠돈다. 마치 영혼들처럼, 기억하고 기다리고 희망하면서, 다른 모든 것들이 부서진 가운데서.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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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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