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人테리어

아이들의 집, 어른들의 집

인문학 人테리어, 11화 아이들을 위한 공간 인문학 人테리어, 11화 아이들을 위한 공간

가족, 그 중에서도 아이

아이가 태어난다. 스스로 뒤집기를 시작하고, 기어 다니더니, 어느새 두 발로 선다. 넘어질 때마다 심장이 철렁하지만, 그렇게 넘어지면서 아이는 걷기 시작하며 부모에게 의지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맹목적인 사랑’은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라지만 아이 역시 부모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훌륭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무조건 부모를 믿고 의지한다. 이 하나하나의 과정이 얼마나 신비롭고, 사랑스러운지.
키울 때는 힘들고 지치지만 어느새 훌쩍 자라 있는 아이들을 보면 그런 시간도 잠시. 죽어도 둘째는 안 된다던 다짐은 어느덧 사라지고 이 아이의 동생을 낳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우리 집에서 아이가 아닌 어른의 집?

홈 인테리어를 시작한 이유도 그 중 하나였다. 다양한 유형의 가족들이 있겠지만,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의 행복의 바탕으로 그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홈 인테리어 상담을 하기 위해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공간은 어떻게, 저 공간은 어떻게. 상당히 많은 종류의 고민과 바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이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부모의 마음을 엿볼 수 잇다. 상담의 주체는 대부분 부모이지만 가족은 엄마와 아빠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구성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들도 가족이다. 아직 자신의 의사를 피력하기에는 어리고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집에서 행복하게 자라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아이의 시선 역시 중요하다. 어쩌면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 집이 어른의(어른을 위한) 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집, 어른들의 집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은 실제로 장난감을 수납하는 공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놀이방에서 노는 아이들을 본 적도 거의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우리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따르기 때문에 장난감을 가지고 우리가 있는 곳으로 온다. 그러면 온 집안이 마치 놀이방처럼 변하는 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 건 아이들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실제로는 온 가족을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여기에 아이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세가지 팁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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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TIP

놀이방이 따로 있는데, 왜 거실에서 놀까

거실과 놀이 공간의 사이 좋은 공존

人문학 人테리어, 11화

예쁘게 홈 인테리어를 마친 우리 집, 하지만 거실에 놀이 매트를 까는 순간 그 간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만다. 거실이 놀이방으로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온갖 종류의 장난감들이 즐비하고 TV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흔한 모습이다.

人문학 人테리어, 11화

거실이 놀이방처럼 변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된 놀이방이 따로 없는 것도 아니다. 따로 놀 수 있는 장난감으로 채워진 놀이방이 멀쩡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아이는 놀이방에서 놀지를 않는다. 혼자 놀던 둘이 놀던 어느 정도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가 있는 거실로 따라 나오는 것이다. 아이들은 우리를 맹목적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 아이가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의 모든 공간이 놀이터가 된다면 부모도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곳이 없어질 뿐더러 부부간의 대화 역시 줄어들게 된다.

人문학 人테리어, 11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거실에도 아이를 위한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거실 발코니를 확장하고 늘어난 공간을 실제로 활용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 공간을 아이를 위한 독립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주면 큰 공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아이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거실을 만들 수 있다. 아이들에게 놀이 영역을 인지시켜주고 그 공간을 넘어 어지럽히지 않도록 일러두면 거실 전체가 놀이방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정리정돈에 대한 책임감과 필요성도 교육시킬 수 있고, 잘 놀고 있는 지 수시로 확인할 수도 있으니 일석 이조!

아이들은 왜 숨기를 좋아할까

가벽으로 비밀 공간 만들어주면 정돈습관과 학습효과도 UP

人문학 人테리어, 10화

전에 소개된 적이 있는 이미지다.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이야기로 채우기 편 바로가기) 이번 편에는 사진 속 가벽의 너머에 있는 비밀 공간을 공개하려 한다.

아이들은 좁고 숨어있을 곳을 좋아한다. 아이의 ‘나만의 공간’에 대한 열망(?)은 외국 영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다락방이나, 커다란 느티나무 위에 세워진 오두막을 보면서 더더욱 커진다. 비록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정원이 있거나 계단이 있는 2층집에 살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그런 곳을 만들어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오두막이라서가 아니다. 아이는 기본적으로 몸이 작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 있으면 마치 자신이 큰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기 때문에 좋아한다. 이런 환경에서 아이는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 아이에게도 분명 휴식이 필요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공간이 필요하다.

인문학 人테리어 11화

사진에서처럼 가벽을 세우면 방안에 또 하나의 방이 생긴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숨어있을 공간을 가질 수 있고 가벽 뒤는 여러 가지 수납 또는 책상 등의 필요한 가구배치가 가능하다. 혹시 정리 정돈이 안 되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가벽이 가려주니까.

방안에 아이들 키 높이의 가벽을 만들어 또 하나의 다른 공간을 만든다. 사진은 수납장을 가벽으로 활용하여 수납 공간도 확보하고 더불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케이드 게임기까지 갖춘 놀이 공간의 모습이다. 마주보는 창가에는 낮은 오픈 선반장을 설치하여 여러 장난감을 수납하였다. 전용 수납 바구니를 활용하면 장난감 정리가 훨씬 수월해 진다.
역시 이 공간은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비밀 공간이기 때문에 깔끔한 상태를 유지해야 그 공간을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어 스스로 정리정돈을 하게끔 유도할 수 있다.

人문학 人테리어, 11화

가벽을 활용한 아이들 공간이 비단 놀이공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잠자고 공부하는 공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하나의 방을 가벽을 통해서 잠자는 공간과 공부하는 공간으로 구분하고 가벽 뒤에는 책상을 배치하여 공부하기에 적합한 공간을 만들었다. (책상 뒤에 침대가 있으면 어떻게 될 지 우리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가벽 뒷면은 다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금속타공판을 설치하여 자석으로 메모나 가정통신문 등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높낮이를 즐기는 아이들

15cm의 차이가 만든 놀이터

人문학 人테리어, 11화
인문학 人테리어 11화

공간의 영역을 구분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있다. 바로 바닥과 단차를 주어 높여 주는 것. 단지 15cm만 단을 높여 평상 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어도 아이들에게 멋진 놀이터를 선물할 수 있다. 크지 않은 차이지만 주변과 다른 공간감을 주기 때문이다.

방안의 창가 공간을 잘 활용하면 이러한 공간구성이 가능하다. 아이는 기본적으로 독립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좁고 구석의 공간을 좋아한다. 방안의 창가는 아이의 그러한 심리를 케어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바닥에 낮은 수납장을 설치하고 벽면은 책장으로 구성된 놀이 공간의 모습이다.
여자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가구 그리고 양쪽 벽면의 커튼과 핑크색상 계열의 러그로 놀이 공간을 스타일링 하였다. 방보다 높은 평상 형 공간에서 친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이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상상된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공간은 바로 안방이다. 일반적인 안방이 아닌 TV와 소파 그리고 드레스룸까지 갖춘 가족실로 재탄생 된 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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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여겨 볼 점은 발코니를 확장하고 바닥에 15cm 정도의 단을 만들어 들어 올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늑한 공간은 아이들이 낮잠도 자고 그림도 그리는 입체적인 공간으로 재탄생 되었다. 단지 주변보다 15cm 올라갔을 뿐인데 아이들을 위한 독립적이고 개성 있는 놀이터 공간이 만들어졌다.

아이는 아직 우리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만큼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우리 모두는 가족이고 가족이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특성과 패턴을 파악해야 한다. 아이의 성향과 행동을 고려한 계획은 어른인 우리의 취향과 필요를 고민하는 것과 동일한 선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단지 ‘여기에서 놀아’라고 지정해주는 것을 넘어, 부모도 집을 편안하게 느끼고 아이 역시 자신만의 공간을 어떻게 가꾸고 활용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는 인테리어가 계획되어야 한다.

人문학 人테리어, 임승민 디자이너 사진


임승민디자이너

수납을 통해서 정리정돈 시스템을 구축하는 공간디자인을 추구하는 홈디자이너.
홍익대학교에서 건축학과와 목조형가구학과를 전공했으며 현재 홈디자인 전문 회사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다.

tvN채널의 인기 집방, ‘렛미홈’에 홈마스터로 출연하여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팁을 제안하고 있다.

임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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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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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2-06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