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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人테리어

하나의 공간을 다양한 이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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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인테리어 한다고?

사람들은 인테리어를 단순히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공간은 배경이 될 뿐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주인공은 가족이다.
더 나아가 주인공인 가족이 배경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중요하다.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을 염두에 두지 않고 홈 인테리어에 접근하면
그 집은 사람이 아닌 공간을 위한 공간이 된다.

인테리어 하기 전 먼저 WHY를 생각해보자

‘골든 서클’(Golden Circle)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어떠한 일의 목적(why)을 명확히 한 후, 그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how)을 고민하고, 그 결과 얻게 되는 결과물(what)은 어떤 것이라는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이먼 시넥은 TED 강의에서 이 개념을 소개하며 Why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했다. 갑자기 웬 골든 서클이냐고? 모든 행위에는 ‘왜’가 있어야 한다. 일의 목적과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그 결과물 역시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자, 우리는 인테리어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왜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걸까? 단순히 ‘있어 보이는 집’으로 꾸미기 위해서? 자랑을 하기 위해서? 사실, 인테리어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그 행위를 통해 증명하고자 하는 가치가 ‘보여주기’라면 이유는 오히려 명확해 보인다.

좋은 시간을 인테리어 하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인테리어를 한다.
좋은 시간. 그런 시간을 고려한 공간 계획은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다.

자, 이제 “우리 집에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인테리어를 해야겠다”라는 명확한 이유가 생겼다. 그럼 이제 어떻게 좋은 시간을 인테리어 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가 있는지를 보자. 공간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간의 개념을 알아보고 직접 적용된 사례들을 살펴보면서 공간과 시간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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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별 인테리어 TIP

같은 공간이 시간 별로 달라진다고?

“거실을 3가지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人문학 人테리어, 9화

이 사진 속 공간의 모습을 기억하자

같은 공간이라도 시간이 다르면 여러 가지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즉 같은 공간이라도 시간대 별로 서로 다른 기능을 설정해 주고 그에 걸 맞는 공간을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다. 공간의 크기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사용하는 시간대 별로 공간에 여러 기능을 적용시키면 공간을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채울 수 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공간은 우리가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파가 있는 응접실이다. 응접실은 보통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을 위한 공간이다. 하지만 손님이 자주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 올지 모를 손님을 위해서 응접실로만 공간을 할애한다면 집이 크지도 않은데 활용도가 낮은 공간이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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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또 다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소파를 활용해 다른 기능을 설정했다. 여전히 앉거나 눕는 게 편한 우리 가족의 성향을 고려해 소파의 방석을 펼쳐 놓으면 두꺼운 방석 역할을 해 주는 디자인의 소파를 배치했다. 함께 과일을 먹거나 차를 마실 때 편안하게 바닥에 앉거나 비스듬히 누울 수도 있는 좌식 형태의 가족 실이 되었다. 또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놀이방도 되고, 조명을 모두 끄고 벽면에 빔 프로젝트를 쏘면 어느새 안락한 VIP 홈 시네마로 변신하기도 한다!

“드레스룸도 얼마든지 좌식 카페가 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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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드레스 룸, 넉넉한 옷장이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다.

평상시엔 본래 목적대로, 하지만 거실처럼 오픈된 공간이 아니라 좀 더 조용한 곳에서 오붓하게 차를 마시거나 간단한 음식을 즐기고 싶을 때는 바로 좌식 테이블과 방석이 세팅된다. 평상시에는 드레스 룸으로 다른 시간에는 미니 좌식 거실로 쓰이는 것이다.

위 이미지에서 보는 것처럼 옷장의 일부에 좌식 테이블과 방석이 빌트인으로 들어간 옷장은 주문 제작을 하면 된다. 이 드레스 룸의 이유는, ‘때로는 차를 마시거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이 컨셉트에 맞추어 가구를 제작했다.

한 치 앞을 내다보는 인테리어

“신혼이라면 부부 침실이 아닌 가족 침실로”

人문학 人테리어, 9화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만큼 가변적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예측이 가능한 일들도 꽤 있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고 신혼 집을 꾸민다고 가정해 보자. 보통 침실에는 둘이 함께 잘 수 있는 퀸 사이즈 침대를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우리 가족은 두 명이니까. 그 치만 아이를 낳지 말자고 합의한 관계가 아닌 이상 -사실 이건 정말 모르는 일일지도- 우리 가족이 언제까지 두 명일까? 몇 년 뒤엔 십중팔구 그들을 쏙 빼 닮은 귀여운 아이들이 생길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신혼 집을 디자인 할 때 부부 침실 대신 가족 침실을 준비하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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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신혼의 단꿈에 젖어 두 명 만을 위한 침실을 만들고, 몇 년 후 아이가 태어나면 더 이상 침대에서 부부와 아이들과 함께 잘 수 없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아이들까지 고려한 가족 침실을 디자인하자. 안방에 장롱에, 침대, 그리고 화장대까지 꽉꽉 들어차 있는데 침대를 더 놓을 공간이 어디 있냐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그런데 위 사진에 보이는 가족 침실들을 잘 보면 답이 보인다. 가족 침실을 만든 공간들은 모두 안방이 아니다. 거실도 가능하다! 잠은 안방에서 자야 한다는 생각은 모든 방에 보일러가 잘 들어오는 요즘의 아파트 문화에서 전혀 통용되지 않는 고정관념일 뿐이다.

“파티션 너머의 공간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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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낳았다고 끝이 아니다. 아이들은 자란다. 가족이 늘어나는 것도 변화지만 아이들이 점점 자라는 것도 변화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족 침실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잠을 잘 수 있겠지만 아이들이 커가면 어느 순간 각자의 방을 만들어 줘야 할 때가 오기 마련이다.

위 사진을 보면 현재는 아이들의 장난감과 게임기로 채워진 놀이방이다. 하지만 키 낮은 파티션 너머에 공간의 비밀이 숨어있다.

人문학 人테리어, 9화

아이들이 어릴 때는 놀이방으로, 성장해서 독립된 방이 필요할 때는 파티션으로 공간을 나누어 주면 된다. 그 때를 대비해 미리 침대 공간에 매트를 깔아 공간을 확보해두자. 이렇듯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 가족이 변화하는 모습을 미리 예측하고 다가올 미래를 공간에 반영하면 시간의 개념이 더해진 살아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안방에서 잠을 자야 하는 건 아니다

人문학 人테리어, 9화

2미터 가까이 되는 큰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벤치까지 갖추고 있는 이 곳은 어디일까? 자세히 봐도 일반 가정집에 이런 공간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생경한 모습의 공간이다. 정답은 우리 집에서 거실을 제외하고 가장 큰 공간, 바로 안방이다. 가장 크고 넓은 공간이라는 점에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시간의 개념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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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파트는 거실과 안방의 크기가 비슷하다. 이는 집에 거실처럼 큰 공간이 2개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큰 안방은 보통 침실로 쓰인다. 문제는 용도가 아니다. 시간이라는 개념에서 과연 우리는 안방이라는 큰 공간을 하루 중 얼마나 사용을 할까? 보통 하루 24시간 고작 1/4만을 그것도 잠자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사용 시간과 비례해서 공간의 크기를 생각해 볼 때 잠자는 시간은 적고 깨어 있는 시간은 많다. 따라서 잠은 작은 방에서 자고 큰 방인 안방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제안한다.

공간을 더 의미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처럼 시간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공간에 시간대 별로 다양한 기능을 부여해 주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게 될 우리 가족의 모습을 상상하기도 하고 사용시간을 생각해서 사용공간을 정하는 것. 이번에 이사할 집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한 번 더 고민해 보고 공간이 아닌 우리 가족이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人문학 人테리어, 임승민 디자이너 사진


임승민디자이너

수납을 통해서 정리정돈 시스템을 구축하는 공간디자인을 추구하는 홈디자이너.
홍익대학교에서 건축학과와 목조형가구학과를 전공했으며 현재 홈디자인 전문 회사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다.

tvN채널의 인기 집방, ‘렛미홈’에 홈마스터로 출연하여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팁을 제안하고 있다.

임승민
사진
임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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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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