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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람에 공간을 맞춰라

人문학 人테리어, 8화 사람에 공간을 맞추면 일상이 다양해진다人문학 人테리어, 8화 사람에 공간을 맞추면 일상이 다양해진다

작은 공간을 넓게 쓰는 생각

우리는 집 또는 공간과 관련된 문제의 원인을 ‘좁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단순히 공간이 넓어진다고 해서 정리정돈이 잘 되거나 가구와 가전과 집기들이 제자리를 찾는 건 아니다.

넓은 것과 넓게 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홈 디자인과 관련된 상담을 하다 보면 집이 좁아 보인다는 이유로 발코니를 확장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발코니를 확장하여 거실이 넓어진다고 해서 공간 문제들이 해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작은 집에 산재해 있던 공간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런 다음 넓은 집으로 옮긴다면 공간의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보통 작게 시작하는 신혼 부부의 집에도 이러한 생각을 적용할 수 있다. 보통 신혼의 부부 두 사람만 거주하는, 2인 가족의 생활 규모로 보자면 10~20평형 정도면 아무 문제없이 생활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하루 하루 살림살이가 늘어가고, 점차 정리정돈이 되지 않는 집을 바라보면서 문제의 원인을 좁은 공간에서 찾으려고 할 때가 많다. 결국 아이가 태어날 때 즈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인 신혼부부의 모습이다. 하지만 넓은 집으로 이사 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넓은 공간도 좁게 쓸 수 있고 좁은 집도 넓게 쓸 수 있는데?

문제는 공간의 크기가 아니고 생각의 차이다. 생각이 바뀌면 공간이 바뀐다.
다음의 3가지 신혼집 사례를 통해 작은 신혼 집을 넓게 쓰는 방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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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공간을 찾는 TIP

공간사람을 끼워 맞추지 말자

“먼저 방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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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장 작은 방을 침실로 활용한 집의 모습

거실에는 TV와 소파를, 가장 큰 방은 부부 침실로, 작은 방 2개는 각각 드레스룸과 서재로. 신혼 집 인테리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공간 프로그래밍이다. 물론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과연 이게 ‘최선’일까? 자, 지금 당신에게는 20평대 방 3개짜리 아파트 신혼 집이 있다. 각 공간마다의 크기와 기능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인 공간을 고민하는 것이다. 다음에 소개되는 신혼집은 이러한 고민이 잘 반영된 홈 디자인 사례이다. 앞서 말한 일반적인 공간 프로그램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공간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공간을 더욱 넓게 쓸 수 있도록 계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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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평면도를 살펴보자. 일단 거실에 TV와 소파가 없다. 안방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침대와 화장대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침실은 어디일까? 입구 쪽 작은 방에 침대와 화장대가 눈에 띄는 것을 보니 그곳이 침실인가 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구성이다. 이러한 공간 구성의 장점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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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생활 공간이 넓어지면 같은 주방도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

사실 잠만 자는 용도로 우리집에서 가장 큰 방을 프로그래밍 하는 것은 공간의 낭비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방에서 잠자는 것을 해결하면 그 곳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공간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활용 가능해진다. 일상의 생활 공간이 그만큼 넓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홈 카페’와 ‘좌식 거실’이라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거실과 주방을 하나로 아우르는 홈 카페는 전체 벽면을 동일한 타일로 마감하여 하나의 공간으로 통일성을 주었다. 집안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카페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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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을 가장 좁은 방으로 옮기면 깨어 있을 때의 공간이 넓어진다

침실로 사용될 뻔한 안방도 다른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해졌다. 보통 일반적인 아파트의 거실과 안방은 크기가 비슷하다. 그래서 만들어 준 공간이 바로 좌식형 거실이다. 침대와 화장대가 빠진 안방에서 휴일이면 TV를 보면서 배달 음식을 즐길 수도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다.

이렇듯 일반적인 방들의 기능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공간 프로그램을 적용시키는 것만으로도 같은 공간을 훨씬 다양하고 넓게 사용이 가능하다. 지금 신혼집을 계획하고 있다면 어떤 가구를 살까 보다는 당장 방들의 쓰임새부터 다시 생각해 보고 그 방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도록 하자.

좁은 집에서 시작하는 신혼부부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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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이 아쉽다면 고개를 들어 천정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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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이 아쉽다면 고개를 들어 천정을 보자”

작은 신혼 집일수록 아쉬운 부분이 있다. 어떤 것일까?
아마도 수납공간의 부족일 것이다. 수납 공간을 만들려면 그 만큼 가구가 필요한데, 불행하게도 들어갈 수 있는 가구의 수량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상부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상부 공간을 활용하면 공간을 입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공간에서 추가적인 수납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16평 신혼집 인테리어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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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집기들이 가득한 주방은 수납의 포인트다

침대, 거실장, 식탁, 소파 등 신혼 집 가구들을 하나씩 장만하고 예쁘게 배치까지 했다고 상상을 해 보자. 소파에 누워 TV도 보고 식탁에서 밥을 먹고 침대에서 달콤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아직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남아 있는데 바로 살림살이들을 어떻게 수납하느냐 하는 것이다. 밥을 먹는다고 가정해 보자. 식탁만 있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쌀 보관소, 조리 도구, 식기 등이 필요하다. 16평형 집 크기로 모든 집기들을 수납하려면 도무지 답이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이미 바닥과 벽은 이런 저런 신혼가구들로 꽉 차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절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천정 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가구들 위로 생각보다 많은 공간들이 비어 있다는 것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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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과 주방을 비롯해서 작은 방에 이르기까지 비어 있는 상부공간은 얼마든지 있다.

동선을 제외한 모든 곳의 상부 공간은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 ‘상부장’이라고 하면 주방에만 있는 그것이라고 이해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집의 모든 공간에는 상부장을 설치할 수 있다! 이곳에는 주로 접어서 보관하는 옷이나 무게는 많이 나가지 않지만 부피가 커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살림살이를 수납하는 게 좋다. 이를테면, 각티슈나 휴지 같은. 또한 이런 상부공간들을 알차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제작이 용이한 시스템 가구를 통해서 상부장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주로 싱크대와 붙박이 장 업체에서 주문이 가능하니 참고하도록 하자.

집을 통해서 가족만의 개성을 표현하자

“문을 없애면 집도 넓어지지만 가족 간의 스킨십도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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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는 거실이 없어 집이 좁아 보이는 편이다

요즘은 오래 된 빌라나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신혼 집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신혼 부부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라는 규격화된 주거 형태가 갖고 있는 장점도 있지만, 독특한 구조의 빌라를 내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 하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의 사이의 벽은 높은 것이 사실. 실제로 오래 된 빌라 중 대다수는 거실이 없고 방만 3개에 주방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대부분이다. 거실이 없다 보니 일반적인 아파트를 생각했던 신혼 부부들은 공간 새롭게 계획하느라 애를 먹기 마련이다. 게다가 사방이 벽과 방문들로만 둘러싸여 있어 더 좁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단점은 곧 장점이 될 수도 있는 법. 지금부터 소개할 신혼집은 18평형 오래된 빌라를 별도의 구조변경 없이, 앞서 말한 난관을 장점으로 극복해 30평형대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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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을 살펴보면 현관에서 집에 들어서자마자 앞서 말한 것처럼 거실은 존재하지 않고 바로 주방이 나타난다. 주방을 3개의 방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다. 거실처럼 넓은 공간에 들어서는 것이 아니다 보니 같은 평수의 일반적인 아파트에 비해서 좁게 느껴지고 공간 구성에도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벽을 허물어서 방 하나를 터버리는 구조 변경은 너무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오래 된 빌라는 구조상 이러한 공사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집은 구조 변경 없이 생각보다 간단한 아이디어 하나로 불리한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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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모두 없애는 것은 꽤 효과가 좋다. 물론 침실 방문은 없애면 안 된다.

그 방법은 바로 침실을 제외한 나머지 방들의 방문을 모두 없애는 것 이었다. 방문을 모두 없애 버리니 시각적으로는 원래 구조의 집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넓어 보이는 것은 물론, 물리적으로도 공간이 넓어졌다. 18평 빌라지만 방문을 없애고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을 개방함으로써 30평형대 집에서 볼 수 있는 10m가 넘는 열린 공간이 확보되었다.

그렇게 확보된 공간을 하나는 거실 다른 하나는 북 카페로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외부 주방에서는 물론 내부 방안에서도 방문을 없앤 효과는 톡톡히 볼 수 있는데 이는 주방과 거실 그리고 북카페를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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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장 좋은 방을 침실로 만들면 일상이 다양해진다

이렇듯 불리한 구조를 갖고 있는 오래 된 빌라의 경우도 방문을 없애는 간단한 방법만으로 작지만 넓게 쓰는 신혼 집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人문학 人테리어, 임승민 디자이너 사진


임승민디자이너

수납을 통해서 정리정돈 시스템을 구축하는 공간디자인을 추구하는 홈디자이너.
홍익대학교에서 건축학과와 목조형가구학과를 전공했으며 현재 홈디자인 전문 회사 투앤원디자인스페이스를 운영 중이다.

tvN채널의 인기 집방, ‘렛미홈’에 홈마스터로 출연하여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는 인테리어 팁을 제안하고 있다.

임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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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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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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