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로맨스

18장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3)

                             18화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3)                                화장실. 세면대에서 손을 씻는 여학생.                                 깜짝 놀라는 여학생 위로,                                 서희 : “어휴~ 죽자, 죽어!”                                화장실 칸 안에 머리를 뜯고 있는 서희.                                서희 : “술 먹고 신세한탄이나 하고... 뭐하는 짓이냐 이서희.”
                            청소년관. 자신의 자리에 털썩, 주저앉듯이 앉는 서희.                                플래시백. 울고 있는 서희와 마주하고 있는 희준의 모습.                                 힘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서희.                                서희 : “사과하고 싶은데... 생각해보니 전화번호도 모르네...”
                            키보드에 손 올리며,                                서희 : “희준씨 기록이 있을 텐데...”                                하다가 화들짝 손 떼며 도리질 치는 서희.                                 서희 : “뭐라는 거야...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쓸 생각을 하다니. 아서라, 이서희. 못 써...!”                                서희가 핸드폰을 책상 위에 내려놓는데 마침 띠링- 하고 메신저가 온다.
                                서희가 핸드폰을 들어서 보면 “요즘 많이 바쁜가 봐요.” 하는 한민의 메시지.                                서희 : “아... 한민씨...”                                서희 : ‘완전히 잊고 있었어...!’                                다시 띠링- 메신저가 오고. 핸드폰 보면,                                 한민 : “이번 주말에 시간 어때요?”                                “아...” 하며 핸드폰을 보며 진지하게 고민하는 서희.                                서희 : “그래... 계속 이렇게 애매하게 구는 것도 실례야.”
                            핸드폰을 톡탁거리다가, DELETE 버튼을 타다닥 누르는 서희의 손가락.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심한 듯 핸드폰을 톡탁거린다.                                핸드폰에 “죄송합니다.” 라고 쓰인다.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하아-” 한숨 쉬는 서희.
                            서희가 책상 한켠에 쌓인 책들을 들고 일어나려하는데, 띠링-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아쉽네요.” 라는 메시지가 떠있다.                                 띠링- 하고 그 밑에 뜨는 메시지                                한민 : “그래도 반가웠습니다. 그쪽도 좋은 인연 있길 바래요.”                                서희 : “(핸드폰 보며 중얼) 미안해요, 한민씨. 선영아, 미안... 그치만... 지금 내 머릿속엔 온통 준이 생각뿐이야.”
                                문화출판사 건물 외관.                                 문화출판사 편집장실. ‘843-ㅇ393오’라는 제목의 완성된 책을 서류봉투에 넣는 편집장.
                            편집장실을 나와 직원들에게 말한다.                                 편집장 : “세 시간 정도, 나 찾지 말아요. ”                                편집장이 사라지자 사원1,2 속닥인다.                                사원 : “제로 만나러 가시는 거지?”                                여사원 “(끄덕) 나도 따라가고 싶다. 완전 꽃미남이라던데~”
                            딸랑- 카페문에 달린 종이 울린다.                                카페로 들어서는 편집장. 두리번거리고, 씩 웃으며 자리를 찾아 앉으면, 모자를 쓰고 있는 제로(희준)의 뒷모습이 걸려 보인다.
                            편집장 : “(서류봉투 건네며) 축하해~ 지금까지 중에 제일 좋아. ”                                제로 : “(책을 꺼내는 상체만 보이고 얼굴 보이지 않으며) 다행이네요. ”                                편집장 : “(눈치보며) 이참에 신간 발표회 같은 거 하면서, 더 대박치고 싶은 욕심이 좀 나는데... 역시 안되겠지?”                                제로 : “(서류에 담은 책 내려놓는 손만 보이며) 그냥 책만 팔래요. 얼굴 파는 일은 제 일이 아니잖아요 ”                                편집장 : “그 얼굴가지고 숨어있는 심산을 잘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지.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나 보네.”
                            제로 : “(미소 짓는 입가만 보이며) 아시면 됐어요. ”                                편집장 : “(차 마시다가 문득 웃음 터지는) 아 맞다. 푸훗...!”                                제로 : “(컵 들고 있는 손 보이며) 왜 웃어요? ”                                편집장 : “있지, 얼마 전에 웃긴 일이 있었거든. 웬 엉뚱한 여자가 출판사로 찾아왔어. 어디 도서관이랬더라...? 아무튼 어디 사서라더라고...”
                            컵을 내려놓던 제로의 손이 움찔 하며 멈춘다.                                제로 : “사서요...? ”                                편집장 : “응. 그 여자가 너무 당당하게 부탁을 하는 거야. 너를 자기네 도서관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초대하고 싶다나? 내 참, 어이가 없어서... 그게 말이 되니? 천하의 은둔작가 제로가? 고작 도서관 행사에서 얼굴을 공개한다고? 당돌하기도 하지.”                                제로 : “(대각선 뒷모습 보이며) 그 여자... 이름이 뭐예요?”
                            편집장 : “(당황하며) 응? 아, 명함을 받긴 했었는데... 그게 나한테 아직 있으려나...”                                편집장이 가방 속을 뒤진다. 컵 안에 찰랑이는 커피 위로,                                편집장 : “아 있다...!”                                편집장에게서 명함을 받아드는 제로의 손.
                            명함에 이서희라는 이름이 클로즈업 되어 보인다.                                 편집장 : “그런데 이름은 왜...”                                제로 : “(명함 쥔 손과 상체 얼굴 빼고 보이며) 할게요. 도서관 행사.”                                편집장 : “뭐...? 잠깐, 농담이지?”                                제로 : “(옆얼굴이 역광으로 보이며) 농담 아니에요.대신에,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청소년관. 자리에서 책을 내밀며 생글 웃어 보이는 서희.                                서희 : “(생긋) 대출 됐습니다.”                                손님이 돌아서고, 서희의 미소가 이내 스르르 무표정으로 변한다.                                 반납된 책들을 모아 세워 탁, 하고 책상 위에 정리하는 서희.                                서희 : ‘준이를 찾을 방법이 없다...’
                            서희 : ‘(책을 북트럭에 정리해 놓으며) 제로에 대해 아무리 찾아봐도 단서가 나오질 않으니...’                                “휴우...” 한숨을 푹 쉬는 서희. 서희가 북트럭을 밀고 가며 도서관을 두리번거린다.                                서희 : ‘그러고 보니, 요즘 희준씨도 도통 도서관에 안 오네...’
                            책을 서가에 꽂아놓는 서희.                                서희 : “(중얼) 사과해야 하는데...”                                “에휴~” 하며 어깨가 축 처지는 서희. 그러다 머리를 쥐며 괴로워한다.                                 서희 : “아... 온통 다 엉망인 기분이야.”                                다시 어깨 축 처지며,                                 서희 : “(기운없이) 일이나 하자. 일...”
                            컴퓨터 앞에 앉는 서희.                                 서희 : ‘다른 작가를 빨리 섭외해야 하는데... ’                                토닥토닥 키보드를 치고 있는 서희.                                그 때, 서희 앞으로 책 두권이 쑥 들어온다. 다름아닌 혜성이다.                                혜성 : “대여요.”
                            서희 : “혜성이구나. (두리번대며) 혼자... 왔니...?”                                혜성 : “(짓궂은 표정) 네~ 저 말고 누구 찾으시는데요?”                                서희 : “(민망하게 웃으며) 응? 아, 아니야~ 찾기는~”                                그래놓고 궁금한 서희. 책 바코드 찍으며 고민한다.                                 서희 : ‘아... 그냥 물어볼까...? 희준씨 왜 요즘 도서관 안 오냐고...’
                            혜성 : “(씩 웃으며) 혹시 우리 형이요?”                                서희 : “(당황) 어? 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최선생 : “(청소년관 문 열고 들어오며 밝은 얼굴로) 이선생...!! 좋은 소식~!!”
                            서희 : “네? 최선생님, 무슨...?”                                최선생 : “제로가 우리 도서관 행사에 오겠대!!”                                서희 : “네...?!”                                하며 깜짝 놀라는 서희의 모습.                                                                < 나는 그만 견딜 수 없는 심정이 되어, 머리를 숙이고 이렇게 맹세했네. '성스러운 입술이여, 하늘위 정령이 어려 있는 그 입술에 나는 결코 키스를 강요하지 않으리라'. 그러면서도 나는 결코 단념할 수가 없었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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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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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