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로맨스

16장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1)

                             16화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1)                                동아리실.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에요.” 하고 발표하고 있는 민지의 모습.                                서희 : ‘준이는 갑자기 내 인생에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흩어져있는 제로의 책들 위로,                                서희 : ‘그는 단 한순간도 나를 잊은 적이 없었고, 전력을 다해 나에게 이야기 하고 있었다. ’
                            우울한 서희의 얼굴 위로,                                 서희 : ‘오히려 그를 잊고 있던 건, 나였다.’                                “널 위해 책을 쓸게.” 라는 말이 떠오른다.                                서희 : ‘그가 나에게 했던 약속까지도, 모두 다...’                                민지 : “(발표를 마무리하며)사랑 때문에 죽음을 택한 베르테르의 선택이 너무 슬프게 느껴졌어요. ”
                            종수 : “근데, 솔직히, 사랑 때문에 죽기까지 하는 건 너무한 것 같은데요. ”                                세지 : “(찌릿 노려보며) 뭐어~? ”                                종수 : “(당황하며)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좀 더 로테의 마음을 돌리려 한다든지... 다른 방법이 있잖아요~”                                세지 : “제 생각은 달라요~ 전 베르테르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해요. 죽을 만큼 절절하게 로테를 사랑했다는 거잖아요~ (두손 맞잡으며) 너무 멋져요~ ”
                                서희 : “(빙긋) 이 책이 세지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네? 혜성이는 어떻게 생각해?”                                혜성 : “외로웠을 것 같아요.”                                서희 : “베르테르가?”                                혜성 : “(끄덕)”
                            혜성 : “자신의 마음이 다 전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외로웠을 거예요. 아마도 그걸 더 이상 견디지 못한 거겠죠. 베르테르는 태어날 때부터 고독한 사람이었을 테니까. ”                                서희 : “태어날 때부터 고독한 사람...”                                도서관에서 홀로 서있는 어린 구준의 얼굴을 떠올리며,                                서희 : ‘고독이라는 말에 자연스럽게 준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탕비실에 멍하니 서있는 서희.                                서희 : ‘그리고, 로테처럼 나 역시 그를 끝없이 외롭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괴로워졌다.’
                            최선생 : “이선생, 물...!”                                서희 : “(멍하니) 네?”                                보면, 종이컵에 흘러넘치고 있는 물.                                서희 : “(당황하며 손 빼는 서희) 앗...!”                                보면, 바닥이 흥건하다.                                서희 : “이런...”
                                최선생 :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해~? 무슨 일 있어요?”                                서희 : “아, 아니에요. 죄송해요 최선생님. 바닥 좀 닦고 나갈게요.”                                최선생 : “(컵 들고 탕비실을 나가며) 그래요. 이선생 요즘 많이 피곤한가봐~”
                            서희 : “휴우... 정신머리하곤...”                                서희가 물이 흐른 바닥을 휴지로 닦는다. 그러다 문득 서희의 시선이 향한 정수기의 옆면에 스티커가 붙어있다.                                 ‘맑은생수’ 라는 라벨 밑에는 “02-337-****”하는 번호가 프린트 되어있다.
                            눈이 번뜩 뜨이는 서희.                                서희 : “이 번호는...?!”                                서희 황급히 테이블 위의 핸드폰을 집어든다. 번호를 누르는 서희.
                            초조하게 귀에 핸드폰을 대고 기다리는데,                                서희 : “받아라, 받아... 제발...”                                그 때 수화기 너머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맑은생수 직원 : “네, 맑은생수입니다.”                                서희 : “아, 안녕하세요. 저... 제가 누굴 좀 찾고 있는데요,”
                            맑은생수 직원 : “네? 누굴요?”                                서희 : “혹시 생수 배달원중에, 구준이라는 남자가 있나요?”                                맑은생수 직원 : “글쎄요. 제가 이름은 다 모르고, 구씨 성 가진 직원이 하나 있긴 있었는데... ”                                서희 : “그 사람이 맞을 거예요...!”                                맑은생수 직원 : “근데, 그 사람 그만뒀어요. ”                                서희 : “(놀라는) 네...?”                                맑은생수 직원 : “사정이 있다면서 얼마 전에 그만 둔 걸로 알고 있어요.”                                서희 : “혹시 전화번호라도...”                                맑은생수 직원 : “글쎄,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서희 : “네... 알겠습니다.”                                힘없이 핸드폰을 내려놓는 서희. 그러다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급하게 탕비실을 나선다.
                            청소년관. 최선생의 자리로 성큼성큼 가는 서희.                                 서희 : “최선생님, 저 좀 나갔다 와도 될까요?”                                최선생 : “네? 어딜요?”                                서희 : “(왠지 결의에 찬) 제로, 찾으러요.”                                최선생 : “(빙긋) 그럼, 다녀와야죠.”
                            서희 : “(꾸벅) 다녀오겠습니다.”                                황급히 가방을 챙겨서 나서는 서희.                                최선생 : “(그 모습을 보며) 왠지, 본격적이네~ 이선생, 화이팅!”
                             시간경과.                                출판사 건물 앞. ‘문화출판사’라는 간판이 걸려있던 큰 건물이다.                                서희 : ‘제로는 편집장이랑만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했어.’                                서희 : “(긴장하며) 들어가자. ”                                편집장실 앞, 사원이 서희를 막아 세우고 있다.                                사원 : “글쎄, 약속한게 아니면 안된다니까요~”                                서희 : “잠시면 돼요. 아주 잠깐이면...”
                            사원 : “아 거참 안된다니까 그러네~”                                하는데 문이 열리며 젊은 여자 편집장이 나온다.                                서희 : ‘우와...’
                            서희 : “(명함 내밀며) 안녕하세요, 도서관 사서 이서희라고 합니다.”                                편집장 : “그런데, 저한테 무슨 용무시죠? 도서관 서적 주문은 담당이 따로 있는데요. ”                                서희 : “제로와 유일하게 연락이 닿으신다고 들었어요.”
                            편집장 : “그렇긴 합니다만...”                                서희 : “크리스마스에저희 도서관의 ‘작가와의 만남’ 행사에 ‘제로’를 섭외하고 싶습니다. ”                                편집장 : “(황당한 얼굴로) 잠깐...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청소년실 앞. 희준이 책을 들고 서있다. 문을 잡고 들어갈까 머뭇거리는 희준.
                            희준이 문고리에서 손을 떼며 물러선다.                                 그대로 도서 반납함에 책을 넣는 희준.                                도서관 앞으로 나온 희준, 문득 뭔가 눈에 띄어 보면, 앞에 어린 중학생 커플로 보이는 아이들이 서로 즐겁게 이야기 나누며 걷고 있다. (과거 어린 구준, 서희와 비슷한 느낌)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피식 웃는 희준.                                희준 : “좋아 보이네...”                                그 때, 아이들이 지나가며 그 뒤에 있던 서희의 모습이 드러난다.
                            서희와 눈이 마주치는 희준.                                 서희도 울상으로 희준을 마주하는데, 왈칵, 서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희준이 “?!!” 놀라며 서희를 보다가,
                            한 발짝씩 서희에게 다가간다.                                 그대로 와락 서희를 끌어안는 희준에서.                                                                 < 어쩌면 이다지도 어린애 같을까! 단 한 번만이라도  나에게 눈길을 돌려주기를 바라다니! 어쩌면 이다지도 어린애 같단 말인가!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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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0-07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