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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지막 로맨스

15장 - 변신 (3)

                             15화 - 변신 (3)                                서고 안. 서희가 책을 팔에 한아름 안고 들어온다.
                            서희 : “(맨 위의 책을 들어보며) 인문,교양이지?”                                “여기, 그리고 여기..” 하면서 이제 능숙하게 책을 착착, 하나씩 꽂아 넣는 서희.
                            “으이차!” 하며 서희가 팔에 남은 마지막 책을 높은 곳에 꽂아 넣는다.                                 그리고 돌아서는데, 띠링, 울리는 핸드폰. 서희 “어?” 하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보면, 핸드폰에 떠 있는 메시지. 한민이다.                                 한민 : ‘오늘도 시간 금방 가네요. 점심 맛있게 먹어요. ’
                                플래시백.                                한민 : “구준이라고...”                                한민 : “소문엔 고아원에 있다더라고요. 컴플렉스인지 친구들이랑 교류도 없이 조용해서 맘이 쓰이기도 하고... 나랑 비슷하게 외로운 처지다 싶어 가까워지려고 했죠.”
                            그 말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겨있는 서희.                                 서희 : ‘그의 메시지에 자꾸만 구준이 떠오른다.’                                푹, 한숨을 쉬는 서희. 서희                                서희 : “뭐 이런 아이러니가 있어.”                                서희 핸드폰 보며 고심하다가, 톡톡 핸드폰을 자판을 친다. 핸드폰에 “한민씨도 점심 맛있게 드세요.” 라고 쓰인다.
                            회의실. 도서관의 사서들이 모여 총회의중이다.                                 최선생 : “매년 그랬듯이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작가와의 만남 이벤트를 합니다. 작가 섭외 관련해서 의견들 주세요. ”                                남사서 : “작년엔 행사가 좀 시들했죠? ”                                중년여사서 : “좋은 작가님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인지도가 좀... 올해는 아이들한테 특히 인기 있는 작가님을 섭외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젊은여사서 : “(약간 얄밉게) 인기 있는 작가라면 역시... ‘제로’를 섭외해야하지 않을까요? ”                                서희 : ‘제로...?’                                최선생 : “그, 은둔작가 말이죠? ‘그 해 가을’ 쓴... ”                                서희 : (혜성이가 책을 보던 것을 떠올리며) ‘혜성이가 보던 그 책 쓴 작가네...’
                                젊은여사서 : “네, 책 나올 때마다 문학상 단골 작가기도 하고... 워낙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하기도 하잖아요? 은둔작가라는 점도 이슈 거리고.”                                남사서 : “글쎄.. 말 그대로 은둔 작가인데, 가능할까요?”                                젊은여사서 :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봐야죠.”                                남사서 : “네에...”
                            최선생 : “맞아요. 어렵다고 시도도 안하면 안 되죠. 그럼 시도는 정선생님이...?”                                젊은여사서 : “(당황하며) 네?! 서,섭외는 전통적으로 막내 사서 담당 아니었나요...?”                                하면서 모두의 시선이 서희에게 꽂힌다.                                서희 : “(당황하며) 아... 저요...?”
                            최선생 : “음... 그랬었죠? (서희 보며) 이선생 자신 있어요?”                                서희 : “네?... (어물쩡 끄덕끄덕) 아... 네.”                                최선생 : “(빙그레 미소 지으며) 그래요, 그럼... 정선생 말대로 우선 시도를 해보고, 정 안되면 다시 회의를 통해서 다른 작가를 섭외하는 걸로 하죠.”
                            복도를 걷는 최선생과 서희.                                최선생 : “정선생이 작년까지 섭외로 고생하더니 아주 이번엔 이를 갈았나 보네.”                                서희 : “(난감) 아... 저 정선생님한테 뭐 밉보였을까요?”
                            최선생 : “아니~ 그냥 작년 작가 섭외가 저평가 된 게 좀 억울한 모양이에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 유명인 섭외가 쉬운지 해봐라. 이런 얘길 하고 싶은 거겠죠. 하필 막내가 이선생인 것 뿐이고.”                                서희 : “(난감하게 웃으며 긁적) 아아...”                                최선생 : “아마, 어려울 거예요. 세상에 나오기 싫어서 숨어 있다는 은둔작가가 일개 도서관 크리스마스 행사에 나올까 싶네요.”                                서희 : “(어� 축) 아무래도... 그렇겠죠?”
                            최선생 : “그래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일이랑, 될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일은 아마 과정도 다르고 결과도 다르겠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해요, 이선생?”                                서희 : “(최선생의 의중을 알아채고 끄덕끄덕 눈 밝히는) 네. 기왕 해보는 거 최선을 다 할게요.”
                            최선생 : “이선생, 화이팅!”                                서희 : “(아자!) 화이팅!”                                서가에서 “으이차!” 하며 높이 있는 ‘그 해 가을’을 빼내 드는 서희.
                            다른 서가에서 ‘최초의 아침’과 ‘혼자’라는 책도 차례로 꺼내든다.                                서희 손에 든 책을 내려다보다가, 회상에 빠져든다.                                 회상.                                 정장을 입은 과거 회사원의 서희. 서점에 들어간다.
                             문학 코너에 “화제의 신작! 은둔작가 제로의 ‘그 해 가을’ 전격 발간!” 이라고 쓰인 판넬이 서있다.                                서희 : ‘(다가가려다) 제로...? 신인 작가인가?’                                 가려다 멈칫 하고는
                            휙 돌아선다.                                서희 : “이럴 때가 아냐...”                                ‘자기계발서’ 코너 앞에 서는 서희.
                            서희 책들을 두리번거리며 보다가, 발견했는지 “아!” 하고는,‘직장인 시간 관리 노하우!’ 라는 책을 집어 든다.                                그대로 문학코너에서 멀어져 계산대로 향하는 서희.
                            서희 : “계산이요...                                서희가 제로의 책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서희 : “다 내가 부모님 취향대로 살고 있을 때 나온 책들이네...”                                자리에서 책을 가방에 챙겨 넣으며
                            서희 : “그럼 일단 적을 좀 알아볼까...?”                                서희의 방. 홈웨어 차림으로 안경을 쓰고 침대에 벌러덩 눕는 서희.
                            탁자에 놓인 책 중, 맨 위에 놓인 ‘그해 가을’을 집어 든다.                                 서희 : “(책 펼치며) 어디 보자...”                                책 날개를 보는데, 제로의 필모에 사진이 얼굴 없는 옆모습 실루엣만 걸려있다.                                서희 : “(피식) 표지부터 비싸게 구시네~ ”
                            “흐음~” 하며 서희 손에 침 묻혀 책을 넘겨보기 시작한다,                                 서희 : “(중얼거리는) 문을 열자, 공간을 메운 낡은 책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곳은 마치 우리를 위해 준비 된 비밀의 화원과도 같았다.”                                서희 : “(피식 웃는) 꼭 준이랑 놀던 아지트 같은 공간이네.”
                            안경을 올리곤 더욱 집중해 책을 보는 서희.                                그러다 책을 넘기던 손이 멈칫 한다.                                 서희 : “(읽는) 검은 봉지를 들고... 그녀가 환하게 웃었다. 봉지에서 매콤한 냄새가 풍겼다.”
                            서희 : “(자못 진지해지는 서희의 얼굴)봉지를 푸는 바스락 소리에 내 위가 오그라드는 꼬르륵 소리가 묻혔으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했다...”                                플래시백.                                떡볶이를 허겁지겁 먹는 어린 구준의 모습. 그 위로,                                서희 :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궁색하게 허겁지겁 입 안으로 떡볶이를 밀어 넣는 손을... 멈출 수는 없었다.’
                            현실의 서희 모습.                                 서희 : “(애써 실소 지으며) 에이... 아닐 거야. 이 나이 땐 떡볶이가 제일 흔하지 뭐~”                                서희 다시 책을 넘겨본다.
                            점점 책을 넘기는 서희의 손이 떨려온다.                                플래시백.                                 서희의 눈을 피하며 수줍게 말하는 구준.                                구준 : “나중에 내가 작가가 되면 말야... 널 위해 책을 쓸게.”                                다른 시간, 플래시백.                                구준 : “그래! 다시는 여기 오지 마! 다시는...!!”
                            서희가 참던 눈물을 흘리며 “안 와.” 말한다.                                 스륵, 넘겨지는 책장.                                그 위로, 톡,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 서희가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희 : “계속 이렇게 나한테 얘길 하고 있었어. 작가가 된 뒤부터 계속...”
                            책을 끌어안는 서희. 방 안에 덩그러니 부감으로 보인다.                                 서희 : “미안해. 미안해 준아... 이렇게 너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모른 채 지내서, 미안해...”
                            < 그의 등에 박힌 썩은 사과와, 온통 부드러운 먼지로 덮인 곪은 언저리도 그는 어느덧 느끼지 못했다. 감동과 사랑으로써 식구들을 회상했다.                                 그가 없어져버려야 한다는 데 대한 그의 생각은 아마도 누이동생의 그것보다 한결 단호했다.  /> 프란츠 카프카 ‘변신’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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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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