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나우

미래 유망 산업, VR의 오늘과 미래

드림&나우 8화 -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현실을 만든다
드림&나우 8화 -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현실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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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경 임재경

지난 8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와 미래 연구소 공동으로 '10년 뒤 등장할 10대 직업'이 발표되었습니다. 가상 현실과 인공 지능 등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주여행 가이드, 기술 윤리 변호사 등과 함께 ‘가상현실(VR) 공간 디자이너’가 미래에 유망한 직종으로 함께 소개되었습니다. Virtual Reality. VR. 가상 현실. 삼성과 소니가 앞 다투어 VR 기기를 출시했다는 뉴스와 VR 관련 스타트업(창업) 등의 소식이 들려 옵니다. 최근 부쩍 더 자주 듣게 되는 말이지만 여전히 코끼리 뒷다리 만지는 기분? ‘Virtual Reality(VR) · 가상 현실’하면 게임을 떠올리며 현실감을 잃고 중독되는 현상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구요. 하지만 가상 현실은 단순한 게임이나 오락을 넘어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가상 현실 영상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임재경 VR 감독을 만나보았습니다.

#0. 프롤로그 : VR은 우리에게 더 넓은 시야를 열어준다

드림앤나우 8화

여러 가지 설명이 있을 수 있겠지만 VR 영상은 2D로 바라보던 세상을 360도로 보여준다고 이해하면 된다. 한 마디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다 넓게 열어주는 것이다. 어렸을 때 우리가 들여다보던 요술경(만화경)도 일종의 VR 이라고 할 수 있다. 좌우뿐 아니라 위와 아래 앞과 뒤까지, 보고 싶은 모든 방향을 모두 보여주는 영상이 바로 VR 영상이다. 2014년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가 오큘러스 리프트(가상현실 기기에 푹 빠져있던 팔머 럭키라는 청년이 2012년 개발한 가상현실 게임용 장치)를 개발한 오큘러스사를 2조원에 인수했고, 페이스 북이 뉴스피드에 360도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이 미국 카메라 및 캠코더 브랜드인 고프로와 협업으로 만드는 구글 점프 프로젝트 등 이 모두가 360도 전 방위 영상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 타임즈도 사건 현장을 VR로 중계하고 있다.

#1. 나는 자기주도학습형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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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광고를 찍으면서 좀 더 생생한 현실감을 주기 위해 로드뷰(road view) 작업을 하는 분들과 협업을 하게 되었다. 위치를 검색하면 목적지나 해당 위치 주변의 모습이 실제처럼 펼쳐지는 '스트리트뷰', '로드뷰', '거리뷰' 서비스도 일종의 VR이라고 할 수 있다. 생생한 현장성 때문에 마치 특정한 장소에 내가 직접 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들은 워낙 장인 정신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지라 기획 단계에서 미리 얘기했던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납기일’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광고 업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결국 포기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차라리 내가 직접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로드뷰 구현에 필요한 ‘오토파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직접 구매했다. 당시로서는 이 프로그램이 국내에 잘 알려지지도 않아서 프로그램 사용법을 제대로 익히기까지 정말 애를 먹었다. 미국 본사에 이메일도 보내도 전화도 하면서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익숙하게 사용하게 되었고 이제 외주업체에 의존하지 않고 좀 더 주도적으로 VR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2. VR은 하이브리드 직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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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광고와 영화 외에도 VR과 관련된 분야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게임, 군사 훈련, 놀이 기구뿐 아니라 원격 진료 등 의료 목적으로도 활용된다.

내 경우는 광고와 영상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뒤 VR로 넘어간 것이고,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하던 사람도 VR 게임 개발자나 기획자가 될 수 있다. 광고 분야에서 일하다 보면 늘 새로운 포맷과 혁신적인 표현 방식을 고민하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상 현실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VR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2년 전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VR 게임의 경우는 그래픽이나 실사 전문가와 관련이 있다.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디자인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VR은 독립된 전문 직종이 존재한다기 보다는 관련 분야와 VR이 결합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트렌드와 지식을 잘 흡수하고, 해당 분야에서의 노하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가상 현실 관련 학과가 개설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고 빠른 시간 안에 VR 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이나 전문 서적들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VR의 확산은 스마트 폰이 그랬던 것처럼 아주 빠르게 진행될 거라고 본다.

#3. 공간을 디자인하고 영상을 꿰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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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전방위로 제공되는 VR 영상에서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 KT와 실력파 래퍼 비와이가 함께하는 VR 영상을 만들었다. 콘티는 래퍼 비와이가 연출도 하고 노래도 하고 디제잉도 하고 모두 다 하는 컨셉트였고 그러기 위해서 우선 비와이를 둘러싼 공간을 정교하게 디자인 해야 했다. 보통의 2D 영상과 달리 VR은 360도 전방위감을 주기 위해 천장, 바닥, 왼쪽, 오른쪽, 앞, 뒤의 모든 공간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버려지는 공간이 많고 자칫하면 현장 스텝이 영상에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고려한 공간 설계도를, 연출하는 감독의 시선으로 세심하게 그리는 일이 중요하다.

360도를 담기 위해서는 6~8대의 고프로 카메라를 장착한 ‘리그’를 사용해서 촬영하는데 리그 특성 상 클로즈업이 안 된다. 클로즈업이 안되면 몰입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영상에서 더 세심하게 신경을 싸야 한다. 촬영을 마치고 나면 각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스티칭(stitching)한다. 쉽게 말해 영상을 꿰매서 360도를 구현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합성을 하고 자막을 넣는 작업은 일반적인 영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4. 새로운 걸 좋아한다면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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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VR은 국내에서는 아직 미개척 분야라서 전반적인 이해도가 부족하고 투자도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술적인 부분과 뜻밖의 난제들도 현장에서 그때 그때 해결해 나가야 한다. 평창 홍보영상을 만들 때다. 드론에 리그를 장착해서 촬영을 했는데 워낙 바람이 강하다 보니 장착된 고프로 카메라들이 흔들려서 영상 스티칭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모든 카메라들이 같은 정도로 흔들리면 차라리 괜찮은데 각각 다르게 흔들리는 게 문제였다. 결국 전문가의 도움으로 ‘스테빌라이저(stabilizer. 안정화 장치)’를 특수 제작해서 장착한 뒤 촬영을 마쳐야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과 상황에도 불구하고 처음 VR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처럼 지금도 여전히 VR은 재밌다, 그리고 새롭다.

내가 만든 영상을 보는 이들이 “와우~!” 할 때 보람을 느낀다. VR은 생생한 현장감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영상을 소비하는 이들과 더 끈끈한 공감대를 만드는 것 같다.

#5. 에필로그 : VR은 한식으로 치면 ‘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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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현실의 세계는 다양하고 발전 가능성도 무한하다. VR 카메라가 상용화되어 CCTV 대신으로 설치된다면 CCTV 개수를 반 이상으로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움직이려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기차 등의 대형 교통수단 면허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취득할 수 있다. 탱크 조작과 운전도 마찬 가지. 뿐만 아니라 고소공포증이 있는 환자가 가상 현실을 통해 공중에 매달린 로프나 외 나무 다리를 건너는 훈련을 반복하여 질병을 극복할 수도 있다. 가상 현실을 통신이나 네트워크와 접목 시키면 쇼핑, 라이프 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

가상 현실은 이렇게 한식 요리로 치면 ‘쌀’같은 존재다. 쌀이 어떤 한식 상차림에도 꼭 들어가는 기본 재료인 것처럼 가상현실도 단지 하나의 게임이나 영상이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기본적인 요소가 되어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오는 날이 곧 올 것이다.

[plus] 임재경 VR 디렉터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1. 새로운 지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한 기한을 맞춘다

3. 항상 플랜 b와 c까지 생각해 둔다

4. 내가 연출하는 영상이 이슈가 되게 하라

임재경


임재경 디렉터

서울예술대학교 광고창작과를 졸업한 뒤 광고 프로덕션에서 조감독으로 시작해 약17년간 광고 분야에서 일했다.
2014년 VR 영상에 집중하기 위해 ‘와이드 비주얼’을 설립하고 평창 홍보영상, SK 갤럭시 7 카파도키아, SK 앱 옥수수 최현우 마술, KT 비와이 뮤직 비디오 등의 VR 영상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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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
사진
이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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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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