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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있고없고

취업에 대한 어제와 오늘의 이야기

KBS 역사저널 그날 PD의 세대공감 있고없고 : 7화 대학입학보다 어렵다는 입사시험KBS 역사저널 그날 PD의 세대공감 있고없고 : 7화 대학입학보다 어렵다는 입사시험

지금 우리는, 현상 바라보기

‘방’이 붙던 시절에서 SNS 인증 시대로

만평 일러스트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가고 이제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다가오는 가을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취준생’ 취업준비생)’이다. 하반기 채용을 앞두고 대학 졸업을 앞둔 이들부터 몇 년 동안 취업 준비를 해온 취업재수생들 에 이르기까지 ‘인생’이라는 올림픽에서 ‘취업’이라는 메달을 따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해야 한다. 그러고보니 필자의 예전 취준생 시절이 떠오른다.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긴장된 채로 지원한 회사 정문에 길게 붙여 놓은 합격자 명단을 확인하러 버스를 타고 가던 길, 신문사는 보통 1면에 합격자 명단을 게재하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며 심장이 터질 것 같던 순간 등이 바로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기억난다.

요즘은 인터넷이나 문자 메세지를 통해 간단하게 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아날로그적인 긴장감이나 확인을 위해 별도의 행동을 해야 하는 과정은 없어진 것 같다. 대신 SNS로 합격을 인증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겼다. 지금 이 시대의 취준생들도 합격을 알리는 문자 메세지를 캡쳐해서 자신의 SNS에 올리는, 합격 인증의 순간을 꿈꾸며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때 그 시절, 눈 높이 맞추기

“할 게 없으면 공무원 하지 뭐?”

세대공감 있고없고 7화

취업을 위해 여러 해, 그것도 같은 회사에 계속해서 도전하는 취업재수생 현상은 다른 나라에도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유난히 도드라지는 현상이지 싶다.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다. 학점 등의 전공 실력과 자격증, 토익을 포함한 각종 외국어 능력, 인턴 경험과 및 봉사활동, 거기에 소위 ‘단정한’ 외모까지 갖추어야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이탈리아에서는 영어가 필수 외국어가 아니다! 따라서 토익 시험을 안 봐도 된다. 미국에서는 절대 이력서에 사진을 부착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는다. 벨기에는 자격 시험이라는 것 자체가 별로 없다. 한국의 취준생들은 ‘토탈 패키지’를 갖추어야 ‘입사’ 라는 좁은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철인 3종 경기라고 할 수 있을까.

사진 출처 JTBC 비정상회담 11회

한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채용 규모 자체를 축소하는 게 가장 큰 이유라고 볼수 있다. 중동 건설 붐 등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우던 1970년대와 현대 경제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3저 호황의 특수를 누렸던 1980년대에는 대학 졸업장과 쓸만한 기술만 있으면 취업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세대공감 있고없고 7화

사진 출처 (좌)서울역사박물관, (우)신세계 백화점 블로그

기업들이 알아서 젊은 이들을 모셔가던 때도 있었다. IMF 이전, 90년대 초, 중반 대한민국 경제 호황기 때가 그랬다. 지금이 헬조선이라면 그때는 헤븐 조선 쯤으로 부를 수 있을까. 그땐 엘리베이터를 눌러주고 인사를 하는 일자리도 있었고, ‘물자를 아껴쓰자’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좋은 물건이 있으면 줄을 서서 사갔고, 그 물건을 만들 사람들이 끊임없이 필요했던 시절이었다. 할 게 없으면 공무원을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백수가 희귀한 시절, 그땐 그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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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좌)통계청-실업률 추이, (우)TVN 응답하라 1988

IMF가 터지기 전인 1990년대에는 세계화와 글로벌 경제를 외치며 기업들의 입사 문호는 활짝 열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느껴질 만큼 사정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소위 ‘백수’라 불리우는 미취업자들이 이상한 시선을 받을 만큼 희귀한 존재들이었는데 이제는 ‘이태백’ 즉 이십대 태반이 백수 라는 말이 몇 년 전에 유행어로 등장할 만큼 세상은 달라졌다.

2016년 2월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12.5%. 두 자릿수 청년실업률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이런 취업난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는 말이 2011년에 신조어로 등장했고 여기에 인간관계와 집이 추가된 5포 세대, 급기야 꿈과 희망이라는 기본 욕망까지 포기해야 한다는 7포 세대 . 최근에는 이밖에도 더 포기할 게 많다는 의미로 N포 세대 라는 말까지 만들어졌다. 그만큼 한국의 입사시험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처럼 힘든 과제가 되어버렸다.

‘자소설’과 노래방 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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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 다난한 입사 지원 단계에서 ‘자기 소개서’ 는 무엇보다 어렵다. 자신을 매력적인 인재로 어필해야 하는 취준생들 사이에서 자기소개서는 자’소설’로 통한다. 취업 재수, 삼수를 하면서 입사 지원서를 여러 군데에 내다 보면 자소서에 회사 이름을 헷갈려 쓰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생긴다. 그러다보니 자기소개서 잘 쓰는 요령을 강의하는 전문강좌도 등장한다. 역시 한국에만 있는 현상이다.

1차 서류 전형에 통과하면 이번에는 대학 수시 전형을 연상시키는 다양한 적성 및 아이큐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런 건 학원에서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믿을 건 유전자와 타고난 능력일 뿐. 그리고 나면 마지막 관문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까다로운 질문은 기본이고 너의 모든 것을 알아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담긴 변형된 면접도 있다. 노래방 면접과 호프집 면접 등이 그 고전적인 예다. 이런 식의 면접이 처음 등장한 건 1990년대 중반, 당시 대기업들은 입사 희망자들의 조직 내 적응능력과 추진력, 리더십 등을 체크하기 위해 노래방이나 호프집 등에서의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고 평가하기도 했다. ‘입사 족보’도 유행이다. 기업별 입사시험 경향과 면접 요령, 기출문제와 모범답안, 면접관의 피드백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무작정 면접 족보를 달달 외우면 너무 티가 나고 개성이 없어 오히려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는 변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는, 새 모습 찾기

꿈이나 재능보다 안정을 좇는 ‘공시족’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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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65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취업 시험 준비자들. 최근의 특징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유독 많다는 것이다. 약 25만 명 정도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이들을 우리는 ‘공시족’으로 부른다. 이는 IMF 이후 평생 직장의 신화가 무너지고, 노동시장이 구조 조정을 하면서 비 정규직과 명예 퇴직자가 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가 불안해진 탓에 안정적인 공무원이 좋은 직업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석박사 학위 소지자들도 공무원 시험에 대거 응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소방직 공무원 시험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공무원과 비슷하게 고용 안정성이 좋은 공사도 인기, 일부 공기업들은 신의 직장으로까지 불리우기도 한다. 안정성이 좋으면서 임금이나 복지혜택이 대기업에 못지 않거나 오히려 나은 공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KBS PD의 취업 키워드 : 자신을 브랜드화하라

모든 게 급속도로 변하는 현대사회. 가장 많이 변한 것 중 하나가 직장을 바라보는 태도일 것이다. 한 번 취업하면 평생 일터로 삼고 묵묵히 일하며 저축하면서 내 집과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첫 직장이 평생 직장이 되는 건 이제 어려운 일이 되었다. 오히려 더 나은 조건과 보수를 제공하는 곳으로 계속 이동하며 자신의 ‘몸값’을 올리고 커리어를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소속감이나 진정성은 사라지고 프로페셔널리즘만 남는다는 비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도 전 세계 청춘들 중에서 가장 열심히 입사 시험을 준비하며 땀 흘리고 있을 취준생들을 보면 돌파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힘들지만 치열한 경쟁을 통해 단련된 적응력과 의지는 가히 세계 최고이다. 이런 노력과 열정들이 자신의 개성을 살려 차별화에 성공할 때 기회의 문은 더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이라는 옛말이 있다. 나의 기질과 적성을 잘 파악해서 나만의 개성을 가꾸고 키워서 다른 이들과 차별화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입사 시험 준비라 생각한다.

취업이라는 좁은 관문을 통과해 가는 고독한 여정을 즐기고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인생의 길을 찾아내기 바라며 다가오는 가을, 모든 취준생들의 건투를 빈다.

공감 플러스 정보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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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시험의 미래는 로봇에게 달려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5년 직업전망에서 10년 뒤 일자리가 줄어들 직업으로 사진가, 초중등교사, 상품판매원, 증권 및 외환중개인 등을 내다봤다. 기술의 발달과 사회구조의 변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사라지는 직업과 새로 생기는 직업이 빠른 속도로 퇴장과 등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 일꾼의 등장이다. 구글은 2014년 전후해서 두 달 만에 8개 로봇 업체를 인수하는 등 전세계 곳곳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리적 노동력을 대체했던 1차 로봇 혁명을 넘어서 지능까지 대체할 2차 로봇 혁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앞으로는 회계사와 비행기 조종사 같은 직종의 경우 로봇으로 인해 20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걱정만 할 필요는 없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비판적 사고와 감정적 교류 등을 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강조했다. 결국 다른 사람과의 의사 소통과 공감 능력 그리고 독자적인 판단 능력 등을 키우는 게 미래 사회의 인재로 등용되는 가장 효율적인 입사 시험 준비가 될 것이다.

사라진 오아시스, 평생직장

벼룩시장의 조사에 따르면 사회 첫 출발 시절로 돌아가 직장을 선택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설문에 ‘다른 직장을 선택하겠다’가 무려 67.9%로 현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직장을 선택하겠다는 답변은 17.9%에 그치고 있다.

가장 탄탄한 회사라고 볼 수 있는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경우는 이보다 재직 기간이 늘어나서 남직원의 경우는 12년 정도, 여직원의 경우는 7년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장 선망의 대상인 삼성의 경우는 10년 정도이다.

이처럼 입사시험을 어렵게 통과했다 하더라도 직장에 대한 만족도와 재직 기간은 여러모로 나의 평생 생활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많아 보인다. 평생직장이 당연시됐던 시대에 비해 삶의 안정성이 매우 위축된 것이다.

평범한 사람은 노력을 해도 천재를 이길 수 없지만 천재라 할지라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기질과 재능을 잘 파악해서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선택한다면 만족도와 경쟁력 다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성공의 지혜는 바로 그 지점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황범하_KBS PD
일러스트
JB(소재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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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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