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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있어 행복해, 마이펫의 이중생활

육아전문 PD와 동화작가 부부의 애니메이션 육아 :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 />육아전문 PD와 동화작가 부부의 애니메이션 육아 :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 />

정말 최고였어! 참 좋은 시절이었지…

애니메이션 초반에 흘러나오는 장면을 보면 주인 케이티와 반려견 맥스의 행복한 일상이 펼쳐집니다. 함께 자전거를 타고 씽씽 달리고 따뜻한 피자를 나눠 먹고 깜깜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깔깔거리는 케이티와 맥스의 눈은 별처럼 빛났습니다. 케이티와 맥스의 꿀 떨어지는 달콤한 일상을 보면 ‘참 좋은 시절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다른 동물 친구들은 주인이 나가고 나면 비밀스러운 일상을 보내며 즐거워한다지만 맥스의 진짜 비밀은 온종일 케이티만 기다리며 그리워하는 겁니다. 이 비밀을 케이티가 알게 된다면 속상해할 테지만 꼭 그렇게 생각할 일만은 아닙니다. 주인 몰래 특별한 이중생활을 하는 다른 동물들보다 케이티만을 열렬히 기다리는 맥스가 최고로 행복했으니까요. 누가 뭐래도 맥스는 케이티를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고, 케이티 역시 텅 빈 집을 꽉 채워주는 맥스가 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케이티와 반려견 맥스를 보면 관계 안에서 충만함을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데요.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참 좋은 시절, 당신은 누구와 함께 있었나요?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 /> 소개
등장 인물 : 듀크 & 케이티 & 맥스, 기젯, 스노우볼

줄거리

맥스는 케이티의 반려견입니다. 20대 여성으로 혼자 사는 케이티는 상자 속에 버려진 가엾은 맥스를 보고 키우기로 마음 먹었듯, 어느 날 보호소로 끌려온 덩치 큰 듀크를 데려와 새 가족으로 맞이합니다. 하지만 듀크를 본 맥스는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형제가 필요하다고 느낀 적도 없고 처음 본 듀크와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으니까요. 케이티의 사랑을 반으로 나눠 가져야 하는 맥스와 듀크는 신경전을 벌입니다. 듀크는 은근 슬쩍 맥스의 침대를 노리기도 하고 담요를 빼앗아가기도 했죠. 하지만 털북숭이에다 덩치가 산만 한 듀크를 작고 여린 맥스가 당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맥스와 듀크는 펫들을 산책도 시켜주고 운동도 시켜주는 아르바이트생의 손에 이끌려 공원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듀크는 목줄이 풀려버린 맥스를 버리고 혼자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지하세계 동물들에 의해 붙잡힌 맥스와 듀크는 더러운 하수도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곳에는 인간들에 의해 상처받고 고통 받은 동물들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인간들이 필요하면 이용하고 쓸모 없어지면 내다 버린 탓에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동물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맥스와 듀크를 지하세계의 일원으로 삼기 위해 독사의 이빨자국으로 신고식을 치르려고 합니다. 하지만 맥스와 듀크가 그들의 주인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과 지하세계의 일원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들은 결국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게 됩니다. 하수구 동물들로부터 도망쳐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생긴 맥스와 듀크는 어느새 적이 아닌 동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바짝 뒤따라오는 지하세계 동물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낭떠러지 밑으로 몸을 내던집니다. 가까스로 브루클린 행 유람선에 몸을 실은 듀크는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맥스에게 구명튜브를 던져줘 목숨을 구해주었습니다.

한편, 산책을 나갔다 온 뒤 사라진 맥스를 찾기 위해 동네 친구들은 다 같이 힘을 모았습니다. 그들은 나이가 가장 많은 할아버지 견과 옥상에 살고 있는 매의 도움을 받아 브루클린에서 길을 잃고 떠돌고 있는 맥스의 소식을 듣게 됩니다. 지하세계 동물들의 방해와 여러 가지 우여곡절 끝에 친구들은 마침내 맥스와 듀크를 찾아냅니다. 친구들을 만나게 된 맥스와 듀크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난다는 말처럼 맥스가 사라지자 친구들은 맥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영영 집에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던 맥스 역시 이웃 친구들의 고마움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죠.

어느 새 둘도 없는 형제 사이가 된 맥스와 듀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현관 문 앞에 나란히 앉아 케이티를 기다렸습니다. 곧이어 경쾌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고 현관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케이티는 양손을 활짝 벌려 맥스와 듀크를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그들은 더 없이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동거는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습니다. 둘이 아닌 셋이어서 몇 배로 더 행복하다는 듯 말이지요.

김민태 PD의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 선정이유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산책 나온 공원에서도 크고 작은 펫들을 자주 보곤 하지요. 애완인구 천만 시대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입니다. 여섯 살 딸아이도 벌써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레 얘기하는 걸 보면 동물을 좋아하는 마음과 가까이 두고서 정서를 나누고자 하는 마음은 자연스런 현상인 것도 같습니다. 특히 현대사회의 가족구조가 다양해지면서 혼자 사는 사람 가운데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두고서 서로 의지하며 사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나고 있지요. [마이펫의 이중생활] 속 맥스와 듀크의 주인처럼 말입니다. 그들에겐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동물들. 그들은 과연 주인이 집에 없을 때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요? 설마 하루 종일 주인을 기다리며 애만 태우고 있는 건 아니겠죠?

바로 이러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애니메이션이 [마이펫의 이중생활]입니다. 평소 동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열광할 영화이고, 동물에 관심이 없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도 귀여운 동물캐릭터의 예측불허 모험을 함께 한다면 그들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을 영화! 더위가 가실 줄 모르는 9월, 이번 달 우리가 함께 할 애니메이션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관람 포인트

01. 형제자매간의 시기와 질투, 미움의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과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음을 받아들이기
02. 새로운 환경과 대상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모든 것이 다 한꺼번에 좋아질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03. 혼자만의 힘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일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협동과 우정의 중요성을 깨우치기

아이와 애니메이션 보기

마이펫의 이중생활 : 장면1

[장면 01]

케이티가 보호소에 버려진 듀크를 집으로 데려와 맥스에게 소개시켜주고 있다.

난 형제는 필요 없어. 듀크는 민폐견이야!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는 말이 있듯 케이티의 집에서 살게 된 듀크는 맥스의 물건들을 제 멋대로 빼앗으며 대장처럼 행세한다. 듀크만큼 덩치가 크지도 힘이 세지도 않은 맥스는 듀크를 민폐견이라고 여기며 괴로워한다. 사실 맥스는 케이티만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하기만 하다. 형제 따윈 필요 없다는 듯. 그런데 케이티는 왜 보호소에서 듀크를 데려 온 것일까? 분명 케이티도 맥스와 둘이서 무척 행복했는데. 집에 혼자 남아 주인만 기다리는 맥스를 위해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보호소에 갇혀있는 듀크가 가여워서 데리고 온 걸까?

케이티와 맥스를 보며 동생을 낳기로 결정한 부모와 동생이 생긴 첫째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부모들은 흔히 첫째 아이에게 “널 위해 동생을 낳아준 거야. 외로울까 봐.”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말은 동생이 생겨서 적응이 필요하고 같이 지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갈등을 경험해야만 하는 첫째 아이에게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동생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이러한 태도는 아동의 감정을 억압하게 만들거나 자신의 감정을 부모에게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갈 수도 있다. 또한, ‘널 위해 낳아준 동생’이라는 말에는 부모의 역할을 은연중에 첫째 아이에게 전가시키거나 강요하는 압력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흔히들 첫째 아이가 동생을 볼 때 느끼는 스트레스를 배우자가 외도를 저지른 대상을 집으로 데려와 한집에 사려고 하는 스트레스에 비유하곤 하는데 형제자매를 본 아이들이 얼마나 힘겨울지 짐작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동생의 탄생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다만 맥스와 듀크의 만남에서 나타난 핵심감정으로부터 맥스가 가질 수 있는 상실감과 위기감을 중요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외동인 윤슬이 역시 이 장면을 보고서 맥스는 형이 필요하지도 않고 자기 물건도 다 가져가버리니까 슬플 것 같다며 듀크의 등장을 반가워하지 않았다. 케이티가 이제 듀크만 더 예뻐하고 보호해줄 것 같아 맥스가 너무 슬플 것 같다는 것이다. 윤슬이에게도 두 살 어린 사촌동생이 하나 있다. 사촌동생을 엄마아빠가 예뻐하면 윤슬이는 자기는 안 사랑하고 동생만 사랑한다며 대성통곡을 한다. 부모가 동생을 사랑한다고 해서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윤슬이에게 왜 동생을 사랑하지 않느냐는 둥 동생과 사이 좋게 지내야 착한 어린이라는 말은 할 필요가 없다. 윤슬이도 머릿속으로는 다 아는 사실이지만 아직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뿐이니까. 그렇게 울며불며 난리를 치다가도 동생이 슬퍼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 달래주는 의리 있는 누나 역시 윤슬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마이펫의 이중생활 : 장면2

[장면 02]

지하세계 동물들에 의해 붙잡혀 간 맥스를 찾기 위해 동네친구들이 의리 있게 똘똘 뭉쳤다.

네 구역을 다시 찾고 싶다면 네가 대장인 것처럼 행동해! 있지… 우리는 괜찮을 거야…

극 초반에 굴러온 돌인 듀크가 박힌 돌 맥스를 함부로 대할 때 맥스의 친구가 해준 명대사가 있다.

“네 구역을 다시 찾고 싶다면 네가 대장인 것처럼 행동해!!!”

때로 우리는 대인관계에서 피해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장처럼 구는 사람들 때문에 기가 막힐 때가 있다. 그 순간 우리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피해자가 되어 그를 원망하고 비난을 퍼붓기도 하지만 정작 해야 될 일은 어처구니 없이 구는 자를 몰아내고 그 관계에서 자기 자신이 대장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피해자라는 꼬리표에 잠식되어 버릴 지도 모르니까. 피해자가 되는 것과 대장이 되는 것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맥스는 친구의 조언에 힘입어 자기 페이스를 되찾게 되었다. 상황이 뒤집히자 듀크도 예전처럼 맥스를 만만히 대할 수만은 없었다. 이처럼 누군가의 말 한 마디가 큰 변화를 만들어낼 때가 있다. 맥스가 브루클린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다닐 때 그를 찾으러 와준 것도 친구들이었다. 만약 그들이 맥스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면 그는 과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을까? 케이티와 다시 재회할 수 있었을까? 사실 맥스는 친구들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였다. 고양이 친구의 발톱이 커튼에 걸렸을 때 도와준 것도 맥스였고 작은 새가 잡아 먹힐 뻔 했을 때 구해준 것도 맥스였다. 맥스는 친구들이 아플 때도 모른 척 하지 않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기꺼이 가르쳐주었다. 친구들은 그런 그를 기억했고 그에게 도움이 필요했을 때 잊지 않고 보답해주었다.

윤슬이는 맥스와 친구들을 보며 자기도 친구와 도움을 주고받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내가 넘어졌을 때 친구가 내 손도 끌어주고 내 엉덩이도 들어주고 그랬어. 일어나라고.”
“그리고 나도 친구 도와준 적 있는데 누가 손톱을 막 뜯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러면 피 난다고 말해줬어. 그랬더니 친구가 그만 뜯었어.”

누구도 혼자 힘으론 살아갈 수 없다. 다 같이 힘을 모으면 불가능한 일도 가능해지곤 한다. 삶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하는 건 철천지원수였던 맥스와 듀크가 외부에 적이 나타나자 강한 응집력과 우정을 형성하게 된 것처럼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또 누가 언제 어떻게 될 지 예측불허 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부모를 위한 Q&A

아이가 집에서 하는 행동과 밖에서 하는 행동이 너무 달라요.

두 가지 경우를 모두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아이가 집에서는 나무랄 데 없이 바르고 착한 아이인데 밖에서는 말썽을 부리고 다닌다면 부모자녀 관계에서 양육태도가 너무 권위적인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아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와의 대화가 부족하고 자녀를 너무 엄하게만 대한다면 아동은 혼나지 않거나 들키지 않기 위해 가정 안에서는 많은 것들을 억압하며 지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억눌린 감정과 행동이 밖에 나가면 한꺼번에 표출되거나 폭발해버릴 수 있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겉으로 드러난 문제행동만을 지적하거나 야단칠 것이 아니라 평소 아동의 감정이나 행동의 의도와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동의 자신의 감정을 수용 받고 부모의 도움으로 감정을 조절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다 보면 밖에서도 적절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점차 증가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아동이 집에서는 안하무인처럼 구는데 밖에만 나가면 인사도 잘 못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면 부모의 과잉보호나 적절한 가르침의 부재를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아동이 사회적 기술을 적절히 습득하지 못했거나 집안과 집밖에서의 간극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느끼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동이 다른 어른들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처럼 공정함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자녀를 대하도록 하고 아동이 욕구위주대로 행동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타인의 입장을 고려할 수 있도록 적절한 가르침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애들이 툭 하면 싸워요. 우애 있게 자랐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싸움이 줄까요?

형제자매끼리 다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자녀들이 서로 우애 있게 자라기를 바라는 것 또한 부모의 자연스런 마음입니다. 보통 아이들이 다툴 때 어떻게 개입하시나요?

혹시 큰 아이한테는 양보를 강요하고 작은 아이한테는 순종하기를 요구하고 있지는 않나요? 예컨대, ‘넌 형이 돼가지고 그것 하나 동생한테 양보 못해?’ 혹은 ‘동생은 언니 말을 잘 들어야지. 어디 언니한테 까불어?’ 식의 대응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서와 인지가 발달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공정함과 합리성을 잃지 않는 부모의 모습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 사이의 다툼이 생겼을 때 우선 기다려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주변 어른의 개입 없이 아이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더러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툼이 더 심해지거나 아이들이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다음과 같이 개입하기를 권해드립니다.

첫째, 양쪽 모두에게 자기입장을 충분히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둘째, 부모는 양쪽 의사를 끝까지 다 듣고 난 뒤에 아이가 어떤 의도로 그렇게 행동 했으며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정리해서 말해준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오해가 풀리기도 한다.
셋째, 상대방의 입장을 알게 된 아이들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 어떤 생각과 감정을 느끼게 됐는지 질문한다.
넷째, 이번 다툼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방법과 대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다섯째, 싸우는 과정에서 서로를 다치게 하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 있었는지 점검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훈육한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해준 아이들을 격려한다.

물론 모든 갈등상황에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변화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조금씩 실천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전달하고자 하는 ‘나’도 있지만 ‘남’도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게 될 겁니다.

페르소나 (Persona)

고대에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로서,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 개인이 쓰는 사회적 가면 또는 사회적 얼굴을 의미합니다.
개인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자기 성격의 한 측면을 페르소나로 강조하기도 하고, 전 생애 동안 많은 페르소나들을 사용하는데, 여러 개를 동시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융은 페르소나를 원형의 하나로 생각했으며,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어떤 사회에서든 관계와 교류를 촉진시키는 수단이 필요한데, 부분적이기는 하나 페르소나가 이 기능을 담당합니다. 페르소나는 본래 병리적이거나 거짓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개인이 자신의 페르소나와 지나치게 동일시하게 되면 병리적으로 될 위험이 있습니다. 융의 심리 구조 모델에서 페르소나는 자아와 외부 세계를 연결해주는 중재자 역할을 합니다.

출처: 정신분석용어사전, 2002. 8. 10., 서울대상관계정신분석연구소[한국심리치료연구소]

기다림도 사랑의 표현이에요

에필로그

애니메이션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현관문 앞에서 우두커니 케이티를 기다리고 있는 맥스의 모습입니다. 누군가를 오래 기다려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허전함과 쓸쓸함이 전해져 옵니다.

윤슬이가 말합니다.

윤슬: “기다리는 거… 나도 기다리는 거 많이 하는데.”
윤슬: “나도 현관문 앞에 서서 기다렸던 적 많아. 엄마가 무슨 요일에는 만날 아홉 시 반에 집에 오잖아. 그럼 나는 엄마가 올 때까지 문 앞에 서서 기다리지. 빨리 보고 싶어서.”

윤슬이도 기다림을 알고 있다니 새삼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합니다. 오래도록 주인을 기다린 맥스와 듀크에게 가장 큰 선물은 케이티가 문을 활짝 열고 들어와 입꼬리가 귀에 걸릴 정도로 크게 웃어주며 있는 힘껏 꽉 끌어주는 겁니다. 부모를 기다려준 아이에게도 그보다 더 좋은 반응은 없겠지요.

극장에 다녀온 뒤 윤슬이는 강아지인형을 데리고 본격적인 애완견 키우는 놀이에 빠져들었습니다. 윤슬이는 케이티만큼이나 엣지에게 훌륭한 견주였습니다. 놀이를 하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애니메이션을 보고 난 감상을 나름대로 종알거립니다.

윤슬: “그 영화 재미있었는데, 근데 무서운 것도 있었어. 그 무서운 토끼가 인간들을 잡아간다 그랬잖아. 근데 그 돼지가 택시를 태워줘서 같이 집으로 왔으니까 괜찮아. 집에 돌아오면 이제 토끼가 괴롭힐 수가 없잖아. 집에는 케이티가 있으니까.”

맥스와 듀크가 그토록 그리워 찾아 헤맸던 집, 윤슬이가 안정감을 느끼며 보호받고 있다고 여기는 그 집에, 오늘도 사랑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달콤한 기다림 끝에 말이지요.

아빠 캐릭터 아빠 김민태 PD

EBS PD. [다큐프라임 아이의사생활], [퍼펙트 베이비] 등을 연출. 육아학교 핀 총괄프로듀서 _저서 [일생의 일] ,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 등

엄마 캐릭터 엄마 원윤선

동화작가. 우리아이마음연구소 부소장. 이화여대 아동학과 박사과정 부모교육 전공_저서 [헌혈견 엣지] , [나의 첫 임신이야기] 등

딸 캐릭터 딸 윤슬(예명)

동심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6살

김민태, 원윤선
자료 협조
유니버셜픽처스인터내셔널코리아 (메인포스터 및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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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9-06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