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人테리어

당신의 집은 생각보다 넓다

人문학 人테리어, 5화 비우기와 수납人문학 人테리어, 5화 비우기와 수납

사람에도 인상과 첫인상이 있는 것처럼 공간에도 인상이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일반적으로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 집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사기만 하고 정리를 안 한다면…?

人문학 人테리어, 5화

왼쪽 사진의 서재는 마치 창고를 방불케 하고, 오른쪽의 드레스룸에는 여기 저기 옷들이 널브러져 있다. 그렇다. 우리는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생필품은 그렇다 치더라도 근본적으로 필요한 만큼을 넘어서 과하게 소유하고 살고 있지 않은 지…. 한꺼번에 많이 사면 저렴하니까, 이것만 있으면 행복해질 테니까 등의 착각으로 사고 또 산다. 그러다 보니 필요할 때 그 물건이 어디에 있는 지 몰라서 다시 마트에 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또 산다! 심지어 샀는 지 조차 기억나지 않을 때도 있다. 어쩌면 이렇게 정리가 안 된 환경이 우리를 더욱더 바쁘게 만들 지 모를 일이다.

수납과 정리는 단지 깔끔한 살림만을 위한 방법일까?

수납과 정리의 포인트는 따로 있다

수납을 잘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살림을 잘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필요한 물건은 동선에 맞추어 잘 보관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과감히 버리는 것. 이러니 살림을 잘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하지만 수납인테리어의 포인트는 따로 있다. 바로 ‘가족이 모이는 곳’의 기능을 하기도 하고, ‘나만의 비밀 공간’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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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공간을 찾는 TIP

“발코니를 확장하면서 생긴 ‘틈’을 주목하라”

국토교통부에서 진행한 주거실태조사(2010)에 따르면 공동주택 거주가구 중 발코니 확장 공사를 실행한 집은 10가구 중 한 개의 가구 정도다. 생각보다 확장공사를 실시하지 않은 집이 많은데, 아마 자가가 아니기 때문이거나 높은 비용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요즘 아파트는 이미 확장된 채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30평대 거실 발코니를 트는 비용은 이중창 설치에, 바닥은 올리고, 천정은 내리고, 난방 설치며, 벽 마감 등등 꽤나 규모가 있는 공사기 때문에 어림 잡아 4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물론 업체마다, 규모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실을 트기로 결심한 집은 “거실이 넓어 보였으면”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진 가정일 것이다. 넓은 것, 좋다. 하지만 넓게 튼 이후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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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을 확장하면서 생긴 틈과 모서리 부분을 수납공간이나 취미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넓어진 거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때 기존 발코니의 구석공간이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약간의 홈이 생겨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이 될 것인데 이는 멋진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거실의 깊은 안쪽 대각선은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어 가족 구성원의 취미공간으로 활용하기에 적당하다 사진의 집에서는 기존 발코니의 틈을 서랍장으로 활용하고 그 앞에 집주인만을 위한 취미공간으로 꾸민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식탁 주변에 서랍과 수납장을 두면 가족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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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 식탁 옆에 손에 자주 잡히는 것들을 둘 수 있는 수납장을 마련하면
식사시간 외에도 가족들이 식탁 주변으로 모이게 할 수 있다

부엌으로 가볼까? 앞서 소개한 적도 있지만, 사실 부엌의 식탁은 단순히 ‘먹을 때’만 사용하는 곳으로 활용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곳이다. 사진에서처럼 식탁과 함께 하는 수납공간은 아이들을 부른다. 어머니가 집안일을 하고 있을 때도 식탁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책을 읽을 수도 있고 핸드폰 게임도 할 수 있다. (물론 게임하는 걸 부모님들이 바라진 않겠지만, 이렇게라도 부모 곁에 붙어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예뻐 보이는 건 변함이 없다) 결국 가족이 집 안에서도 서로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는 것인데 사진에서 보이듯, 서랍이 있는 테이블과 주변의 수납공간은 그것만으로도 가족을 이곳으로 불러모을 것이다. 아이들이 자주 보는 책이나 간단히 공부할 수 있는 것들을 수납해 두어 자칫 공부와 집안일로 떨어져 있기 쉬운 어린 아이들에게 어머니와 함께 하고 있다는 안도감과 공부 두가지 모두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서랍이 있는 테이블들은 그 소재나 브랜드마다 다르겠지만 DIY 가구는 20만원 정도로도 구입할 수 있다.

“낮은 활용도의 창고에 안방의 화장대를 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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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있는 창고의 활용도가 낮다면, 이곳에 나만의 메이크업룸을
꾸밀 수도 있다. 굳이 창고가 아니더라도 ‘틈새’가 있는 공간은
언제든지 멋진 화장대로 변신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화장대는 어디에 있는가. 넓은 평수의 집에서는 대부분 안방과 욕실 사이의 통로에 그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물론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이럴 때 화장대를 (안 그래도 방이 좁은데 은근히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창고로 보내라. 아, 화장대를 창고로 치우라는 의미가 아니다. 활용도가 낮은 창고의 문을 떼어내어 그 안에 화장대를 설치하면 공간활용도 만점인 나만의 분장실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어두운 창고용 조명을 화장을 하는 용도에 맞도록 밝은 조명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분장실 조명 설치까지 원한다면, -조금 비싸다- 20만원 대 정도에 판매되는 제품들이 있으니 사이즈에 맞춰 구매해도 좋을 것이다.

人문학 人테리어, 박성준 건축가 사진

박성준건축가

“모든 인테리어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본인의 철학을 토대로 방송, 강연, 저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람을 향하는 인테리어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했으며, JTBC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방영 중), Story on [THE HOUSE](2013) 등 인테리어 방송에 출연하여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테리어 시공, 컨설팅으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으며, 저서로는 [운명을 바꾸는 인테리어 tip 30]을 통해 “집이 인생을 만든다”는 생각을 알리고 있다.

글, 이미지
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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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6-21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