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로맨스

8장 - 어떤미소(1)

                             내 마지막 로맨스:“ 843-ㅇ393오 ” 웹툰 시나리오<br />
 08화 - 어떤 미소 (1)                                카페 안. 마주 앉아있는 서희와 구준.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서희 :‘그 때와 많이 달라지지 않았구나, 넌.’                                서희가 가만히 구준을 바라본다.                                서희 :‘이 침묵까지도...’                                서희 : “그 곳에 책들... 네가 넣어 둔 것 맞지?”
                            구준 : “(끄덕...) 응...”                                서희 : “무슨 의미였어...?”                                구준 찻잔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는 서희를 마주보며                                구준 : “오해를... 풀고 싶었어.”                                서희 : “오해라니...?”                                구준 : “(생각하듯 머뭇거리다가)그 때... 너에게 말 못할 사정이 있었어. 네가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주길 바래서 책을 넣어 둔 거야.”
                            서희 : “그 책들로... 내가 네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을까...?”                                구준 : “......”                                서희 : “그래. 추측했어. 네 마음이 뭔지... 그리고 그리워했어.”                                구준, 약간 놀란 눈으로 서희를 쳐다본다.                                서희 : “네가 나를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는 게 놀랍고, 반갑기도 했어. 그치만... 너는 계속 나한테 신호만 줬어. 내 앞에 나타난 지금도 마찬가지고.”
                            구준 : “서희야....”                                서희 : “네가 말하는, 그 사정이라는 게 뭐야...?”                                구준 : “미안.... 아직은 말해줄 수 없지만...”                                서희 : “준아.”                                구준, 서희를 본다.
                            서희 :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어.”                                구준, 빤히 바라본다.                                 서희 : “난... 아직도 너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 네가 나를 만나기 이전에 어떻게 살아 왔는지...나와 아지트에서 만났던 그 시간 동안에도 우린 책에 대한 이야기만 했어.                                 우리가 헤어져 살아간 시간에... 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난 몰라.”
                            서희 : “그런 내가... 널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니?”                                구준 : “(난감한 듯 서희를 조용히 바라보다가)그래... 네 말이 맞아. ”                                서희 : “.....”                                구준 : “(고개숙여 찻잔을 매만지며) 시간이... 필요해 서희야. ”                                구준 : “(서희를 보며) 나한테, 시간을 조금만 줄래...?”                                구준을 가만히 바라보는 서희.
                            거리. 돌아서 가는 구준의 등을 바라보고 서 있는 서희.                                서희 :‘준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너무 반가워서 와락 끌어안을 줄 알았다. 그러나 현실에는, 그리움만큼이나 커져버린 어색함이 우리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                                씁쓸한 서희의 얼굴.                                서희 :‘그리고 사라진 줄 알았던 원망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걸어가다 서희를 돌아보는 구준.                                서희 :‘저렇게나 그 때와 닮은 모습인데,’                                서희 다시 돌아서 걸어가고 있고, 구준이 서희를 뒤돌아본다.                                서희 :‘이렇게 낯선 이유는 뭘까?’                                걷고 있는 구준의 앞모습, 그 뒤로 멀리 바라보는 서희의 모습 작게 보인다.
                            서희 :‘대체 왜일까 준아...?’                                T자로 갈라진 거리. 양 옆으로 서희와 구준이 멀어져 가고 있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한 남자. 희준이다.                                 희준 : “대체 왜 여기에...네가 있는 거야...?”                                걸어가고 있는 구준의 모습 위로, 당혹스러운 희준의 표정.
                            시간흐름                                청소년관 동아리실. 최선생과 서희가 앉아있다.                                최선생 :“저번 달 청소년 추천 도서는 학습만화 위주였는데 학부모님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서희 :“아무래도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만화보다는 다른 걸 보길 원하시는 거 같아요.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                                최선생 :“그쵸, 아무래도. 학습만화는 아이들과 어른들 절충안 정도예요. ”
                            최선생 :“(너덜해진 책 들어보이며) 이렇게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애들은 좋아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참 계륵이죠. 이것만 찾으니 원...”                                서희 :“(웃음) 안그래도 파손 책이 많아서 두 권 새로 신청했어요.”                                 최선생 :“(빙글) 자, 그럼 아이들 입맛에만 맞출 수는 없으니까 이달의 청소년 추천도서는 고전 위주로 하는 게 좋겠어요. 이제 마음의 양식도 좀 쌓아야죠.”                                서희 :“(웃음) 마음의 양식 하면 역시 문학이죠.”                                최선생 :“뭐 생각한 거 있어요, 이선생?”                                 서희 :“한 번 준비해 봤는데...”
                            서희가 뒤의 북트럭을 가리키면 두 층에 걸쳐 꽂혀있는 책들.                                 서희를 향해 엄지를 들어올리는 최선생.                                끄덕이며 미소 짓는 서희.                                동아리실에 혼자 남아 있는 서희. 책상 위에 늘어진 책들을 보며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탁! 엔터를 치는 서희.
                            표가 그려져 있는 노트북 모니터.                                서희 :“후, 다 정리했다... (늘어진 책들 보며 한숨) 이제 또 하드웨어 정리해야겠네...”                                책상 위에 책을 하나씩 쌓아 정리하는 서희
                            그 중엔 오만과 편견과 멋진 신세계도 있다. 문득 인식하는 서희.                                서희 :‘이 책들도 포함됐네... 무슨...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후- 한숨 쉬는 서희.                                문득 떠오르는 구준의 얼굴.                                구준 :‘시간이... 필요해 서희야. 나한테, 시간을 좀 줄래?’                                푸르르 머리를 털어 생각을 지우는 서희.
                             서희 :‘그래. 잊고 있자. 준이가 생각을 마무리 할 때까지... 조금만.’                                서희 끙차, 책 꾸러미를 두 팔로 든다.                                북트럭을 끌고 동아리실을 나오는 서희.                                 프랑소와즈 사강의 ‘어떤 미소’ 책을 북트럭에서 꺼내 드는 서희.                                서희 :“(책의 옆면의 청구기호를 확인하며) 이 책은 안쪽 서가네.”
                            책을 들고 다른 쪽 서가로 가는 서희. 서가를 올려다 보더니,                                서희 :“(투덜) 하필 제일 꼭대기야...”                                서희가 끙차 까치발을 들어 책을 넣으려는데 잘 닿지 않는다.                                ‘끙차...’ 더 발을 돋워보는데,
                            그러다 발이 미끌! 하며, 휘청! 하는 서희.                                서희 :“으앗!!”                                그 때, 뒤에서 탁! 받아주는 한 남자.                                 돌아보면 희준이다. 두근!! 하고 심장이 쿵 내려앉는 서희에서.                                                                 < 자기 자신이 존재나 키나 냄새를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타인을 통해서인 것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지만 마침내는 확인하게 된다.  /> 프랑소와즈 사강 ‘어떤 미소’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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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6-20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