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노란 미니언 삼총사의 진정한 보스 찾기 대모험
아니 이렇게 작고 귀여운 노란 괴물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사람은 아닌데... 말도 하고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걸 보니... 동물도 아니고 말이죠. 게다가 세계 최고의 악당을 대장으로 모신다니 이들의 정체가 뭔지 대체 감이 안 오는군요. 하지만 귀엽고 깜찍한 데다 웃기기까지 한 미니언 삼총사의 캐릭터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애니메이션 [미니언즈]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자칫 포스터만 보면 어린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저 재밌기만 한 애니메이션인 것 같지만 나름 공포와 스릴까지 겸비한 영화이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쩌면 놀라서 우는 아이 달랠 달콤한 간식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네요~
미니언족은 세계 최고의 악당을 대장으로 모시는 종족으로 티라노사우르스에서 시작해 고대 이집트 파라오, 암흑시대의 드라큘라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대장 모시기가 죽 이어졌지만 매번 실수로 대장을 잃고 말았습니다. 이에 케빈, 스튜어트, 밥은 미니언족을 구하고 세상에서 가장 악한 새 대장을 찾기 위해 동굴 밖으로 나가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때는 1968년 뉴욕, 그들은 올란도에서 악당엑스포 즉, 세계 악당 챔피언 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대장을 찾아 나섭니다. 거기서 세계 최초의 여성 악당 스칼렛의 부하가 된 미니언 삼총사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왕관을 훔쳐오라는 미션을 받게 됩니다. 미니언 삼총사는 왕관이 있는 런던탑으로 가 경비원들에게 최면을 걸고 용암총으로 문을 뚫은 다음 쭉쭉이 수트를 이용해 왕관을 손에 넣으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왕관은 이미 마차를 타고 외출을 나간 여왕의 머리 위에 있었지요.
미니언 삼총사는 여왕의 마차를 쫓아가 왕관을 빼앗으려고 하였고 그러던 중 케빈과 스튜어트는 경찰에 잡히고 말았습니다. 밥은 경찰에게 겁을 먹게 하고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우연히 돌에 박힌 칼을 있는 힘껏 뽑아 들었습니다. 그 순간, 아서 왕의 칼을 뽑아 든 자가 영국의 새로운 왕이 된다는 전설이 이루어졌고 의도치 않게 밥은 영국의 왕이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뉴스로 접한 스칼렛은 미니언즈들을 배신자라고 욕하며 버킹엄 궁전으로 쳐들어왔고 자신의 꿈을 훔쳐간 미니언즈들에게 몹시 화를 냈습니다.
당황한 미니언즈들은 얼른 왕관을 벗어 스칼렛에게 주며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니언즈들의 삶의 목표는 대장을 모시는 것이지 왕이 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스칼렛은 이들이 자신에게 복수를 하려고 한다고 착각을 하고 여러 가지 무기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스튜어트와 밥이 스칼렛에게 붙잡혀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케빈은 자신의 친구를 괴롭히는 사람을 더 이상 대장으로 삼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연히 절대무기에 들어가게 된 케빈은 거대한 몸집이 되었고 스칼렛에 맞서 용감하게 싸워 친구들은 물론 영국을 구하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악당 스칼렛을 물리쳐준 미니언 삼총사에게 감사의 선물을 전해주었답니다.
김민태 PD의 애니메이션 [UP] 선정이유
이번에 함께 할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대장을 찾아 떠난 미니언 삼총사의 모험담을 그린 코믹 애니메이션입니다.
우선 처음 보는 미니언족의 외모가 무척 귀엽고 깜찍해서 그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배경이 석기시대에서 북극, 미국, 영국으로 다양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볼거리가 다양하다는 점, 그리고 영어, 한국어, 러시아어 등을 혼합해서 만들었다는 미니언족만의 언어가 신기해서 듣는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아쉬운 점으로는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감동이 부족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다 보고 나서 미니언즈 인형이며 학용품이며 죄다 사달라는 아이들을 보면 이 영화 같이 보길 잘했네, 하실 겁니다. 자, 그럼 캐릭터의 강력한 힘을 보여준 오월의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이야기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시청포인트
01. 왜, 왜, 왜? 끊임없이 왜라고 묻는 아이를 귀찮아하기보다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는 자세는 자녀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길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창의적인 사고를 발달시켜준다.
02. 학령 전기 자녀의 경우 선과 악의 구분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정상적인 도덕발달의 특징이다. 부모는 결과보다는 자녀의 의도와 동기를 중요시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03. 심리적 외상인 트라우마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어린 아이들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가정 안에서 부모가 모르고 주는 상처가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도록 한다.
애니메이션의 인트로는 경쾌한 음악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미니언족의 음성으로 관객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해주었다. 윤슬이는 전에 미니언즈를 본 적이 있는지, “이거 무서운데... 여기에 나쁜 애 나와. 무서운 애. 저것 봐.”라고 말하였다. 우리는 캐릭터가 작고 깜찍해서 윤슬이가 무조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상상력으로 가득 찬 유아기에는 아직 악당이란 존재가 너무 무서운가보다. 3월에 함께 본 [굿 다이노]에서 등장한 티라노사우르스가 미니언즈의 실수로 뜨거운 용암에 빠지자, 윤슬이는 두 눈을 질끈 감더니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써버렸다. 우리는 “미니언즈가 공룡을 대장으로 잘 모시다가 실수로 그런 거야.”라고 설명해주었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미니언즈들은 잇따라 대장 모시기에 실수를 범했고 그 결과는 처참(?)했다. -다들 하늘나라로 가셨으니- 문득 아동발달 가운데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이 떠올랐다. 에릭슨에 의하면, 3세에서 6세 사이의 아동은 주도성을 획득하고자 하나 그것이 실패할 경우 죄의식/죄책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가끔 윤슬이가 혼자서 물을 따르려고 하다가 실수로 쏟게 되면 으앙- 하고 울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아이의 표정을 보면 슬픔이라고 하기엔 뭔가 좀 아니고... 자책 혹은 죄책감 같은 것이 느껴졌었다. 휴... 그러고 보니 윤슬이에게는 미니언즈들의 실수가 남 일만은 아니었겠구나 싶다. 이렇게 애니메이션 [미니언즈]는 도입부터 우리 가족에게 묵직한 화제를 던져주었다.
왜 악당을 대장으로 모셔?
윤슬이는 미니언 삼총사의 이름이 부르기 어렵다고 했다.
윤슬 : “한국말로 알려줘.”
부모님 : “응? 미니언 삼총사 이름이 케빈, 스튜어트, 밥이래.”
윤슬 : “아니~ 그니까~ 케빈이 한국말로 뭐냐구~”
우리는 영어이름이라서 한국말로 바꿀 수 없다고 말해주었다. 윤슬이라는 한국말 이름을 영어로 대체할 수 없듯 말이다. 윤슬이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케빈, 스튜어트, 밥의 특징을 잘 구별해서 기억하려는 듯 보였다. “케빈은 길쭉한 모양, 스튜어트는 눈이 하나지만 두 개로 합친 크기야. 그래서 괜찮아, 잘 보여. 그리고 밥은 귀여운 것 같아.” 미니언 친구들이 악당 스칼렛을 대장으로 모시는 장면을 보고는 윤슬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난 미니언즈 좋은데... 왜 악당을 대장으로 모셔?” 우리는 미니언즈는 원래부터 악당을 대장으로 섬기는 종족이라고 대답해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섬기는 게 뭐냐고 되물었다. 섬기는 건 어떤 대상을 정성껏 잘 받들어 모시는 거라고 말해주었다. 가끔 이렇게 아이가 문맥 상 자연스레 이해하고 넘기는 단어의 개념적 정의를 물어보면 부모들은 순간 당황하게 된다. 요즘 들어 갑자기 윤슬이의 ‘왜 질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어쩌면 개연성이 부족한 [미니언즈]를 보며 자기 나름대로 내용을 이해하려다 보니 질문을 늘었는지도 모르겠다. 윤슬이가 천진난만한 얼굴로 말했다. “미니언즈가 착한 애들 좋아하면 좋겠어.(풋 웃더니) 나를 대장으로 모셨으면 좋겠어. 난 착한대장 할 거야. 잘 돌봐주는 착한대장 될 거야!”
너무 착한 건 싫어! 원하지 않으면 안 줘도 되는 거잖아~
엘리자베스 여왕의 왕관을 훔쳐오는 미션 수행을 위해 케빈은 용암으로 만든 라바램프총을 받았고 스튜어트는 상대를 최면에 빠트리는 모자를 받았다. 밥은 팔, 다리가 용수철처럼 쭉쭉 늘어나는 수트를 선물로 받았다. 윤슬이는 라바램프총도 알겠고 팔, 다리가 길게 늘어나는 옷도 알겠는데 최면이 뭔지 몰랐다. “아하 모자를 쓰면 햇볕에 안 타니까 스튜어트는 모자를 받은 거구나~” 우리는 먼저 윤슬이의 말도 참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아하 모자를 쓰면 햇볕에 안 타니까 스튜어트는 모자를 받은 거구나~” 우리는 먼저 윤슬이의 말도 참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때 부족하더라도 인정하고 받아주는 자세가 아주 중요하다)
그런 다음, 스튜어트가 선물로 받은 모자는 주문을 외거나 마법을 부려서 상대방이 잠에 들게 만드는 최면이라는 걸 할 수 있는 특수한 모자라고 설명해주었다. 그 뒤로 윤슬이의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밥이 칼을 왜 뽑았어 ? 전설이 뭐야 ? 그런데 왜 밥은 계단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 케빈은 왜 말을 타고 따가닥따가닥 놀이를 하고 ? 스튜어트는 왜 사우나를 해 ? 우리는 윤슬이의 지치지도 않는 ‘왜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었다. 왕이 된 밥을 따라 버킹엄 궁전에서 편안한 생활을 즐기던 미니언 삼총사는 갑자기 나타난 스칼렛이 잔뜩 화가 나있는 것을 보고 몹시 당황했다. 결국 밥은 자신의 왕관을 스칼렛에게 양보하며 그녀가 오해를 풀기를 바랐다.
이 장면을 보고 윤슬이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슬픈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니언즈는 너무 착해. 나쁜 애(스칼렛)한테 왕관을 줬어. 왜 미니언즈는 왕관을 갖고 싶어 하지 않아? (갑자기 감정이 북받친다) 왜~~~ 원하지 않으면 안 줘도 되잖아~~~ 밥도 왕관 갖고 싶었을 수 있잖아~~~” 윤슬이는 밥에게는 왕관보다 대장 스칼렛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끝내 이해하지 못했다. 더욱이 스칼렛은 나쁜 악당이지 않은가.
좋아했다가, 왜 싫어하는 거야?
스칼렛은 밥의 도움으로 영국의 여왕이 되었으면서도 미니언 삼총사를 지하 감옥에 가둬버렸다.
윤슬이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왕관을 줬는데 감옥에 가둬?” 우리는 스칼렛이 아직 화가 다 안 풀렸거나, 미니언들이 다시 왕관을 가져갈까 봐 겁이 나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윤슬이는, “나쁜 애가 없어지면 좋겠어! 아예 옛날부터!”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슬이는 스칼렛이 또 괴롭히면 사우나에 숨어 있다가 펑 삐에로처럼 튀어 나와서 공격해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스칼렛에 대한 적대감이 대단해보였다. 하지만 극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케빈이 대장으로 모셨던 스칼렛을 공격하려고 하자 윤슬이는 모두의 마음이 자꾸만 바뀌는 것 같다고 어리둥절해하였다. “친구 스튜어트와 밥을 스칼렛이 괴롭혀서 케빈이 이제 더 이상 대장으로 안 모시기로 했대. 그리고 친구들을 구해줘야 하기 때문에 스칼렛을 공격하기로 한 거야.” 하지만 어린 윤슬이는 상황에 따라 관계는 변화할 수 있고, 감정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피아제는 도덕발달이론에서 타율적 도덕성과 자율적 도덕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슬이는 4~7세에 해당하는 타율적 도덕성 단계로 정의와 규칙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악당인 스칼렛은 무조건 나쁘고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친구를 한번 좋아하면 계속 좋아해야 ‘착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싫어졌다고 하니 윤슬이의 도덕단계상 그건 옳지 않다. 아마도 초등학교3학년쯤 되면 약속과 규칙은 변할 수 있는 거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땐 결과뿐 아니라 의도를 잘 따져봐야 한다는 걸 이해하게 되지 싶다.
아이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계속 “왜? 왜 그래?” 질문을 해요.
생후 2~7년 시기에 해당하는 전조작기에는 호기심이 폭발할 수 있습니다. 질문을 통해서 지식을 확장하고 논리적인 사고를 발달시키고자 하는 건강한 발달적 신호이니 인내심을 가지고 성실히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아이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특히 문맥 상 이해하고 넘어가는 단어에 대해 아이가 개념적 정의를 물어오면 부모도 당황할 수 있으니 어휘에 대한 부분은 미리 체크해두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묻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해주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질문에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부모도 아이가 하는 질문에 대해 정답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런 것이 궁금했구나, 엄마/아빠도 거기까진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아주 재밌는 질문이네? 정확한 답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이번 기회에 한번 같이 찾아볼까?’ 이런 식으로 아이의 질문을 존중하고 함께 지식을 탐구하고자 노력하는 자세와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더 교훈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아이의 선악 구분이 너무 뚜렷해요. 어른한테 혼나면 나쁜 행동, 안 혼나면 착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콜버그의 도덕 발달 단계에서 전인습적 추론을 하는 시기에는 누구나 상 또는 벌에 의해서 도덕적 판단을 하게 됩니다. 정상발달에 해당하니 걱정하지 마시고 결과보다는 과정과 의도를 중요시 하는 태도를 보여주세요.
아동의 도덕성 발달을 이해하는 데 있어 콜버그를 빼놓고 얘기할 수는 없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전인습적 추론 단계에서는 보상과 벌에 의해 도덕적 사고를 합니다. 인습적 추론 단계에서는 부모와 사회규범과 같은 외적 요소에 의해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도덕적 판단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후인습적 단계에서는 도덕성이 내적인 기준과 원칙에 의해서 완전히 내면화된 상태를 말합니다. 대부분의 성인은 전인습적 단계에 해당하고 우리자녀들은 타율적 도덕성에 해당하죠. 따라서 보상을 받으면 착한 일, 벌을 받으면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단계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시기 부모가 자녀를 대할 때 결과에 의해 처벌하기보다는 의도와 과정을 중요시하는 역할모델이 되어주시면 자연스럽게 도덕발달을 성취해 나갈 수 있게 됩니다. 도덕성이 자녀의 인지발달과 사회성 발달의 또 다른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어릴 적 상처는 평생에 걸쳐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어떤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서 받은 상처가 마음속에 남아서 살아가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심리적 외상 혹은 트라우마라고 하는데요. 트라우마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약한 어린 아이들에게 더 취약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초반에 스칼렛이 어린 시절 따돌림을 받고 괴로워했던 이야기가 나옵니다. 화려한 왕관을 쓰고 공주가 되고자 하는 이유도 어린 시절 결핍됐던 인정과 애정에 대한 욕구를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결국 스칼렛은 악당이 되었고 자신이 받은 상처를 남에게 되갚아주며 살다가 점점 더 불행해지고 맙니다. 이처럼 어릴 적 주요한 사건사고는 한 인간의 성격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만약 스칼렛에게 부모나 교사, 친구 중 누구라도 중요한 타인이 되어주었다면 그녀의 삶은 매우 달라졌을 겁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주변 어른들의 역할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상처를 감추고 부정하는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충분히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치유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야, 크면 나아질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지 않고 넘어가면 그 문제는 엉뚱한 곳으로 흘러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나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부모 자신이 자녀에게 모르고 주고 있는 상처는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부모가 대수롭지 않게 던진 말이나, 분풀이, 체벌, 자녀를 감정의 하수구로 여기는 일 등이 트라우마의 원인일 수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왜?왜?왜? 전조작기 아동의 호기심
Piaget은 학령 전 아동의 인지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전조작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고 대략 생후2~7년의 시기를 일컫습니다. 전조작기 아동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특징 가운데 하나는 끊임없는 질문 공세를 펼치는 것입니다. 아동은 3세 정도가 되면 최초로 질문을 하기 시작하고, 5세가 되면 ‘왜’라는 질문 공세로 주위 어른들을 지치게 만듭니다. 아동이 던지는 질문은 정신적 발달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주고 지적 호기심을 반영합니다. 또한,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 왜 그렇게 존재하는지를 추론하고 이해하려는 아동의 관심의 출현을 의미합니다(Elkind, 1976).
* 다음은 4~6세 아동이 던지는 질문의 예시입니다.
왜 키가 자라요?
왜 키가 자라다가 멈춰요?
나뭇잎은 왜 떨어져요?
해는 왜 눈이 부셔요? 모든 사람이 아기였을 때는 엄마가 누구였어요?
얼마 후 우리는 가까운 서점에 들렀다. 그곳에는 애니메이션 개봉작들이 무비스토리북이라는 형태로 여럿 진열되어 있었다. 윤슬이와 함께 본 애니메이션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가장 최근에 본 미니언즈부터 꺼내 읽어보기로 했다.
윤슬: “밥이 내 동생이었으면 좋겠어. 밥이랑 계단에서 미끄럼 타고 싶어. 엄청 재밌잖아. 이렇게 슝~~~”
엄마: “동생으로 삼고 싶을 만큼 미니언이 마음에 들었구나. 애니메이션으로 볼 때는 무서워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읽으니까 안 무서운가보다.”
윤슬: “응. 미니언즈 인형 갖고 싶다. 밥이랑 세 명 다. 아... 미니언즈는 너무 착해. 그 나쁜 애(스칼렛)한테 왕관도 양보하고.”
아빠: “왕관을 양보해서 착하다고 느껴졌나 보네. 그런데 지난 번 네가 말한 대로 원하지 않으면 주지 않아도 되는 거야. 친구가 아무리 달라 그래도 너한테 너무 소중한 물건이면 안 줘도 되지 않을까...”
윤슬: “응... 그래도 나쁜 거 아니지. 만날 양보만 하는 것도 좋은 거 아니지~”
아빠: “그래. 대신 친구한테 왜 줄 수 없는지 충분히 잘 설명하면 더 좋겠지.”
윤슬: “맞아.”
사실 애니메이션을 보며 우리가 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극 중에서는 목표가 되고 미션이 되기도 하는 내용을 보며 우리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가 애니메이션을 보는 내내 왜, 왜, 왜를 입에 달고서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해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고는 어린 줄만 알았는데 이제는 스스로 답을 찾아가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는구나 싶어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미니언즈]를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우리는 여섯 살 딸아이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다.
아빠 김민태
EBS PD. [다큐프라임 아이의사생활], [퍼펙트 베이비] 등을 연출. 육아학교 핀 총괄프로듀서 _저서 [아이의 자존감] , [일생의 일] 등
엄마 원윤선
동화작가. 우리아이마음연구소 부소장. 이화여대 아동학과 박사과정 부모교육 전공_저서 [헌혈견 엣지] , [나의 첫 임신이야기] 등
딸 윤슬(예명)
동심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6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