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나우

알파고보다 무서운 인간의 뇌, 뇌정보 분석가

드림&나우 2화-‘뇌 과학’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다
드림&나우 2화-‘뇌 과학’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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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나우 , 2화 - ‘뇌 과학’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다 드림&나우 , 2화 - ‘뇌 과학’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다

‘알파고’로 인해 인공 지능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때보다 커진 요즘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뇌 과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뇌 과학 분야의 석학인 형과 ‘IT’, ‘창업’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동생이 뇌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뇌 과학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과 접목될 수 있는 지를 탐구하고 있는 이흥열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흥열 대표 사진

#0. 프롤로그

뇌 과학 정보를 분석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나의 하루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화장실에서 시작한다.
동이 틀 무렵이 되야 하루가 끝나기 때문에 잠 자는 시간은 짧다.
그렇다고 새로이 맞이하는 아침을 허둥지둥 보내지는 않는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야말로 하루 중 유일하게 오롯이 혼자가 되는 시간이다.
생각할 거리들을 챙겨서 화장실에 앉아 그날 해야 할 일들을 골라본다.
그리고 나서 10시쯤 집 밖으로 나선다. 남들보다는 늦은 출근이지만 여유를 부릴 틈은 없다.
내가 향하는 곳은 뇌 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회사, 뉴로게이저 , 내가 대표로 일하는 곳이다.

  • * 뉴로게이저
    뇌 정보 분석 스타트업 회사. 개인의 뇌를 분석하여 뇌의 나이, 어휘, 읽기 능력, 기억, 집중력, 예술성 등
    20여 가지 정보를 분석해 알기 쉽게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 나는 뇌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 뇌 과학 분야에 뛰어든 계기 -

회사에 도착하여 몇 가지 중요한 사안들을 팀원들과 공유하고 나면
곧바로 외부 일정을 시작한다. (대부분은 미팅이다)
과학을 이용해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만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만나는 사람들은 다양하다.
대학연구소 연구가, 정신과 의사, 생물학자, 심리학자, 교육 전문가, 컴퓨터공학자에 이르기까지

나는 뇌 과학을 전공하지 않았다. 친형이자 예일대 이대열 교수 가 뇌 과학자로, 우리 회사의 과학자문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처음에 형이 나에게 뇌 과학이 이룬 성과를 실용화하는 일을 해보자고 했을 때, 경영학을 전공하고 광고, 통신, IT 분야에서 일해왔던 내가 무얼 할 수 있을 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뇌 과학 전문가는 아니지만, 대신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사람들에게 생소한 뇌 과학을 일상과 접목시키기 위한 판을 짜는 일.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일.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걸어 온 우리 형제의 이유 있는 동행이 시작된다.

  • * 이대열 교수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사이언스 등에 80여편 논문을 실은 뇌 과학 분야의 권위자.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일리노이대 생물하과 석사, 신경과학 박사.
    미네소타대 포닥, 예일대 신경과학/심리학 교수 재직 중이며, ㈜뉴로게이저의 과학자문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고 있다.

#2. 인간 스스로를 탐구하는 뇌 과학

- ‘뇌 과학’ 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 -

하루 종일 계속되는 미팅에서는 인문학, 문화, 예술, 의료,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오간다.
사회전반의 현상과 추세를 뇌 과학적 관점이라는 ‘새로운 렌즈’로 세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미팅은 많은 질문들과 과제를 낳기 마련이라 저녁 7~8시가 되면 그 날의 미팅 내용을 정리하고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다.

강연중인 이흥열 대표 사진

뇌 과학은 인간 스스로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렇기에 뇌 과학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간에 대한 궁금증이 누구보다 큰 사람들이다. 일단 나부터도 인간의 일상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문제와 고민들을 뇌 과학이라는 영역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을 한다.
아쉽게도 대학교 학부과정에서 뇌 과학을 다루는 곳은 거의 없다. 하지만 경제를 공부하다가 그 행위를 하는 인간이 궁금해지고, 심리학을 공부하다가 사람의 심리가 왜 그렇게 발현된 것인지 궁금해져서 결국 인간에 대한 질문이 남게 된다면, 그 때 마주하게 되는 학문이 ‘뇌 과학’이다. 그래서 뇌 과학을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라고도 부른다. (뇌 과학자인 내 형도 학부 때 전공은 경제학이었다.)

#3. 시차가 존재하는 뇌의 성장

- 아이의 발달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한밤 중, 심야 회의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 있는 형과는 시차 때문에 자정 이후에야 이야기를 나눈다.
향후 사업 일정과 연구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면 보통 새벽 3~4시를 훌쩍 넘긴다.

인터뷰중인 이흥열 대표 사진

외형적으로 뇌는 대부분 어린 시절에 성장하지만 내형적으로는 저마다 시간 차가 있다. 보통 아이가 빨리 발달하는 것만을 기특하게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자칫하다 보면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뇌는 성장의 잠재력을 잃고 스트레스에 중독되어 가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효율적 삶을 위해 기여하려는 것이 뇌 과학이기에 중요한 문제다. 그저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뇌를 갖고 있지만 대해 잘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가끔은 뇌를 지치게 하고, 잘못된 트라우마로 평생을 우울하게 보내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뇌 과학은 결국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한 고민을 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4. 알파고 또한 사람의 뇌를 모방해서 만든 것이다

- 인간의 뇌는 무궁무진하다. -

회사의 핵심 이슈에 대한 긴장감 있는 형과의 회의가 끝나고, 뇌 과학에 대한 최신 논문들과 트렌드를 정리하고,
투자자와 사업과 관련된 이들에게 보고할 리포트를 정리해서 보낸다.
어느새 푸르스름한 동이 트는 것을 느끼며 숙면을 위해 암막 커튼 치고 잠자리에 든다.

요즘,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은 마치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도전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인공지능 자체는 우리가 갖고 있는 뇌를 모방한 것이다. 뇌의 방대함을 전부 구현할 수 없기 때문에 수백, 수천 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해 인간의 뇌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든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물론 연산이나 기억력 등은 사람이 컴퓨터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컴퓨터의 기억력이라는 것은 ‘사람이 채워주는’ 자료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기계 덕분에 확보된 시간을 사람의 ‘뇌’만이 할 수 있는 창조적인 일로 채워 나간다면, 좀 더 사람다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5. 내 아이를 위한 뇌 이야기

- 잠 안 자고 공부하는 건 좋지 않은 습관 / 내 아이는 좌뇌형? 우뇌형? -

이흥열 대표 사진

뇌는 스스로 청소를 한다. 뇌에는 약 1,000억개의 뉴론이라는 뇌세포가 약 100조개의 시냅스라는 단위로 연결되어있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주고 받는데, 이 과정에서 신경 물질의 부산물이 많이 발생한다. 이 부산물, 어떻게 청소되는 걸까? 우리의 뇌에서는 하루에 약 500ml의 뇌척수액이 생성되는데, 이는 우리가 잠든 사이에 뇌를 청소해 주는 기능을 한다. 우리가 반드시 잠을 자야 하는 아주 간단하고 명확한 이유는, 잠을 자야만 뇌척수액이 마치 물청소를 해주듯이 우리의 뇌를 청소해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밤을 새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면 뇌는 그만큼 청소를 못하게 되고 신경 물질을 전달하는 데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즉, 잠 안 자고 공부하거나 일하는 것은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없다는 사실!
한 가지 더, 좌뇌 우뇌형 인간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뇌의 많은 기능들이 부위별로 구분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 중에서 베르니카 영역(언어 이해), 브로카 영역(언어 표현) 등이 뇌의 좌측 부분에 존재한다. 이러한 뇌의 기능과 부위가 좌뇌와 우뇌형 인간으로 나누는 오해의 시작이 되었다고 본다. 이에 대해 최근 미국 유타대학 신경과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뇌가 목적에 따라 좌뇌나 우뇌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을 나누는 것은 가설에 불과하며, 무의미하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6.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할 때 뇌는 행복을 느낀다

- 뇌 과학 분야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

뇌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문학, 의료, 문화, 산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연구 분야인 만큼, 선진국들이 선점을 위해 뛰어들고 있고, 전 세계의 뛰어난 연구 인력들이 앞다투어 도전하고 있다. 뇌 과학은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무궁 무진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학문이고, 유망하지만 쉽지 않은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형이 연구에 쏟아 붓는 열정과 시간, 노력의 양과 깊이를 곁에서 보아 왔기에 감히 뇌 과학자로서의 길은 결코 쉽지 않다고 말 할 수 있다.

나는 뇌 과학을 꿈꾸는 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 윤리의식, 인류와 미래를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을 단단히 준비해 두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한 인간으로서 뇌가 보내는 즐거움의 신호를 따르라는 충고도 잊지 않을 것이다. 호기심이 통찰과 발견의 원천이기도 하겠지만, 스스로 원하는 일을 할 때 뇌는 행복을 느낀다. 진심으로 인간의 본질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다면, 단지 연구자나 학자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루트를 거쳐 자연스럽고 즐겁게 뇌 과학의 세계로 이르게 될 것이다. 나처럼 말이다.

#7. 에필로그: 내일을 맞는 용기

뇌과학 사업가로서 나는 지금 무척 행복하다.
동이 터올 무렵에야 맞이하는 하루의 끝에서, 매일 그것을 확인하며 잠든다.

이흥열 대표 사진

뇌 과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는데, 왜 적지 않은 나이에 뇌 과학 기반의 스타트 업에 도전하게 되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나만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뇌 과학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뇌 과학 분야가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는 가능성 열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이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게는 지금 내 자신이 행복한지를 알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 하나 있다. 오늘이 힘들어도 내일 일어설 수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삶이다.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생긴다면, 그 일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흥열 대표 사진

이흥열

대표

1993년 단국대 경영학과 학사
2008년 (주)제너시스 템즈 서비스사업실장
2011년 크라우드긱스 대표
현) 뉴로게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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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희
사진
이문교, 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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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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