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로맨스

5장 - 이방인(2)

                             “ 843-ㅇ393오 ” 웹툰 시나리오<br />
 04화 - 이방인 (2)                                 어문학실 안을 바삐 헤매며 두리번거리고 있는 서희.                                 책장을 잡고 숨을 몰아쉬는 서희.
                            서희 : ‘분명히... 여기 왔던 거야.’                                서희 : ‘어문학실 책장은 새로 바꾼 지 1년 정도 밖에 안 됐다고 했어.’                                어문학실 사서가 ‘1년 전쯤 바꿨어요.’하는 말이 떠오른다.
                            서희 : ‘그러니까 적어도 1년 안에 준이는 여길 왔었던 거야.’                                서희 안타까운 얼굴로 두리번거리며,                                서희 : ‘대체 언제 왔을까...? 그리고 왜...?’
                            열쇠를 바라보는 서희.                                 서희 : ‘지금도... 나한테 뭔가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걸까...?’                                서희 커튼이 쳐져있는 아지트 문쪽으로 다가간다. 커튼을 젖히려는 그 때,                                어문학실사서 : “거기서 뭐하세요? ”
                            놀라 돌아보는 서희                                서희 : “아... 그... 아무것도 아니에요. ”                                황급히 어문학실 사서를 지나쳐 빠져나간다.                                어문학실사서 : “? ”
                            어문학실사서 :‘저 선생님... 며칠 전부터 자주 보이네...’하며 중얼거린다.                                청소년관. 멍해져 있는 서희. 그 위로,                                 학부모 : “...기요...”
                            학부모 : “저기요! ”                                소리에 깜짝 놀라는 서희.                                서희 : “아, 네!”                                학부모 : “아가씨,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                                서희 : “죄...죄송합니다...”                                학부모 : “(책 내밀며) 이거 대여 해 주세요.  ”                                서희 : “아, 네!”
                            그 모습을 멀찍이서 지켜보는 최선생. ‘흠...’ 하며 못마땅한 표정이다.                                 짜증나서 책을 들고 돌아서는 학부모. 난감한 서희.                                 학부모 : “(투덜거리며)어휴, 책 하나 대여하는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                                다가온 최선생이 서희의 어깨를 톡톡친다.                                최선생 : “이선생님, 잠깐 저 좀 볼까요?”                                서희 : “아, 네.”
                            탕비실. 마주하고 있는 최선생과 서희.                                최선생 : “이선생, 무슨 일 있어요?”                                서희 : “네...? 아, 아니요...”                                최선생 : “이선생 요즘 꼭 나사 하나를 빼놓은 것 같아. 자리도 자주 비우고, 체크해보니 행정업무도 미스가 많더군요.”                                서희 : “아...”
                            서희 : “(꾸벅) 죄송합니다.”                                최선생 : “처음이라 서툴기도 할 거고, 갑자기 동아리까지 맡아서 정신 없겠지만...이선생, 이 일을 좋아해서 시작한 거 아니었어요...?”                                서희 : (고개 숙인) ‘정말... 나 뭐 하고 있는 거야...’                                최선생 : “(어깨를 토닥이며) 힘 좀 내줘요. 초심을 잃기엔 너무 이르잖아. 그쵸?”                                서희 : “정말... 죄송합니다.”
                            고개를 푹 숙이는 서희.                                탕비실 앞. 큰 생수병을 한 손에 들고 한 개는 어깨에 이고 들어오는 모자 쓴 한 남자(가짜 구준, 이하 구준)와 최선생이 스쳐간다.                                 구준은 탕비실로 향한다.                                1. 탕비실을 나온 최선생. 탕비실 쪽에서 ‘찰싹!’ 소리 난다.
                            깜짝 놀라 돌아보는 최선생.                                 물을 들고 가던 구준도 멈칫하고 멈춰 선다.                                탕비실 안. 보면, 자기 뺨을 때려 양 뺨이 얼얼해진 서희.                                서희 : “으...”
                            서희 : “(각오하듯) 정신 차리자... 이서희.”                                그 때 탕비실로 조용히 들어와 정수기 앞으로 가는 구준. (서희는 옆모습만 봄)                                서희 : ‘윽...! 왜 하필 이 때...’                                하며 당황하다가 황급히 탕비실을 나간다.
                            묵묵히 물을 바꿔 넣는 구준.                                 청소년관 컴퓨터 앞에 앉은 서희. 모니터 뚫어져라 보며 타자 친다.                                서희 : ‘진짜 실수투성이네... 휴...  최선생님께 죄송해서 어째...’                                그 때 서희를 가리는 그림자.                                서희 : “응?”                                탁! 하고 서희 앞에 놓이는 오렌지주스. 올려다 보면 모자에 얼굴이 거의 가려진 구준이 서있다. (역광)                                구준 : “드세요.”                                구준은 말하곤 그대로 가버린다.
                            당황하며 반쯤 일어나는 서희.                                서희 : “(멀리 대고) 가, 감사합니다...!”                                서희 털썩 앉으며,                                서희 : “휴...”                                음료수 들어보이는 서희.                                 서희 : ‘처음 본 사람한테 동정을 다 받고... 잘 한다, 잘해...’                                여섯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
                             서희는 가방을 챙겨 일어난다. 그 때, 청소년관 구석에 앉아있는 혜성이 보인다.                                서희 : ‘혜성이... 아직도 안 갔네...?’                                책에 몰두해있는 혜성. 그 위로,                                서희 : “무슨 책 보니?”
                            혜성이 말없이 책 표지를 보여준다. 책 제목에는 ‘그 해 가을’이라는 제목이 있고, 작가는 ‘ZERO’라는 이름이 쓰여 있다.                                 서희 : “제로...”                                혜성 : “이 작가 아세요?”                                서희 : “아니, 이름만 들어봤어. 책 재미있니?”
                            혜성 : “(으쓱) 뭐, 볼만해요.”                                서희 : “읽어봐야겠네.”                                혜성 : “(가방을 들며) 저 그만 갈게요. 퇴근하셔야죠.”                                서희가 가만히 짐 챙기는 혜성을 보더니,                                서희 : “(구준이 주고 간 오렌지쥬스 내밀며) 같이 마실래?”
                            빤히 서희를 보는 혜성.                                 저녁, 도서관 앞, 음료수를 종이컵에 따르는 서희.                                 그리곤 종이컵을 혜성에게 내민다.                                서희 : “친하게 지내자고 주는 거야. 오늘은 나도 좀 외로운 날이거든. ”                                머쓱한 표정으로 잔을 들이키는 혜성.
                             서희 : “(주스 홀짝이며) 오늘은 정말로 이방인 같네. ”                                조용히 먼곳을 보는 두 사람.                                혜성 : “(문득) 선생님은 왜... 외로운데요?”                                서희 : “나? 글쎄... 소중한 사람을 찾지 못해서일까...?”                                서희 : “(미소 지으며) 혜성이 너는?”                                혜성 : “그냥 한 번도, 진짜 소속되어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서요.”                                서희 : “왜? 친구들도 있고, 학교도 다니잖아. ”
                            혜성 : “저, 여기 온지 얼마 안 됐어요. 한 1년쯤 됐나?”                                서희 : “아... ”                                혜성 : “미국에서 태어났어요. 말하자면, 여기선 외국인인 셈이죠. 그런데... 미국에서도 전 외국인이었거든요. 저를 이방인으로 보는 그 눈들을 마주할 때가, 제일 외로워요.”                                그 때, 불쑥 혜성 앞으로 내밀어지는 서희의 손                                서희 : “친구할래?”
                            혜성 : “??”                                서희 : “친구하자. 이방인 연대를 하는 거야. 달랑 두 명뿐이긴 하지만 소속감 하나는 분명하지. 어때? 가입할래?”
                            혜성이 서희를 가만히 보더니 피식 웃으며 서희의 손을 잡는다.                                 서희 : “좋았어!”                                손을 세차게 흔들며 미소 짓는 서희. 혜성은 조금 머쓱한 표정이다.
                            멀리 한 남자(희준)의 뒷 모습이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다.                                                                [ 별들이 드리운 어두컴컴한 하늘을 물끄러미 올려다보면서 나는 처음으로 우주의 관대한 무관심에 내 마음을 활짝 열었다. ]                                이방인 中
소민선
그림
신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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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6-04-15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