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 말기, 위나라의 여불위는 뛰어난 상술을 지닌 상인이었다. 투자금액의 10배 이상을 벌만큼 수완이 좋았으나 여불위는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자원이 풍부한 조나라로 가서 사업구상을 하였고, 당시 진나라 왕손이 조나라로 인질로 잡혀왔음을 알게 된다. 그는 소양왕의 손자 이인으로 당시로서는 왕위계승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인물이었다. 여불위는 진나라 왕실의 상황을 면밀히 조사한 후, 이인을 찾아가 제안을 한다.

“내가 왕자님을 진나라 군주의 자리에 앉혀주겠소.
만약 그렇게 되면 그 공을 인정하여 합당한 대우를 해주시오”

여불위는 왕위계승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인에게 거액의 돈을 투자하기로 결심한다. 언뜻 보면 무모해 보이는 그의 과감한 투자는 사실 치밀한 전략과 계산에서 나온 것이다.

여불위는 이인이 조나라의 관리들과 교제할 수 있도록 경제적으로 지원을 하는 동시에, 소양왕의둘째 아들이자 이인의 아버지인 안국군의 총애를 받고 있는 화양부인을 찾아간다. 그는 설득 끝에 화양부인이 이인을 양자로 삼게 하는데 성공하고, 이인은 안국군의 세자가 된다. 안국군은 본래 둘째 아들이었기 때문에 왕위에 오를 수 없었으나, 갑작스런 태자의 죽음으로 소양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여불위 덕분에 소양왕의 세자가 되었던 이인은 결국 안국군의 왕위를 계승 받아 왕이 된다. 여불위가 이인을 도운 지 15년만의 일이었다.

이인은 여불위에게 많은 땅와 식읍을 주고, 진나라 최고 벼슬인 승상으로 임명시킨다. 마침내 여불위는 돈과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유일무이한 인물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