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나온 ‘쥬라기 공원’이나 최근에 선보인 ‘쥬라기 월드’와 같은 영화는 많은 사람들을 공룡홀릭에 빠트렸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공룡은 아주 매혹적인 존재인 경우가 많은데 왜 아이들은 이토록 공룡을 좋아할까요?
누군가는 그 이유가 공룡이 아주 크고 힘이 세며 지금은 볼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아이들은 책이나 박물관을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공룡에 대해 자신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즐거워합니다. 그렇다면, ‘6500만 년 전, 만약 운석이 지구에 충돌하지 않아서 공룡이 멸종되지 않았다면?’ 이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야기인 [굿 다이노]는 우리들에게 또 어떤 새로운 공룡의 세계를 보여줄까요?
새 학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애니메이션 [굿 다이노]와 함께 진정한 용기와 성장의 의미를 되새겨보세요.
알로는 듬직한 아빠와 다정한 엄마 그리고 누나 리비와 형 벅과 함께 클로투스 산에서 옥수수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알로의 아빠는 옥수수 도둑 스팟을 쫓아가다 천재지변으로 목숨을 잃게 되고, 이 일로 분개한 알로는 스팟을 잡으러 쫓아가다 강물에 휩쓸려 아주 먼 어딘가로 떠내려가고 맙니다. 낯선 곳에서 다시 만난 알로와 스팟. 알로는 아빠의 죽음을 스팟 탓으로 여기며 원망하지만,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맞는 알로에게 스팟은 생명의 은인이 되어줍니다. 이를 계기로 알로와 스팟은 조금씩 친구가 되어 가고 고향 클로투스 산으로의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들 앞에는 극복해야만 하는 많은 고비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험난한 여정 속에서 알로와 스팟은 서로를 의지하며 위험을 이겨내고 결국 목숨을 나눈 둘도 없는 친구사이가 되어갑니다. 결국 가족과 고향을 찾아 떠난 모험 가운데 겁 많고 느리기만 했던 알로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법을 배워가며 진정한 성장을 이루어 나가게 됩니다.
육아전문 PD의 애니메이션 선정이유
두 친구의 뜨거운 우정과 성장에 관한 스토리. 함께 볼 두 번째 영화는 디즈니·픽사의 [굿 다이노]입니다. 많은 아이들은 적정 나이가 되면 공룡에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는 특히나 공룡에 매료되어 마니아가 되는 아이들도 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굿 다이노]는 공룡이 주인공이라는 것, 게다가 착하기까지 한!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진정한 의미의 우정과 상처를 극복하고 회복하는 힘을 깨닫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는 시청포인트
01. 매사 느리고 더디기만 한 우리아이,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할까?
02. 아이에게 아빠와 친구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03. 상처와 실패 없인 성장과 성공도 없다. 아이의 회복탄력성은 어떻게 길러지는 것일까?
굿 다이노는 공룡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굿’이라니 공룡 앞에 붙은 수식어가 의아했다. 우리가 보통 ‘공룡’ 하면 ‘무서운’, ‘힘이 센’, ‘엄청 크고 강한’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인데 좋은 공룡이라니 대체 어떤 영화일까 궁금해졌다. 아이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목이 긴 공룡가족들을 보며 “아하, 브라키오(사우루스)네! 둘리공룡이다! 아기공룡둘리!”를 외치며 친근감을 보였다. 아빠 공룡은 꼬리로 나무를 베어 밭을 만들고 엄마 공룡은 머리로 고랑을 파고 그곳에 씨를 뿌렸다. 아빠는 가까운 강가로 가 입 안 가득 강물을 머금고는 밭으로 가 물을 뿜었다. 분수처럼 퍼지는 물줄기는 밭을 촉촉하게 적시기에 충분했다. 그곳에선 새싹이 돋았고 옥수수가 무럭무럭 자라났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때가 되자, 아빠와 엄마 공룡은 옥수수를 수확하고 돌로 만든 창고에 곡식을 저장했다. 윤슬이는 공룡들이 농부처럼 척척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윤슬이 탑처럼 쌓은 저장창고를 보고 아파트라고 말해 웃음꽃이 피었다. “아파트야. 진짜 길잖아. 저건 아파트야.” 최근 유치원에서 공룡 프로젝트 수업을 해서였는지 윤슬이는 도입부부터 강한 흥미를 보였다.
남들보다 시계가 느리게 가는 아이일 뿐, 괜찮아요!
애니메이션 속 알로는 아직 모든 것이 다 두렵기만 한 어린 공룡이다. 풀밭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닭에게 모이를 주는 일도, 끊임없이 고개를 까딱거리는 수탉도, 숲 속의 작은 벌레도 알로에겐 무섭기만 한 존재였다. 빠지직 소리와 함께 아주 커다란 알에서 너무나 작은 알로가 겁을 잔뜩 집어먹은 표정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알로는 기질적으로 겁이 많고 느린 공룡이었다. 덫에 걸린 옥수수 도둑을 몽둥이로 내리치기는 커녕 덫을 거둬주며 도망가라고 길을 터주는 순수하고 마음 여린 공룡이 바로 알로였다. 물론 알로의 부모 역시 뭐든 형제자매보다 느리고 불안이 높은 알로를 걱정했다.
하지만 그들은 막내아들 알로에게 시간이 더 필요한 것 뿐이지 무엇이 크게 잘못 됐다거나 부족하다고 여기진 않았다. 윤슬이 역시 실수투성인 알로에게 응원을 보내주었다. “알로 이겨! 알로 이겨라!” 어설픈 알로가 잘하기를 바라는 윤슬이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 알로의 아빠는 기다림 끝에 때가 됐다고 느꼈고 알로의 현재수준보다 반 발자국 앞선 정도의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에게는 아빠라는 튼튼한 울타리가 필요해요
알로에게 아빠는 특별한 존재였다. 여느 사내아이들이 그렇듯 알로 역시 아빠를 모델링하며 자랐고 동일시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아빠라는 거울에 비춰본 알로는 닭 모이 주는 일조차 제대로 못하는 쪼끄만 겁쟁이일 뿐이었다. 알로가 누나와 형처럼 곡식창고에 마크(표식)를 새기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던 아빠는 깜깜한 밤 알로를 깨워 반짝이는 반딧불이를 보여주며 말한다. “알로야, 가끔은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 다른 면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해서.” 알로가 어둠의 공포를 이겨내고 처음으로 빛나는 아름다움을 마주한 다음 날 아빠는 거짓말처럼 돌아가셨지만 그의 곁엔 ‘스팟’이라는 조력자가 있었다.
알로는 스팟의 도움으로 공포를 이겨내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 나갔다. 이를 악 물고 절벽 위로 기어 올라가는 일, 억지로 다리를 쫙 찢어 멀리뛰기를 하는 일, 바위에 올라가 비명을 질러 가축 도둑을 몰아내는 일. 만약 혼자였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들을 알로는 친구 스팟의 도움으로 하나씩 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윤슬이는 물에 빠지고 다리를 다치고 배고픔에 시달리는 알로를 보며 스팟을 원망했다. “알로야… 괜찮아…?”, “우리 공룡둘리야! 한 살인데도 이렇게 컸잖아!” 한 마디로 알로를 우습게 보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어느 날 살모사가 알로를 공격했을 때 스팟이 나타나 독을 잔뜩 품고 대가리를 바짝 치켜세운 살모사와 맞서 싸워주었다. 윤슬은 그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스팟을 괴물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우리친구. 우리친구야. 사람아 고마워. 사람아 고마워.”
상처를 마주하는 용기를 가져보아요
모든 게 다 끝장났다고 생각했을 때 그들은 티라노 무리를 만났다. 공룡의 왕 티라노사우르스라니 알로와 스팟 따윈 한 입 거리도 안 될 상대였다. 하지만 티라노들은 프테라노돈이 땅에서 어떤 사악한 짓거리를 하고 다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디 한 번 걸리기만 해봐라 하던 참에 알로와 스팟을 쫓고 있던 그들과 떡하니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어부지리로 구하게 된 목숨이지만 알로와 스팟은 티라노들에게 고마웠고, 그 고마움을 냄새로 소떼들을 찾아내는 일과 소리를 질러 가축 도둑을 찾아내는 일로 대신 하였다. 윤슬은 알로가 소들이 분산되지 않게 멋지게 소몰이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감격에 차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 귀여운 알로야. 알로 공룡 고마워. 알로 오늘은 형님들보다 더 잘했어.”
윤슬이는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알로에게 빠져들더니, 결국 “알로 키우고 싶어. 알로 최고야. 나쁜 애 아니야. 착한 알로 키우고 싶어” 라며 알로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티라노 대장 부치는 아직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알로에게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의 말을 들려주었다. “공포를 안 느낄 순 없어. 나도 악어들을 상대할 때 두려웠다. 그건 자연의 섭리니까. 그걸 거스르거나 벗어나는 건 불가능하지.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고 견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내가 악어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면 아마 난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지나치게 겁이 많고 전반적으로 발달이 느린 아이에겐 어떤 환경이 필요할까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주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칭찬과 격려는 소심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들이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속 알로처럼 느리고 더딘 아이를 키울 때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기질은 뜯어고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우선 아이가 타고나기를 느리고 더디며,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부모가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자녀를 보호해 줄 수 없습니다. 자신의 문제와 감정에 사로잡혀 아이를 문제시하는 태도로 바라보고 능력이 부족한 혹은 머리가 나쁜 아이로 치부해 버릴 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고 수용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며 기다려주는 부모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두 번째 포인트는 적절한 기대치를 가지고 조금씩 도전 시켜 나가는 양육태도입니다. 아이의 생활연령이 아닌 발달연령이 몇 살인지, 심리적 혹은 정서적인 나이는 몇 살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에 적합한 기대와 목표를 세우고 부모가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적어봅시다. 또한, 자녀가 자신의 기능을 기르고 개발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적절한 자극과 격려를 제공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느리고 더딘 아이라도 쉬지 않고 걸으면 언젠가는 자기 몫을 다하게 되어 있다는 걸 잊지 않으면서 말이지요.
아이에게 알로아빠와 같은 좋은 아빠와 스팟처럼 좋은 친구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놀이 등을 정해서 지속적으로 아이와의 놀이시간을 가져보세요.
좋은 관계의 핵심은 믿음에서 시작하고 그 믿음은 성실함을 바탕으로 형성됩니다. 무엇이든 꾸준히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사춘기 이후에도 자녀와의 친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싶으시다면 그 전에 추억을 많이 저축해 놓으시길 바랍니다.
자녀가 자신의 뿌리인 부모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자아상의 발달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물론 건강한 자아상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자존감도 높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입니다. 아이와 아빠와의 관계에서 이와 같은 도식이 성립하려면 아빠가 아이와 함께 긍정적인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릅니다. 따라서 일주일에 하루 혹은 몇 시간만이라도 아빠와 아이들만의 시간을 강제성을 두고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요?
남편에게 볼멘소리로 “아이랑 좀 놀아줘.”라고 백 번 얘기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대신에 “매주 일요일 점심 먹고 나서 오후2시부터 3시까지 애들 데리고 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시간 좀 보내고 와줘.”라고 얘기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입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는 남편을 탓하기 전에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학령기에 아이들의 두 날개가 되어주는 것은 학업에 대한 자신감과 또래관계입니다. 그 중 하나인 친구와의 관계는 아이가 부모와의 애착이 얼마나 건강하게 형성되어 있는지, 부모와의 놀이경험이 얼마나 풍부한 지에 달려 있다는 걸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성장통을 경험할 때 부모로서 가져야 하는 양육태도와 회복탄력성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무조건적인 수용과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태도로 자녀와의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아동이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안전하고 편안한 대상이 되어주세요.
누구나 성장과정 가운데 크고 작은 상처와 고통을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중요한 건 상처 없이 사는 것이 아니고 시련이나 고난을 만났을 때 그것을 이겨내는 힘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겁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르는데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을 일컫습니다. 즉, 트라우마를 경험한 뒤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삶에 적응할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이렇게 중요한 회복탄력성을 길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적으로 나를 이해해주고 받아줄 대상이 존재해야 합니다. 탄력성이란 말 그대로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려는 힘입니다. 그렇다면 제자리로 돌아올 이유가 분명해야 합니다. 그 대상이 아빠이든 엄마이든, 친구이든, 선생님이든 누구든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한 사람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자신의 부정적인 경험에 대해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상처를 드러내지 않고 마음 속 감옥에 가두면 괴물이 되어 결국 우리를 공격하게 됩니다. 따라서 금기시하거나 터부시하는 부모의 태도는 상처를 억압하고 부정하게 만들어 결국 아이의 죄책감만 부추길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합니다.
회복탄력성
회복탄력성은 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입니다. 성공은 어려움이나 실패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역경과 시련을 극복해낸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의 삶은 온갖 역경과 어려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물론 행복한 일도 있지만 그보다는 힘든 일, 슬픈 일, 어려운 일, 가슴 아픈 일이 더 많습니다.
불행한 일은 항상 행복한 일보다 양도 더 많고 질적으로도 강도가 더 센 것처럼 느껴져서 우리를 좌절하게 만든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인생의 역경을 얼마든지 이겨낼 잠재적인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한 힘을 학자들은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 부릅니다.
-김주환의 [회복탄력성] 중에서
이제 클로투스 산으로 가 함께 지낼 일만 남은 알로와 스팟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스팟과 같은 종족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보이며 이끌리듯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알로는 처음엔 놀랐고 당황했습니다. 스팟을 잃을까 겁이 났던 것이지요.
하지만 자꾸만 나타나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을 보고 알로는 결국 스팟을 또 다른 가족에게 보내주기로 결심합니다. 새로운 가족의 품에서 행복하게 살라는 알로와 알로 곁에 머물겠다는 스팟... 알로가 주둥이로 스팟을 밀어내면 스팟이 다시 알로에게 다가오는 그 장면은 우리를 눈물짓게 했습니다. 한번, 두 번, 세 번 알로는 코끝으로 스팟을 밀어내고 그들 주변에 동그라미를 그려주었습니다. 윤슬이는 그 장면을 보고 알로가 불쌍하다며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 “ 윤슬이는 알로가 스팟을 보내줘서 슬픈가보다. ”
윤슬 : “ 알로는 다쳤는데도 엄마아빠도 없고 불쌍해... 스팟은 가족을 찾았는데... 알로 불쌍해... ”
아빠 : “ 알로가 스팟한테 가족을 찾아주고 싶었나봐. ”
윤슬 : “ (더 큰 소리로 울며)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 헤어지고 싶지 않아. 알로랑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알로랑 스팟도 가족이잖아!!! ”
순간, 윤슬이가 툭 던진 말에 마음 속 징이 울렸습니다.
아빠 : “ 맞네. 스팟이랑 알로가 가족이지 누가 가족이겠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가족이네. ”
공룡과 인간이 어우러져 함께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세상. 그 세상이 아이의 가슴 속엔 살아있었습니다. 우리는 마음으로나마 그들이 세 개의 점이 만나는 웅장한 클로투스 산에서 함께 행복하기를 바랐습니다.
한 동안 아이는 알로와 얼굴이 무척 닮은 착한악어 인형을 키우는 놀이에 심취했습니다. 악어를 인형이라고 말한 나에게 아이는 눈에 힘을 주며 악어는 자기 동생이고 우리 가족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습니다. 그 착한악어는 오늘도 아이의 바로 옆, 아주 따뜻한 곳에서 잠을 잡니다. 우리에게 이런 추억을 선물하다니, 알로는 정말 좋은 공룡이 맞구나 싶습니다.
아빠 김민태
EBS PD. [다큐프라임 아이의사생활], [퍼펙트 베이비] 등을 연출. 육아학교 핀 총괄프로듀서 _저서 [아이의 자존감] , [일생의 일] 등
엄마 원윤선
동화작가. 우리아이마음연구소 부소장. 이화여대 아동학과 박사과정 부모교육 전공_저서 [헌혈견 엣지] , [나의 첫 임신이야기] 등
딸 윤슬(예명)
동심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6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