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과 장의는 위(魏))나라 사람이었다. 소진은 조나라 왕에게 등용되어 중요한 직책을 맡았으나 장의는 자신의 재주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지 못해 방황하고 있었다. 당시 소진은 합종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합종책이란 진나라의 국력이 갈수록 강해지자 동맹의 6국(연·조·위·한·제·초)이 연합하여 진에 대항하려는 책략이었다. 소진은 진나라가 6개국 중 하나를 공격하여 합종책을 깨뜨릴 것이라 예측했다. 그래서 능력은 뛰어났으나 기회를 만나지 못한 장의를 진나라에 등용시키고자 한가지 꾀를 낸다.

소진은 장의가 자신을 찾아오게 한 후, 일부러 장의를 만나주지 않고 그를 무시하며 홀대했다. 장의는 그런 소진에게 충격을 받아 진나라에 등용되어 복수할 것을 결심한다. 이후 소진은 몰래 사람을 보내어 장의가 진나라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준다.장의는 소진의 도움으로 진나라에 벼슬을 얻게 되었고, 그제서야 소진은 자신의 숨은 의도를 장의에게 알려준다. 얼마 가지 않아 장의는 실력을 인정받아 진나라의 재상으로 등용되어 진의 천하통일 발판을 마련했지만, 소진이 있는 조나라를 직접 해하기 위한 계책은 세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