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 달문의 숨은 조선사

광화문에 들어선 중국인

광대 달문의 숨은 조선사 1. 광화문에 들어선 중국인
하늘과 산 나무 초가집이 모인 마을이 보인다. '웅성 웅성'(사람들이 모여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1: 달문이 왔다! 사람2: 달문이가 시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대! 성진: 달문이가 왔대. 어서 가자! '탁'(빨리 달려나가려고 하는 성진, 땅을 내딛는다.) 두식: 달문이가 누군데? 성진: 멍청아! 조선 제일의 광대 달문이도 몰라?(두식이에게 소리치는 성진, 두식 땀을 인상을 찡그린다.) 성진: 오늘은 또 무슨 재미있는 얘기를 들려줄지 모르니 어서 가 보자. '와~'(소리치며 먼저 뛰어 나가는 성진) 두식: 가...같이가~ 물이 흐르는 다리 위 달문이 서있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사람들 무리들이 둘러 서 있다. '웅성 웅성 웅성 웅성'(시끄럽게 떠들며 달문이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람1: 저기에 있다! 사람2: 기다리다 지쳐. 사람3: 빨리 시작하슈. 사람4: 언제 할 거야? '두둥'(등장 효과음) 폼을 잡고 가만히 서 있는 달문 이내 크게 하품을 한다. '후비 후비' 그리곤 귀를 새끼 손가락으로 후비적 거린다. 사람1: 달문이! 사람2: 기다리다 해 넘어가겠네. '탁' 손에 부채를 내리치며 말을 하는 달문. 달문: 날씨도 좋고, 바람도 신선하니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는 4월이네 그려. 달문: 오늘 들려드릴 얘기는 먼 옛날 저 광화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사람들: 오오!!! '웅성 웅성' (사람들 뒤에 있는 광화문을 보며 웅성거린다.) 사람1: 광화문? 사람2: 어떤 일이? 달문: 아시다시피 저 광화문은 임금님이 계시는 경복궁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그래서 늘 엄중하게 지켜지고 있지요. 그런데 그런 광화문에서 말고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겁니다. 달문: 서기 1473년, 성종 임금 시절에 있었던 일입니다. <광화문> -이야기 회상 시작 광화문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광화문 앞에 수문장 홍길창이 팔짱을 끼고 위엄 있게 서있다. '두둥' (등장 효과음) 홍길창: 교대시간이 얼마나 남았나? 포졸: 명월이 화보 떴다. '스윽' (핸드폰을 하며 딴짓을 하는 포졸들, 하품을 하는 홍길창 옆으로 검은 그림자(김보궤)가 나타난다.) 김보궤는 광화문 안으로 슬쩍 들어가려고 한다. 홍길창은 눈을 번뜩이며 김보궤를 잡아세운다. '번뜩'(눈 번뜩이는 효과음) 홍길창: 스,스톱! 아니 멈춰! 김보궤는 화들짝 놀란다. 홍길창: 저 놈을 포박하라! 포졸: 예썰! '우당탕탕'( 곤봉을 들고 김보궤에게 달려가는 포졸들) 오랏줄로 포박된 김보궤가 무릎 꿇려 앉아있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홍길창과 포졸들의 그림자가 보인다. '덜 덜 덜 덜'(김보궤 두려움에 몸을 떤다.) '쩌렁' (크게 소리친다.) 홍길창: 이놈! 여기가 어딘 줄 알고 함부로 들어오느냐! '으득 으드득' ( 김보궤를 향해 화를 내며 이를 가는 홍길창) 김보궤: 얼...그게... 워시...... 중, 중국 사람이다해... 홍길창: 뭐? 중국사람?? <근정전> '두둥' ( 근정전이 보이며 들리는 효과음) 어좌에 앉아있는 성종, 붉은 옷을 입은 한명회가 앞에 서 있다. 뒤로는 초록 옷의 대신들이 양 옆으로 서있다. 한명회: 전하.
한명회: 며칠 전 광화문으로 들어온 자는 김보궤라는 중국인으로 밝혀졌습니다.
한명회: 며칠 전 광화문으로 들어온 자는 김보궤라는 중국인으로 밝혀졌습니다. *한명회- 세조를 도와 계유정난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공신으로 책봉되었으며, 예조와 성종의 장인이 되었다. 훗날 훈구세력의 시초가 되었다. 대신들: 중국인?! 성종: 그 자가 어찌하여 한양까지 나타나서 광화문까지 들어왔단 말이오? *성종- 조선의 아홉 번째 임금. 세조의 맏아들인 의경세자의 둘째 아들이다. 예종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형인 제안대군을 제치고 왕위에 올랐다. 한명회: 요동에 살다가 여진족 오랑캐들에게 붙들려갔었다 하옵니다. 노예로 일하면서 여인을 취해서 아이를 낳고 지내다가 함길도 회령으로 온 가족이 넘어 왔다고 합니다. 성종:흠... 한명회: 그러다 여진족 주인이 쫓아오자 가족들을 버리고 홀로 남쪽으로 도망친 것이라고 합니다. 성종: 저런.. 안타깝... 말도 안 통하는 자가 회령에서 여기까지는 어떻게 온 것이오? 한명회: 길가에서 잠을 자고 밥을 빌어먹으면서 내려왔다고 하옵니다. 성조: 참으로 딱한 사연이 아닐 수 없도다. 가엾고 딱한 자로다. ......허나 변방의 장수와 관리들이 도망친 중국인이 사라진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느니라. 한명회: 맞사옵니다. 회령으로 관리를 보내서 이 일을 엄히 추궁하시옵소서. <그 시각 회령> 가지만 있는 나무 위에 앉은 까치가 울음을 운다. '까~치 꺄~치' 관리: 허허, 기분 좋은 손님이 오려나 보군. <다시 근정전> 성종: 만약 여진족들이 무기를 가지고 몰래 남하해서 광화문으로 들어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그냥 지나칠 수 없으니 엄중히 책임을 묻도록 하라. 대신1: 에구, 무서워라. 대신2: 망했네. 한명회: 아울러 김보궤라는 자는 중국으로 송환하지 마시고... 남쪽으로 보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번뜩' (눈을 크게 뜨고 성종을 바라본다.) 성종: 그게 무슨 말이오! 우리 땅으로 도망쳐온 중국인들은 송환을 하는 게 지금까지의 관례 아니었소? '곤란 곤란' ( 한명회가 곤란한 눈초리와 몸짓을 하며 우왕좌왕한다.) 한명회: 그, 그렇기는 하오나 그 자를 돌려보내면 우리 변방의 수비가 허술하다는 것이 알려질까 두렵습니다. '단호' (단호한 성종 한명회에게 명을 내린다.) 성종: 경이 염려하는 바는 알겠지만 국가간의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는 법. 그 자를 역관과 함께 요동으로 돌려보내도록 하시오. 한명회: 알겠사옵니다. (속마음) 안 되는데....... <현재>-이야기 회상 끝 달문: 그렇게 해서 광화문으로 들어왔던 김보궤라는 중국인은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웅성 웅성'(달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 웅성인다.) 아이:'손!' (질문을 하는 아이의 효과음) 그럼 변방의 장수는 어찌 되었어요? 달문: 어찌 되긴... 끽! 달문, 검지를 치켜든 오른손을 들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목의 가로로 그어 보인다. 달문: 임금님이 계신 궐문이 멋대로 뚫리고, 변방에서는 도망쳐온 중국인이 사라진 줄 꿈에도 몰랐으니 이 어찌 웃긴 일이 아니냐. 다리 한쪽을 옆으로 들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빙글 빙글' ( 회전하는 효과음) 달문: 사람들은 나보고 세상에서 제일 웃기는 광대라고 하지만... ...실상은 높으신 나리들이 나보다 더한 광대들이 아니고 무엇이냐 이 말이다. '짜잔' (제자리 돌기를 하던 달문, 순식간에 양반의 차림을 하고 양반의 흉내를 내며 자리에 앉아 있는다.) 사람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포졸: 저기다! 달문은 곁눈질로 달려오는 포졸을 발견한다. 포졸: 달문, 거기 멈춰라! '두다다다닷'(달문을 향해 포졸들이 달려온다.)
달문:'헤헤'(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다) 높으신 분들이 제 얘기에 심사가 어지럽다고 잡아들이라고 하신 것 같군요.
임금께서 왜 김보궤를 억류하자는 한명회를 비롯한 대신들의 의견을 거절했을까요? 그건 나중에 혹시나 이 일이 들통나서 명나라와의 사이가 악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한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거기다 임금은 권신인 한명회의 의견에 끌려가는 걸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나 봅니다. 오늘은 이만 물러나고... 포졸: 게 섰거라! 달문: 다음에 더 재미있는 얘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쌩~'( 급하게 도망가는 달문의 뒤로 포졸들이 쫓아간다.) -그림 이미지(잡혀있는 김보궤와 그 앞에서 겁을 주고 있는 수문장 홍길창)
"이달 23일에 광화문의 수문장 홍길창이 '김보궤라고 이름하는 중국 사람이 당일 궐문을 마음대로 들어오므로 잡아 왔습니다.' 보고하였습니다. 이에 조사를 하니, 김보궤가 말하기를, 나는 본래 요동 사람인데, 11년 전에 오랑캐에서 붙잡혀서 우허내의 집 종이 되어 부려졌으며, 같은 때에 사로잡힌 중국 여인 논장을 아내로 얻어서 아들 둘을 낳았습니다. 지난 9월에 고향이 그리워서 도망하여 부령에 이르렀더니, 부령에서 회령으로 옮겨졌는데, 우허내의 아들 어을거(於乙巨)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차자(妻子)를 버리고 도망하여 길에서 빌어먹으며 한양까지 왔습니다.' 라고 진술하였습니다." 성종 4년 (서기 1473년) 12월 23일 실록 기사 中
정명섭
그림
철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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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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