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간 문학

도종환의 [상선암에서]가 화가 송필용을 만나다

[상선암에서]화가 송필용, 유채, 2007년, 91.0 x 72.7 cm
 상선암에서 - 도종환 -
차가운 하늘을 한없이 날아와
결국은 바위 위에 떨어진 씨앗의 마음은 어떠하였을까
흙 한 톨 없고 물 한 방울 없는 곳에
생명의 실핏줄을 벋어 내릴 때의 그 아득함처럼
우리도 끝없이 아득하기만 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바위 틈새로 줄기를 올리고 가지를 뻗어 세운
나무들의 모습을 보라
벼랑 끝에서도 희망은 있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라도 희망은 있는 것이다
불빛은 아득하고
하늘과 땅이 뒤엉킨 채 어둠에 덮여
우리 서 있는 곳에서 불빛까지의 거리 막막하기만 하여도
어둠보다 더 고통스러이 눈을 뜨고
어둠보다 더 깊은 걸음으로 가는 동안
길은 어디에라도 있는 것이다
가장 험한 곳에 목숨을 던져서
화가의 한마디
눈꽃 핀 무등산 입석들을 표현한 작품으로, 하늘로 오르는 힘찬 바위 기둥들과 바위 틈새에서 우러나오는 이름 모를 잡목들과 잡풀들로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희망을 표현하였다.
화가 소개
화가
송필용 (1959 - )
송필용 화가는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자각너머에 존재하는 자연을 감각적으로 그린다.
한국전통문화 속에 녹아 있는 풍류와 풍취를 되살려내는 데 특유의 감각을 선보인다.
작가 소개
작가
도종환 (1954 - )
도종환 시인은 데뷔와 동시에 소박하고 순수한 시어를 사용하여 사랑과 슬픔 등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노래하면서도, 역사적 상상력에 기반한 결백(潔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인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2000년 이후에는 자연에 대한 관조를 통한 인간의 존재론적 성찰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화해와 조화의 세계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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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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