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으로 간 문학

이청준의「비화밀교」와 화가 김선두가 만나다.

비화밀교, 화가 김선두, 장지 콜라주 위에 먹과 분채, 2011년, 90x60 cm
비화밀교 중에서 - 이청준 -
.......언제부턴지 거기 진짜 화광이 제왕산의 검은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산의 능선께로는 바야흐로 줄기줄기 횃불들의 행렬이 용암의 분출처럼 넘쳐 내려오고 있었다. 신전은 이미 불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제단과 신전을 태우고 난 불길이 하늘과 산과 누리를 불태우며 먼 함성의 합창 소리 속에 아래로 아래로 넘쳐 내려오고 있었다.......
화가의 한마디
소설을 한 점의 그림으로 담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편의 소설로 개인전을 열 만큼 방대한 작업이라야 조금은 합당할 것 같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 소설을 내 속에서 지금보다는 더 많이 삭히지 못하고 작업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생님과 나는 세대는 다르지만 같은 고향 출신이라는 정서적ㆍ문화적 공감대가 있어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왔었다. 선생님의 소설은 대단히 지적이어서 일견 차가워 보이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그 바닥엔 항상 나와 우리 삶에 대한 따뜻한 긍정이 자리하고 있으며, 부조리하고 혼탁한 이 시대의 삶을 높은 예술성으로 승화시켜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그래도 견디고 살 만하게 하는 어떤 힘을 준다.
화가 소개
화가
김선두 (1958 - )
1980년대 중앙미술대전과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상하면서 촉망받는 작가로 떠오르는 화가 김선두는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한 채색수묵화를 즐겨 그렸다.
수묵과 채색이라는 분류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질료의 선택으로 한국화의 영역을 확장시켜 가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구도와 형상, 색감 등에서 시각적으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여 독특한 화풍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작가 소개
작가
이청준 (1939 - 2008)
이청준은 그의 소설에서 정치,사회적인 메커니즘과 그 횡포에 대한 인간 정신의 대결 관계를 주로 형상화했다. 그의 소설은 사실성의 의미보다는 상징적이고도 관념적인 속성을 강하게 나타난다. 특히 언어의 진실과 말의 자유에 대한 언어사회학적 관심은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1960년대 작가임에도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문학세계를 끊임없이 넓혀간 점이 특징적이다. 지적이면서도 관념적이지 않고, 세계의 불행한 측면들을 포착하면서도 그 이면을 냉정하게 응시한다.
소설 「비화밀교」
이청준은 1980년대 접어들면서 보다 궁극적인 삶의 본질적 양상에 대한 소설적 규명에 나선다. 「비화밀교」에서 인간존재의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의 의미에 대한 집착이 드러난다. 인간존재와 거기에 대응하는 예술 형식의 완결성에 대한 추구라는 새로운 테마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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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8-05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