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철학

아니마와 아니무스

해미가 재문의 집 문을 쾅하고 연다. 쾅!!
강해미: 수연아!! 재문은 말려 올라간 수연의 옷을 내리고 있다 해미의 목소리에 쳐다본다. 윤재문: 아, 해미씨 오셨어요? !! 수연씨 잠버릇이 고약하네요. 옷이 다 말려 올라간.... 윤재문: !?? 해미가 판 같은 걸로 재문의 뺨을 친다. 빠-악 연의 철학 8화-아니마/아니무스 강해미: 죄송합니다, 작가님. 제가 그만 오해를... 재문의 뺨은 해미에게 맞아 붉게 붉혀 있다. 욱신.. 윤재문: 아, 아니에요. 제가 행동을 잘 못해서...수연씨는 좋겟어요. 해미씨처럼 걱정해주는 친구가 있어서. 강해미: ... 강해미: ...글쎄요, 그렇게 생각해주면 좋은데. 윤재문: 네? 강해미: 수연이하고 저... 중학교 때부터 둘도 없는 친구였어요.
과거 학창시절 해미의 시점. 함께 그림을 그리는 수연과 해미.
‘같은 동네, 같은 학교, 같은 반, 취미까지 같은 단짝친구.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였기에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갈 때도 경쟁심 따위는 들지 않았죠. 오히려 상대방이 더 잘되기를 바랐어요. ‘ 수연이 남자친구를 해미에게 인사 시키는 모습 ‘수연이가 남자 친구를 소개해줄 때도... 상대방이 내 첫사랑이었단 사실에 놀라기 보다는... 수연이한테 나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 서운했죠. ‘ 서운한 표정의 해미의 표정을 바라보는 수연. ‘수연이는 저의 그런 마음을 금방 알아차리고 제가 서운하지 않도록 저를 더 챙겨줬어요. 제 일도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와줬어요, 수연이는. 졸업 작품부터 전시회 준비까지.’ 다시 현재의 해미 시점. 강해미: 지난 몇 년간 수연이는 저와 동민씨를 열심히 챙겨줬죠. 나중에 화가로써 유명해지면 자기 이름을 딴 갤러리를 차리겠다는 꿈도 잊은 채. 작가님. 전 수연이가 다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수연은 해미의 목소리에 자다가 눈을 뜬다. 강해미: 재문작가님 매니저 일을 하면서 수연이 눈이 다시 빛나기 시작 했거든요. 해미 눈물을 뚝뚝 흘린다. 강해미: 그러니 작가님이 수연이를 좀.... 도와주세요. 윤재문: ....해, 해미씨... 어느 방안, 수연이 이젤에 끼워진 빈 종이를 보고 있다. 뒤에서 나타난 사람의 인기척을 느낀 수연. 김수연: ...전 그냥 사랑받고 싶었어요. 해미한테도. 동민씨한테도. ....모두가 날 좋아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수연은 울먹거리며 말한다. 김수연: 그런데 동민씨도..해미도.. 저도..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았어요... 뭐가 문제였던 걸까요? ‘ 윤재문: .... 아니마/아니무스라는 말 알아요? 아니마는 남성 안에 있는 이상적인 여성을 아니무스는 여성 안에 있는 이상적인 남성을 뜻해요. 김수연: 네? 그게 무슨 윤재문: 수연씨는 여성이니까 수연씨가 바라는 이상적인 남성, 아니무스가 그 안에 있다는 뜻이죠.
윤재문: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상대방에게서 자기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인 이성을 찾기 때문이래요.
재문은 붓을 수연에게 건네며 말한다. 윤재문: 하지만 상대방에게 본인의 이상을 투사해서는 아무도 행복해질 수 없죠. 칼 구스타브 융이 이런 말을 했대요. 착하게 사는 것 보단 온전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만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는 뜻 아닐까요? 수연은 붓을 꼬옥 손으로 잡으며 피식 웃는다. 김수연: 뭐예요, 그게! 몇 년 후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비춰진다. 해미가 미술관에서 미술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해미: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애가 필요합니다. 남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남에게 베풀 수 있죠. 사랑을 하기 위해서도 자기애는 필요해요. 재문은 자신의 작업실에서 고양이를 안고 수연 뒤에 서있다. 강해미: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방법을 아아야 남에게 베풀 수 있습니다. 살다보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사랑 받지 못해서 힘들 때가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죠. 기쁜 듯 웃는 수연의 모습이 비쳐진다. 강해미: 하지만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의 꿈을 소중히 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어요. 아시겠죠? 그럼 다음 작품을 감상해 보실까요?
緣연의 철학 8화-아니마/아니무스
철학자문/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안광복
"아니마와 아니무스, 나는 내 이상형이 좋아하는 사람일까?"
누구에게나 바라는 이상형이 있기 마련입니다. 사랑에 빠질 때, "내 남자는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 여자는 이랬으면......"하는 바람을 품게 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내 앞에 선 이 사람은 어떤가요? 내가 바라던 그 사람일까요? 아마도 아닐 때가 대부분일 거에요.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기대와 실망, 갈등과 다툼으로 가득하곤 합니다. 상대를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 호소하고 다그칩니다. 지극정성으로 상대방에게 공을 들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하면 과연 행복한 관계를 꾸릴 수 있을까요?

수연은 재문과 해미를 극진하게 돌보았습니다. 하지만 재문은 수연을 떠났지요. 해미는 어떨까요? 자신에게 마음을 쓰는 수연이 뒤쳐지는 듯해서 마음이 짠할 뿐입니다. 수연이 진짜 행복해지려면 사랑하는 상대에게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마음속 이상형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가꾸어야 합니다. 무슨 말일까요? 칼 쿠스타프 융은 우리 속에는 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nmus)가 있다고 말합니다. 아니마는 남성의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인 여성이에요. 아니무스는 여성의 마음에 있는 바람직한 남자입니다. 연애를 할 때, 여자는 상대방에게서 내 영혼 속 아니무스의 모습을 찾습니다. 남자는 아니마의 흔적을 찾으려 하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연애를 하며 끝없이 실망에 빠집니다. 상대방은 상대방일 뿐입니다. 결코 나의 아니마도, 아니무스가 아닙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하고 싶다면 상대방을 나의 이상형으로 바꾸려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내 자신을 내 마음 속 아니마, 아니무스가 마음에 드는 사람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나의 이상형은 어떤 여자(남자)를 좋아할까?
나는 그 여성(남성)과 비슷할까?"

이렇게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그리고 나 자신을 나의 이상형이 바랄만큼 멋진 사람으로 바꾸려 노력해보세요. 이럴 때 내가 꿈꾸는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 수 있을 거에요. 세상에서 진정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밖에 없습니다.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신의 꿈을 소중히 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해미의 말에는 깊은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칼 구스타브 융
스위스의 정신과 의사이자 분석심리학(分析心理學)의 창시자이다.

1875년 스위스의 북동부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고, 스위스 바젤 대학 의학부를 나온 뒤 취리히 대학 의학부 정신과의 오이겐 블로일러 교수 문하에 들어갔다. 그곳의 교수직에 있으면서 단어연상검사를 연구하여 '콤플렉스'학설의 기초를 마련하였고 정신분열증의 심리적 이해와 이에 대한 정신치료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 당시 프로이트 학설에 접하여 한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파의 핵심인물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프로이트의 초기학설인 성욕중심설의 부적절함을 비판하여 독자적으로 무의식세계를 탐구하여 분석심리학설을 제창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자기자신의 무의식과 수많은 사람들의 심리분석작업을 통해서 얻은 방대한 경험자료를 토대로, 원시종족의 심성과 여러 문화권의 신화, 민담, 동서양의 철학과 사상, 종교현상들을 비교 고찰한 결과, 인간심성에는 자아의식과 개인적 특성을 가진 무의식 너머에 의식의 뿌리이며 정신활동의 원천이고 인규 보편의 원초적 행동 유형인 많은 원형(原型)들로 이루어진 집단적 무의식의 층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의 무의식 속에서 의식의 일방성을 자율적으로 보상하고 개체로 하여금 통일된 전체를 실현케 하는 핵심적인 능력을 갖춘 원형 즉, 자기원형이 작동하고 있음을 증명하였다.

그의 학설은 병리적 현상의 이해와 치료뿐 아니라 이른 바 건강한 사람의 마음의 뿌리를 보다 깊고 넓게 이해하고 모든 인간의 자기통찰을 돕는데 이바지하고 있으며, 시대적 문화, 사회적 현상의 심리적 배경을 이해하는 기초로서 정신의학이나 심리학, 신학, 신화, 민담학, 민족학, 종교심리학, 예술, 문학은 물론 물리, 수학 등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 깊은 영향을 끼쳐왔다.

융은 심혼(心魂)의 의사(Seelenarzt)로서 자기실현의 가설을 몸소 실천하였을 뿐 아니라 20세기 유럽이 낳은 정신 과학자 중에서 동양사상(東洋思想)을 누구보다도 깊이 이해함으로써 동서(東西)에 다리를 놓았으며, 새 천년(千年)에 인류가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제시한 사람이다.
- 끝-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작
와이랩
재아
그림
SE
자문
안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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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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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