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철학

[연의 철학] 고슴도치 딜레마

한 미술관에서 해미가 관람객들에게 미술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강해미: 이 그림은 철학자 쇼펜하우어 책에 나오는 고슴도치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고슴도치 2마리가 붙어 있는 그림이 보여진다. 강해미: 추위 속에 온기를 나누려고 모여든 고슴도치들이 서로의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거리를 두고 있죠?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마찬가지랍니다. 그런 해미를 바라보는 한 남자의 뒷모습. 강해미: 외부로부터 따뜻함을 구하는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상처받을 것을 각오해야 해요. 강해미: 자, 그럼 다음 그림은... ! 해미 자신을 바라보던 남자와 마주치고 놀란다. 남동민: 오랜만이야. 해미씨. 緣 연의철학 6화 – 고슴도치 딜레마 커피를 들고 있는 동민의 손. 테이블에 함께 앉아 동민은 커피를 들고, 해미는 책을 읽고 있다. 남동민: 많이 바쁜 것 같은데 내가 괜히 찾아온 건 아닌지... 강해미:그러게요. 견학 온 학생들한테 작품 설명도 해야 하고, 전시회 준비도 해야 하고, 또... 남동민: ...아, 바빴구나. 미안. 실은 나...수연이 만나려고 왔어. 내 전화는 통 받지를... 강해미: 수연이는 왜요?
동민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남동민: 아니, 그냥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해서... 강해미: 그게 왜 궁금한데요? 이미 끝난 사이지 않나? 동민은 손을 꾸욱 움켜쥔다. 남동민: ... 끝났어도 신경이 쓰여. 이기적이라고 하겠지만... 그래도 3년을 사귀었으니까. 동민의 과거 시점. 한 대학교 도서관. ‘처음 만난 것은 한밤중의 대학교. 사시준비를 위해 늦게까지 도서관에 남아있을 때였다.’ 음료수를 뜯는 동민. 치익- 남동민: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이네. 그냥 취업이나 할까...?’ 어두운 복도를 걷는 동민의 모습. 누군가를 발견하고 쳐다본다. 남동민: ‘회화과 학생인가? 빈 강의실에서 뭐하는 거지?’ 빈 강의실에 한 여자가 이젤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동민은 쳐다보고 지나친다. 남동민: ‘뭐, 나랑은 상관없지. ‘ -3시간 뒤- 지나쳤던 강의실을 다시 지나가는 동민. 남동민: ‘응? 아직도 있네? 그림은 하나도 안 그리고... ‘ ‘... 문득, 궁금해졌다. 저 아이는 뭘 그리고 싶은 걸까.’ 해가 떠오르는 모습과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보인다. ‘그날 수연이 날이 새도록 그린 것은 밤, 그 자체였다.’
동민은 다시 강의실을 찾아 그림과 옆에서 자고 있는 수연을 바라보곤, 수연의 몸에 옆에 있던 담요를 둘러준다. 슥~
‘안정된 생활을 위해 살아가는 나와 달리... 수연은 꿈을 쫓는 여자였다.’ 수연은 낯선 인기척에 눈을 반짝하고 뜬다. 빤히 동민을 바라보는 수연. 남동민: ! 아, 아니아니 이건 감기 걸릴 것 같아서 담요도 떨어져 있고 난 절대 수상한 사람이 아니고... 동민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수연의 모습에 당황하며, 남동민: ‘내가 들어도 수상하네.’ 남동민: 그러니까 내말은... 폰 번호 좀 알 수 있을까? 아니, 그 보다 이름 먼저. 수연은 풋 하고 웃는다. 김수연: 김수연 얼굴이 붉어진 동민의 모습이 보인다. 그 후 동민과 수연의 모습이 보여진다. ‘나는 금방 수연에게 빠져 들었다. 하루라도 수연을 만나지 않으면 괴로웠다.’ 추운 겨울 손을 꼬옥 잡은 두 남녀. 노래를 들으며 뭔가에 집중하고 있는 동민의 모습. 휴대폰이 계속적으로 울리지만 듣지 못한다. 지잉 - 지잉. 휴대전화에는 수연의 부재중 통화 12통이 와 있다. ‘하지만...’ 철썩!! 수연이 동민의 뺨을 때렸다. 김수연: 아무리 시험이 코앞이라도 그렇지! 그깟 연락 한번 못해줘? 내 꿈도 포기하고 여태 오빠 시험수발 든 사람이 누군데!! 다시 현재의 동민 시점. 남동민: 멀어지면 가까워지고 싶고... 가까워지면 멀어지고 싶고... 수연이와 헤어지면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이 더 괴로워. 해미는 주변을 사물들을 바라보며 말한다. 강해미: 나는 사랑을 믿지 않아요. 쇼펜하우어가 말했죠. 사랑은 생물학적 본능에 기인하는... 순간적인 감정일 뿐이라고. 쇼펜하우어는 이런 말도 했어요.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은 괴로움일다. 세상은 아픔으로 가득 차 있고, 살면서 우리 뜻대로 되는 것은 별로 없다. 한 여자가 남자에게 투정부리고 있다. 여자1: 또 도망가봐요 진짜- - 남자1: ㅠ ㅠ 강해미: 어려움 없이 일이 술술 풀린다 해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 이번에는 권태가 괴롭힐 테니까. 어차피 괴로울 거, 다시는... 여자1: 동..민 오빠? 가까이 다가온 그들은, 수연과 재문이었다.
緣연의 철학 6화 - 고슴도치 딜레마
철학자문/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안광복
사랑은 왜 괴로울까? 성장하는 사랑을 하려면
- 쇼펜하우어 인생론
사랑은 괴로운 일입니다.
'밀당'
의 과정을 떠올려보세요.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별의 두려움은 말 할 나위도 없습니다. 사랑이 맺어졌다 해도 고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래된 사랑은 권태롭고, 애증(愛憎)으로 얽힌 사랑은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립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질까요?

철학자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는 그 이유를 '삶에 대한 의지(While zum Lebe)'에서 찾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삶에 대한 의지를 '종족 번식'으로 바꾸어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후손을 남기려면 번식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마음이 이성에게 끌려야 하겠지요. 우리가 사랑에 빠져드는 이유는 삶에 대한 의지 탓입니다.

친구로 사귀고자 했다면 절대 가까이하지 않을 상대와 불같은 사랑에 빠져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키 큰 사람은 아담한 이에게, 조용한 사람은 활달한 이들에게 끌리지요. 그래야 균형 잡힌 후손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쇼펜하우어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동민이 수연에게 빠진 이유가 손에 잡힙니다. 출세를 향해 달리던 동민은 자신과 반대로 꿈을 쫓던 수연이 매혹적이었겠지요. 하지만 수연이 동민에게 기대며 자신의 꿈을 져버리려 하자, 동민의 관심도 시들해 집니다.

하지만 동민은 수연에게서 마음을 쉽게 접지 못합니다. "헤어지면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지금이 더 괴롭다"며 하소연 하고, 이런 동민에게 해미는 사랑이 잘 풀렸다 해도 '권태가 괴롭혔을 것'이라며 대못을 박습니다.

그렇다면 사랑은 부질없는 짓일까요?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대가 목메다는 상대가 지금보다 스무살 어렸다 해도, 스무 살 많다 해도 사랑할 수 있겠는가?" 성적인 매력, 상대의 능력에 휘둘리지 말고 상대의 깊은 내면을 보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사랑에는 본능을 뛰어넘는 고귀함이 있습니다. 사랑은 아픔을 이겨내며 성숙해 갑니다.

동민과 수연의 사랑은 괴로움을 딛고 자라날 수 있을까요?
다음 편이 궁금해집니다.
아루투르 쇼펜하우어
1788년 2월 22일 독일 단치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은행사업에도 관계하는 유복한 사업가로 아들 쇼펜하우어에게 자기 사업을 물려주려 했으나, 쇼펜하우어는 상속한 유산을 생활 수단으로 삼아 평생 철학과 저술 활동에 전념했다.

어머니는 여러 문학 작품을 남긴 작가였다. 어머니 요한나와의 불화·대립은 그가 여성을 혐오하고 멸시하게 된 하나의 원이 되었다.

1809년 독일 괴팅겐 대학에 입학하여 자연과학과 철학을 전공하다 1811년에 베를린 대학교로 옮겼다. 1813년, 루돌슈타트에서 [충족이유율의 네 가지 근원에 대하여(1813)]라는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여 예나대학으로부터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괴테의 색채론에 자극 받아 [시각과 색채에 대하여]라는 저서를 완성했으며,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1819)]를 발표했다. 20대 후반부터 30세에 이르러 완성한 이 저서는 당시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으나 이 저서로 인하여 쇼펜하우어는 베를린대학의 강사가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베를린 대학교에서 독일 관념론의 대성자 헤겔과 맞서는 강좌를 개설했다가 완패한 뒤 은둔 생활 속에서 학문 연구에만 몰두했다.

그가 세상의 인정을 받게 된 것은 1851년에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의 보충이라고 할 [인생을 생각한다]라는 말년의 저서를 내면서다. 이 책으로 그는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었다. 말년에는 그동안 집필한 저서들을 마무리하며 지냈으며 [의지의 자유에 대하여], [독일 철학에 있어서의 우상 파괴]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1860년 9월21일, 72세의 나이로 프랑크푸르트에서 생을 마감했다.
제작
와이랩
재아
그림
SE
자문
안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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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12-16
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