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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철학

[연의 철학] 시선과 타자(他者)

김수연 : 재문 작가님! 저왔습니다! 작가님? 거기서 뭐하세요?, 또 땡땡이?
재문 : 사라가...사라가.. 중얼 중얼..., 김수연 : 사라가 뭐? 재문 : 사라가 저한테 선물을 줬어요! 수연씨! 수연에게 사라가 준 선물을 손을 펼쳐 보여줌 ‘쨔~안’ 모자이크 처리된 죽은 쥐의 시체 김수연 : 꺄아아아아악!!! 연(緣)의 철학 3화 - 시선과 타자(他者) 해미가 일하는 갤러리에 앉아있는 수연과 책을 읽으며 앉아있는 해미 김수연 : 그 자식 고의가 분명해! 강해미 : 글쎄. 김수연 : 아니, 나한테 죽은 쥐를 왜 보여주냐고, 왜! 강해미 : 글쎄. 자랑하고 싶었나 보지. 김수연 : 그러니까 그걸 왜 나한테! 강해미 : 글쎄 관심 끌고 싶어서? 김수연 : ... 저게, 진짜! 강해미 : ... 김수연 : 대체 이게 뭔데 친구 얘긴 귓등으로도 안 듣는 거야? 그렇게 재미있냐? ‘휙~’ 해미가 읽고 있던 책을 뺏어 보는 수연 강해미 : 앗! 김수연 : 장 폴 사르트르의 시선과 타자(他者)? 뭐야 이게? 강해미 : 장 폴 사르트르. 프랑스의 철학자. 노벨 문학상을 거부한 작가로도 유명하지. 이 책은 사르트르의 타자론을 설명한 책이야. 여기서 타자란 나의 존재를 훔쳐가는 자인데... 내가 누구인지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는자야. 타자는 나를 존재케하며, 바로 이런 사실들로 인해 나를 소유하지. 수연 ‘와아~ 나비~’ 하며 이야기를 이해 하지 못하겠다는 듯 딴청. 김수연 : 하하.. 나... 급한일이 있는걸 깜빡... 하면서 ‘덜컥~’ 일어남 강해미 : 사르트르는 내 첫사랑이 좋아하던 작가야.
김수연 : 첫사랑?
강해미 : 그날은 중간고사를 망치고 실기대회를 치러 대학교에 간 날이었어. 해미의 회상장면- 미술 실기시험을 치고 있는 고등학생 해미 모습 강해미 : 내가 스트레스성 위염이 좀 심하잖아? 그날은 하늘이 정말 노래지는 것 같았지. 결국 난 쓰러졌고... 병원에서 눈을 뜨는 해미 ‘반짝~’ 강해미 : 눈을 떴을 땐, 대학병원이었어. 침상에 누워있는 해미 옆에 ‘장 폴 사르트르 – 구토’ 책을 읽고 있는 남자 강해미 : 옮겨준 사람은 처음 본 대학생 오빠였어. 깨어난 해미를 보고 ‘씨익-‘ 웃어주는 남자와 ‘확-‘ 반대로 돌아눕는 해미 강해미 :너무 창피하더라구 눈도 못 맞출 정도로. 고맙다는 인사도 못 전할 정도로. 그 오빠가 사라지기까지 무려, 2시간을 자는 척 했지. 김수연 : 이얼~ 완전 순진무구한데? 지금은 왜 이렇게 타락하셨나. 강해미 : 시끄러. 그날 이후 난 매일같이 그 오빠를 떠올렸어. 불가항력적이었지. 덕분에 내 생활은 완전 엉망진창 해미의 ‘멍~’한 모습들
강해미 : 고3 수험생이었고, 정말 중요한 시기였지만, 학교 성적도 그림실력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지. 첫사랑이었던거야. 내가 중심으로 있는 세계에 한 명의 인간이 출현한 것이지. 나의 세계를 훔쳐가는 특수한 존재가 나타난거야. 단 한번 만났을 뿐인데.
해미가 뛰는 모습이 나오고 대학교 앞에 서 주춤하는 해미 강해미 : 난 다시 그 오빠를 만나고 싶어서 무작정 대학교를 찾아갔어. 하지만... 말도 붙이지 못했지 다시 현재 – 갤러리를 걷는 두사람 김수연 : 왜? 강해미 : 그 오빠가 날 어떻게 생각할지 무서워서. 단 한번의 시선으로 내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 존재가 나는 부담스러웠는지도 모르지. 사르트르는 타인은 곧 지옥이라고 말했어. 김수연 : 전혀 이해를 못하겠는데.. 강해미 : 고작 한번 만났을 뿐인데 첫눈에 반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기도 하고. 김수연 : 뭐가 이생해? 오히려 난 귀여운 것 같은데? 이 그림처럼 창문가 바깥에 앉아 꽃을 주는 남자와 창문에 기대서 남자를 보고 웃는 여인이 그려진 그림 김수연 : 그리고 원래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법이라고. 그런걸 무서워하면 어떻게 연애를 하니? 강해미 : 아, 그래서 니가 연애할 때 그렇게 내숭을 떨었구나? 수연 버럭하면서 김수연 : 뭐? 야! 내가 언제?! 미소짓는 해미, 다시 회상- 카페에 앉아있는 해미 김수연 : 뭐야, 한참 찾았잖아! 강해미! 여기, 소개할게! 내 남자친구야! 수연 한 남자를 팔짱끼고 데리고옴 남동민 : 수연이한테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남동민이라고 합니다. 놀라는 해미, 동민은 자신이 좋아한 대학생이였음 강해미 : 네, 처음 뵙겠습니다. 강해미라고 해요.
연(緣)의 철학 3화 - 시선과 타자(他者)
철학자문/
중동고 철학교사, 철학박사 안광복
"첫사랑은 지옥일까, 축복일까?"
첫사랑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괴롭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면 한없이 주눅 듭니다. 가슴은 두근거리고 얼굴도 빨개지지요. 심지어 말까지 더듬습니다. 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 무척 신경 쓰입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을 차마 고백하지 못합니다. 냉가슴만 끙끙 앓을 뿐이지요.

장 폴 사르드르는 이런 첫사랑의 심정을 철학적으로 잘 정리해줍니다. 해미는 사르드르의 말을 들려줍니다. "타인은 내가 누구인지에 관한 비밀을 알고 있는 자다." 무슨 뜻일까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얼마나 가치있는지는 다른 이들이 나를 어떻게 여기는 지로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가늠케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내가 애달아하는 '그 사람' 아닐까요? 그 이가 나를 보듬을 때, 그 사람은 "나를 존재케 하며, 바로 이런 사실로 인해 나를 소유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하며 한숨을 내쉽니다.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이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애정을 품은 상대가 제멋대로 군다면 어떨까요? 속이 무척 상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상대를 내 뜻대로 옥죄려 합니다. 이때 나와 상대방은 모두 불편해집니다.

상대를 존중해 자유롭게 놓아준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한없이 불안해집니다. 상대는 언제든 '자유롭게' 나를 떠날 수 있을 테니까요. 나의 가치를 오롯이 알아주던 상대가 떠날 때 나는 어떤 상태에 놓일까요? 세상이 무너진 듯, 살아갈 의욕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해미는 첫사랑에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타인은 지옥"일 테니까요. 반면, 수연은 이런 해미에게 핀잔을 줍니다. "원래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법이라고, 그런 걸 무서워하면 어떻게 연애를 하니?" 수연이 동민에게 익숙해진 순간 동민은 수연에게서 멀어졌습니다. 해미의 동민에 대한 사랑은 시작도 못하고 움츠러들었습니다. 둘 가운데 누가 더 나은 사랑을 하는 것일까요?

연애처럼 "타자는 지옥"이라는 표현에 잘 들어맞는 관계도 없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가장 큰 기쁨을 안길 사람은 '지옥 같은 타자'입니다.

앞으로 수연과 동민, 해미와 동민의 관계는 어떻게 풀려갈까요? 이들의 사랑이 궁금합니다.
장 폴 사르트르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작가이며 실존주의의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에콜 노르말(파리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사회학을 공부하였고, 1929년에는 교수자격 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후 교직에 몸담았다. 1932년 베를린 프랑스 문화원의 강사로 있던 레옹 아롱으로부터 처음으로 후설의 현상학에 관해듣고 이듬해 베를린에서 잠시 독일 철학을 공부했다. 귀국 후 현상학을 접목한 실존철학에 몰두하면서 1938년에 첫 소설 [구토]를 출판함으로서 문학계에 널리 알려진다. 1943년에는 [존재와 무]를 내놓아 철학자로서의 지위를 굳히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과 동시에 징집되었다가 한때 포로생활을 했으며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참여했다. 전후 메를로퐁티와 '사회주의 자유'라는 이름의 저항단체를 조직하고 '앙가주망(참여)'의 사상가로 변모했으며 실존주의의 범람과 더불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1945년 [현대]를 창간하고 이를 통해 알제리해방전선을 지원했으며, 베트남 전법 국제재판에 참가하는 등 비공산당계의 좌익을 대표해 당대의 모든 정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소설로는 단편집[벽]과 다섯 권으로 된 미완의 장편 [자유의 길]연작이 있으며, [파리떼], [닫힌 방], [더러운 손], [악마와 선신] 등의 희곡작품으로 작가의 명성을 견고히 했다. 철학서로는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변증법적 이성 비판]과 유고작 [도덕을 위한 노트]가 있다. 1964년 자서전 [말]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나 수상을 거부했다.
제작
와이랩
재아
그림
SE
자문
안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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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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